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톡톡] 롤렉스, 리셀러와의 전쟁…이젠 직업까지 물어보고 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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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매장서 사전 상담 제도 도입
리셀러 막기 위한 고육지책
“고객 가려 받나” 비판도
리셀러 막기 위한 고육지책
“고객 가려 받나” 비판도
명품 시계 브랜드 롤렉스의 국내 일부 매장이 ‘사전 상담’ 제도를 도입했습니다. 기존에는 온라인 예약에 성공하기만 하면 제품을 구입할 수 있었는데요, 이제는 매장 문턱을 밟기 위해 롤렉스 측의 간택을 기다려야 하는 셈입니다.
롤렉스의 정책 변경은 리셀러상품을 구매한 후 다시 판매해 수익을 얻는 사람들의 구입을 막기 위한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사전 상담에서 고객의 직업과 거주지까지 묻고 있어 “고객을 가려 받는 것이냐”는 일각의 비판도 나옵니다.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롤렉스는 국내에서 공식 딜러사들을 통해 11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 중 현대백화점 압구정본점우노와치과 신세계백화점 본점그리니치 매장이 예약 방식을 변경했습니다.
롤렉스는 명품 시계 입문용 브랜드로 꼽히는 데다 예물용 시계로도 인기가 높습니다. 리셀러들이 기승을 부리는 이유입니다. 롤렉스는 과거에도 여러 차례 판매 방식을 조정한 바 있습니다. 초기에는 일반적인 줄서기 방식이었습니다. 그런데 ‘오픈런’개점 대기에도 제품을 구하지 못하자 새벽부터 텐트를 치고 기다리는 사람들까지 생겨났습니다.
이에 도입한 것이 온라인 예약 시스템입니다. 매달 마지막 날 하루 전 자정에 한 달 치 예약이 열리는 식입니다. 이때 가능한 날짜와 시간대를 정해서 예약을 한 뒤 매장에 방문하면 그날 재고 중 원하는 제품을 구하는 식입니다. 그런데 이 방식도 한계에 다다랐다는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리셀을 전문으로 하는 업자들이 매크로 프로그램을 이용해 예약 날짜를 선점해 버린 것입니다.
롤렉스 제품 중 스카이드웰러, GMT 같은 인기 모델은 프리미엄만 500만~1000만원에 달합니다. 롤렉스뿐 아니라 샤넬 등 명품 브랜드들은 리셀러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습니다. 일반 구매자들이 정가에 구매할 기회를 박탈하기 때문입니다. 비인기 제품의 경우 정가보다 저렴하게 리셀되기도 하는데, 이런 일이 누적되면 브랜드 가치가 훼손될 수도 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리셀 플랫폼에서는 병행 수입업체나 구매 대행업체가 제품을 판매하는 경우도 많은데 악의적으로 가품을 섞어서 판매하는 경우 소비자들이 이를 구분하기가 쉽지가 않다”며 “가품 품질도 점점 높아지고 있어 명품 브랜드 입장에선 리셀 플랫폼이 활성화되는 게 골치 아픈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에 롤렉스 공식 딜러사인 우노와치와 그리니치는 새로운 제도를 도입했습니다. 우노와치의 경우, 소비자가 홈페이지에서 예약을 접수하면 매장에서 예약자에게 전화를 걸어 날짜와 시간을 확정하는 방식입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원하는 모델과 타 매장 및 브랜드 구매 목록뿐만 아니라 거주지와 직업까지 요구하고 있어 일각에선 비판의 목소리도 나옵니다. 예약 접수를 했음에도 연락을 받지 못하는 경우도 있어 “신상 정보를 보고 고객을 선별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약자들이 몰라 우노와치는 예약 접수를 더 이상 받지 않고 있습니다.
그리니치의 예약 방식은 우노와치와는 약간 다릅니다. 인터넷 예약이나 매장 방문에 제한을 두지 않지만, 시계를 바로 구입할 수는 없고 직원과 상담 후 상담카드를 작성해야 합니다. 원하는 시계가 입고되면 매장에서 소비자에게 연락을 주는 방식으로 운영됩니다.
이번 정책 변경은 롤렉스가 오데마피게와 같은 초고가 시계 브랜드처럼 VIP 고객 위주로 제품을 판매하려는 전략으로 해석됩니다. 기존 구매 기록이 있고 구매한 시계를 실제로 착용하는 고객들을 우선시할 것 같다는 의미입니다. 인기 모델을 구매하기 위해서는 비주류 모델을 여러 개 구매해야 하는 방식으로 운영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옵니다.
