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쏘공은 팩트였다…잠삼대청 거래량 2배, 실거래가 4% 올라 > 경제기사 | economics

[서울=뉴시스] 김명원 기자 =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 오세훈 서울시장이 1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주택시장 안정화 방안 발표를 위해 브리핑실로 이동하고 있다. 2025.03.19. kmx1105@newsis.com /사진=김명원

서울시가 잠삼대청송파구 잠실동· 강남구 삼성·대치·청담동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을 해제한 후 30일 간 거래량이 2배 가까이 늘고, 한 채 평균 거래가격은 4%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와 서울시가 해제 한 달 여만에 토허구역 재지정을 결정한 이유다.

19일 머니투데이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 자료를 분석해 토허제 지정2월12일 전·후 30일간 잠삼대청 아파트 실거래가 사례를 전수조사한 결과, 해제 후 30일 간 이 지역 아파트 거래량은 215건으로 해제 전 30일109건에 비해 97.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 거래 건수는 삼성동이 10건에서 45건으로, 청담동은 10건에서 34건으로 토허제 해제 후 크게 늘었다. 잠실동은 61건에서 88건, 대치동은 28건에서 48건으로 역시 거래량이 늘었다. 실거래 신고 기한이 30일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3월 거래량은 더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


잠삼대청 아파트 1채당 평균 거래 가격은 이 기간 26억9884만원에서 28억724만원으로 4% 올랐다. 특히 해제 후 삼성동의 1채 평균 거래가격은 29억7640만원으로 해제 전 30일 평균 거래가격21억8000만원에 비해 36.5%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아파트 1㎡당 평균 거래가격은 삼성동이 해제 전 2913만원에서 해제 후 3256만원으로 36.5%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청담동은 2309만원에서 2687만원으로 16.4% 올랐다. 잠실동과 대치동에서는 해제 전 후 큰 차이가 없었다.

토허제 해제 후 신고가도 속출했다. 지난달 26일 잠실엘스 전용면적 84㎡ 아파트가 30억원에 거래됐다. 토허구역에서 해제된 지 이틀만인 지난달 14일 28억8000만원에 신고가 거래된 후 열흘 만에 1억2000만원 더 올라 최고가 기록을 경신했다. 잠실 레이크펠리스 전용 84㎡는 지난 1일 27억4000만원에 거래됐다. 1월까지만 해도 23억원대에 수차례 실거래가 이뤄진 곳인데, 한 달 여만에 4억원 가까이 오른 셈이다.

현장에선 토허제 해제가 강남권 집값 상승을 부추겼다는 비판이 나왔다. 그러면서 오쏘공오세훈 서울시장이 쏘아올린 공이라는 말까지 나왔다. 실제로 2년 이상 실거주 요건과 구청 허가 절차로 거래가 위축되는 등 제약이 해제 후 사라졌고 가격상승 기대감이 커지면서 매수세가 증가했다.

서울시는 자체 조사한 자료를 배포하며 반박에 나섰지만, 신뢰성이 떨어졌다. 이후 서울시도 결국 급등을 인정하고 이날 국토부와 함께 토허제 재지정이라는 결정을 내렸다.

다만 정책신뢰도를 스스로 무너뜨렸다는 점에서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는 지난달 토허구역 해제를 발표하면서 규제의 실효성이 부족했다는 이유를 들었다. 당시 서울시 관계자는 "가격을 누르는 것도 1~2년이지 그 이상은 제도를 유지하는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지난해 8월부터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제도의 효과 검증을 위해 실시한 연구 용역을 실시했다. 그 결과 단기적으로는 부동산 거래량이 줄고 가격이 안정화하는 효과가 있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효과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관계자는 "서울 주요지역 집값은 지난해부터 꾸준히 상승하고 있었고, 서울시 토허제 관련 용역발표에도 영향없다는 결론이 났음에도 재지정 결정을 또 내렸다"며 "인근지역으로 또다시 풍선효과가 나올 가능성이 높고, 정부가 스스로 주택시장을 교란시킨 셈"이라고 지적했다.


김평화 기자 peac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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