"토허제 해제 후 한 달 만에 잠실·삼성·대치·청담 집값 3.7% 상승" > 경제기사 | economics

서울시 토허제 해제 후 30일 간 거래 분석

“규제 해제 후폭풍 심상치 않아”

서울시가 지난 달 송파구 잠실동과 강남구 삼성·대치·청담동 아파트 291곳에 대한 토지거래허가구역 규제를 해제한 이후 이 지역 집값이 한 달 만에 평균 3.7%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3일 서울 송파구 아파트 단지의 모습. 연합뉴스

16일 서울시가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후 30일 간 거래를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2월13일부터 3월14일까지 잠실·삼성·대치·청담동 아파트 평균 가격은 28억2000만원으로, 해제 전 30일1월14일∼2월12일 간의 평균 가격인 27억2000만원보다 3.7% 올랐다.


전용면적 84㎡의 경우 2월13일∼3월14일 평균 가격은 27억원으로, 한 달 전 26억3000만원보다 2.7% 상승했다. 송파구 잠실동의 잠실엘스와 리센츠, 트리지움 84㎡는 지난 1월에는 집값이 하락하다 2∼3월 2.1∼2.9% 올랐다.

반면 토지거래허가 규제가 유지된 잠실 주공5단지 76㎡는 1월까지 집값이 하락하다가 2월에 0.7% 상승했다. 마찬가지로 규제가 유지된 대치 은마아파트는 76㎡ 기준 올해 1∼2월 집값이 최대 1.3% 상승했다. 규제 해제 혜택을 받은 아파트 집값이 더 큰 폭으로 오른 것이다.

주택 거래량도 규제 해제 이후 한 달 간은 184건으로 해제 직전 한 달 간 거래량107건 보다 약 72% 증가했다.

서울시는 “토지거래허가 해제 후 최근 동향을 보면 가격이 오른 사례도 있으나 하락한 사례도 확인됐다”며 “부동산 실거래 동향과 현장 상황을 모니터링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시제공

서울 강남에 대한 규제 완화는 후폭풍이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강남 4구의 집값이 오르자, 외곽지역도 하락을 멈추거나 상승 전환하는 등 영향을 받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주 서울 아파트값은 0.2% 오르며 4주 연속 상승했다. 특히 강남 4구가 있는 동남권은 0.58% 뛰었다. 외곽인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 지역으로 흐름이 번질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

지난주 서울 25개구 가운데 매매가격이 떨어진 곳은 한 곳도 없었다.

부동산 흐름의 선행 지표로 꼽히는 거래량은 지난 2월15일 기준 신고 건수계약일 기준가 5138건을 기록하며 신고일이 보름 가까이 남았는데도 벌써 5000건을 넘었다.

이달 초까지는 강북지역의 거래 신고가 많았고, 시간이 갈수록 강남권의 거래 신고가 급증하고 있다. 2월 거래량이 가장 많은 곳은 송파구로 15일 기준 428건이었고, 강남구는 419건, 강동구 344건이었다.

시장에서는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는 바람직하지만 해제 시점이 아쉽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리 인하 등 집값을 자극할 여건이 형성된 상황에서 강남 일부 지역의 거래가 연초부터 늘고 있었는데, 올해 6월 지정 기간이 만료되는 토지거래허가제를 굳이 서둘러 풀었어야 했느냐는 것이다.

서울 아파트값이 들썩이자 서울시는 규제를 푼 지 한 달 만에 재지정 가능성을 내비쳤다. 서울시는 지난 13일 정부 합동 부동산시장 점검 회의에서 “서울 주택시장 상황을 면밀히 점검하고 가격이 비정상적으로 과도하게 상승할 경우 토지거래허가구역 재지정을 즉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시장에서는 “토허제를 5년 만에 풀어놓고 감당이 안되니까 한 달 만에 다시 재지정한다는 게 말이 되느냐”, “재지정이 현실화한다면 그 전에 갭투자 막차를 타려는 매수세가 더 늘어날 수 있다” 등의 성토가 나온다.

이현미 기자 engin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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