명품 업체들은 리셀러 근절이라는 목표 아래 여러 가지 판매 정책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다만 리셀러와 일반 고객을 구분 짓는 그들만의 명확한 기준이 밝혀진 바는 없습니다. 롤렉스의 새로운 시도가 리셀러를 근절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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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지희 기자 zhee@chosunbiz.com
롤렉스의 정책 변경은 리셀러상품을 구매한 후 다시 판매해 수익을 얻는 사람들의 구입을 막기 위한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사전 상담에서 고객의 직업과 거주지까지 묻고 있어 “고객을 가려 받는 것이냐”는 일각의 비판도 나옵니다.

롤렉스 공식 딜러사 중 한 곳인 우노와치가 홈페이지에 예약 방식에 대해 안내했다./우노와치 홈페이지 캡처
롤렉스는 명품 시계 입문용 브랜드로 꼽히는 데다 예물용 시계로도 인기가 높습니다. 리셀러들이 기승을 부리는 이유입니다. 롤렉스는 과거에도 여러 차례 판매 방식을 조정한 바 있습니다. 초기에는 일반적인 줄서기 방식이었습니다. 그런데 ‘오픈런’개점 대기에도 제품을 구하지 못하자 새벽부터 텐트를 치고 기다리는 사람들까지 생겨났습니다.
이에 도입한 것이 온라인 예약 시스템입니다. 매달 마지막 날 하루 전 자정에 한 달 치 예약이 열리는 식입니다. 이때 가능한 날짜와 시간대를 정해서 예약을 한 뒤 매장에 방문하면 그날 재고 중 원하는 제품을 구하는 식입니다. 그런데 이 방식도 한계에 다다랐다는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리셀을 전문으로 하는 업자들이 매크로 프로그램을 이용해 예약 날짜를 선점해 버린 것입니다.
롤렉스 제품 중 스카이드웰러, GMT 같은 인기 모델은 프리미엄만 500만~1000만원에 달합니다. 롤렉스뿐 아니라 샤넬 등 명품 브랜드들은 리셀러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습니다. 일반 구매자들이 정가에 구매할 기회를 박탈하기 때문입니다. 비인기 제품의 경우 정가보다 저렴하게 리셀되기도 하는데, 이런 일이 누적되면 브랜드 가치가 훼손될 수도 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리셀 플랫폼에서는 병행 수입업체나 구매 대행업체가 제품을 판매하는 경우도 많은데 악의적으로 가품을 섞어서 판매하는 경우 소비자들이 이를 구분하기가 쉽지가 않다”며 “가품 품질도 점점 높아지고 있어 명품 브랜드 입장에선 리셀 플랫폼이 활성화되는 게 골치 아픈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에 롤렉스 공식 딜러사인 우노와치와 그리니치는 새로운 제도를 도입했습니다. 우노와치의 경우, 소비자가 홈페이지에서 예약을 접수하면 매장에서 예약자에게 전화를 걸어 날짜와 시간을 확정하는 방식입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원하는 모델과 타 매장 및 브랜드 구매 목록뿐만 아니라 거주지와 직업까지 요구하고 있어 일각에선 비판의 목소리도 나옵니다. 예약 접수를 했음에도 연락을 받지 못하는 경우도 있어 “신상 정보를 보고 고객을 선별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약자들이 몰라 우노와치는 예약 접수를 더 이상 받지 않고 있습니다.
그리니치의 예약 방식은 우노와치와는 약간 다릅니다. 인터넷 예약이나 매장 방문에 제한을 두지 않지만, 시계를 바로 구입할 수는 없고 직원과 상담 후 상담카드를 작성해야 합니다. 원하는 시계가 입고되면 매장에서 소비자에게 연락을 주는 방식으로 운영됩니다.
이번 정책 변경은 롤렉스가 오데마피게와 같은 초고가 시계 브랜드처럼 VIP 고객 위주로 제품을 판매하려는 전략으로 해석됩니다. 기존 구매 기록이 있고 구매한 시계를 실제로 착용하는 고객들을 우선시할 것 같다는 의미입니다. 인기 모델을 구매하기 위해서는 비주류 모델을 여러 개 구매해야 하는 방식으로 운영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옵니다.
명품 업체들은 리셀러 근절이라는 목표 아래 여러 가지 판매 정책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다만 리셀러와 일반 고객을 구분 짓는 그들만의 명확한 기준이 밝혀진 바는 없습니다. 롤렉스의 새로운 시도가 리셀러를 근절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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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지희 기자 zhe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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