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마저 트럼프 관세 비난 "해외 부품 조달 어려워" > 경제기사 | economics

테슬라, 11일 USTR에 보낸 무기명 서한에서 트럼프 관세 정책 비난
완전한 공급망 현지화 어려워..."특정 부품은 미국에서 못 구해"
머스크-트럼프 밀월 감안한 테슬라 "정중한 방식"으로 항의

1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테슬라 차량 앞에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 함께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로이터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미국 전기차 기업 테슬라가 트럼프 2기 정부의 무역 부서에 트럼프의 관세 전쟁을 걱정하는 서한을 보냈다. 테슬라는 무기명으로 보낸 서한에서 무차별 관세 부과 및 해외 무역국의 보복으로 인해 생산 차질이 불가피하다고 호소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13일현지시간 보도에서 테슬라의 미리암 에캅 무역 고문이 미국 무역대표부USTR 홈페이지에 올린 서한을 인용해 이같이 전했다. 앞서 USTR은 외국의 무역 정책을 검토하고 미국 기업에 해가되는 세금 및 규정, 보조금 등을 파악하기 위해 주요 업계를 상대로 의견 제출을 요청했다.

테슬라의 서한은 제이미슨 그리어 USTR 대표를 수신자로 지난 11일 작성되어 당일 USTR에 전달됐다. 서한에는 어떠한 특정인의 서명도 없었다.

서한에는 트럼프 2기 정부가 주장하는 공정무역을 “지지한다”한다는 내용과 함께 “미국의 수출업체들은 외국이 미국의 무역 조치에 대응할 때 불균형적인 영향에 노출된다”는 문구가 들어갔다. 테슬라는 "예를 들면 과거 미국의 무역 조치는 상대 국가들의 즉각적인 반응으로 이어졌으며, 여기에는 이들 국가로 수입되는 전기차에 대한 관세 인상 등이 포함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테슬라는 “공급망 현지화를 위해 공격적으로 노력했지만 특정 부품은 미국에서 조달하기 어렵거나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테슬라는 USTR의 그리어에게 미국 기업들이 필요 부품 조달 과정에서 무역 조치로 인해 지나친 부담을 떠안지 않도록 “미국 내 공급망 한계에 대한 추가적인 검토”를 촉구했다.

서한에는 미국 기업들이 리튬과 코발트 등 미국에서 공급이 부족한 광물을 수입하는 과정에서 관세 인상 등으로 더 큰 비용을 쓰지 않도록 해달라는 내용도 담겼다.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는 지난해 대선에서 트럼프에게 막대한 선거 자금을 지원했으며 트럼프 2기 정부의 정부효율부DOGE 수장으로 선출되었다. 갑작스레 정치권 실세로 떠오른 머스크는 대대적인 정부 구조조정 과정에서 정치적인 공격을 받았고, 이는 미국 안팎의 테슬라 불매 운동 및 테슬라 매장 공격으로 이어졌다. 이에 트럼프는 11일 백악관에 직접 테슬라 차량들을 들여 칭찬한 뒤 “테슬라에 무슨 짓을 하면 지옥을 겪게 될 것”이라고 엄포를 놨다.

머스크는 트럼프 1기 정부 당시만 해도 트럼프에 부정적인 입장이었다. 관계자에 따르면 테슬라는 트럼프 1기 정부가 무차별적인 관세 공격을 시작할 당시에도 이번과 비슷한 서한을 정부에 보냈다.

그러나 테슬라는 머스크가 트럼프 진영에 합류한 현재 상황에서 애매한 처지에 놓였다. 테슬라 관계자는 FT를 통해 이번 서한을 두고 보복이 난무하는 “양극성 관세 정책이 테슬라를 망치는 상황을 정중한 방식으로 표현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서한에 서명이 없는 이유에 대해 “회사 내 어느 누구도 서한을 보냈다는 이유로 해고당하는 것은 원치 않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테슬라는 이번 서한에 대해 공식적인 답변을 하지 않았다.

13일현지시간 미국 미시간주 블룸필드의 테슬라 매장에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를 비난하는 시위대가 팻말을 들고 시위하고 있다.AFP연합뉴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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