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 中 재공략 나선 이유는 [여車저車] > 경제기사 | economics

베이징현대 매장 전경 [현대차 제공]

[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 현대자동차가 글로벌 친환경차 포트폴리오 확대를 위해 중국 시장에 본격적인 재투자에 나선다.

한동안 내실을 다지며 중국에서 방어적으로 사업을 유지해 왔지만, 기존 전략를 전환해 인구 13억명이자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에 대한 본격적인 공략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13일 완성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중국 베이징자동차BAIC와 함께 합작사 베이징현대에 각각 5억4800만 달러약 7800억원를 투자할 계획이라고 11일현지시간 홍콩 증권거래소에 공시했다. 이를 통한 합작사의 총 투자금액은 10억9600만 달러약 1조6000억원에 달하게 된다.

양측은 이번에 투입한 자금을 통해 현지에서 판매할 친환경 신차를 개발한다. 베이징현대는 내년 중국 연간 판매 목표를 50만대로 설정했다. 올해 4개의 신차를 출시한 데 이어 내년에는 처음으로 전용 전기차 모델을 선보일 계획이다.

또한 2026년부터는 하이브리드차로 친환경차 포트폴리오를 확대한다. 특히 장거리 주행을 원하는 현지 수요에 발맞춘 ‘주행거리 연장형 전기차’EREV 출시도 예고돼 있다. 오는 2026년 양산을 시작해 2027년 판매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중국에서 EREV로 연간 3만대를 팔겠다는 구상이다.

이와 관련 현대차 관계자는 “중국 옌타이 기술연구센터와 상하이의 선행 연구개발센터를 통해 베이징현대의 신제품 개발에 힘을 싣는다는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BAIC 측도 “중국 소비자의 요구에 맞는 제품을 더 많이 출시하고 국제 시장에서 수출 규모를 확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은 세계 최대의 전기차 시장으로 여겨진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10월 누적 중국 전기차 판매량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 포함은 872만1000대로 전년 동기보다 36.7% 성장했다. 같은 기간 북미147만1000대가 8.4% 성장하고, 유럽250만2000대은 0.9% 역성장한 것과 대비된다. 전세계에서 판매되는 전기차의 10대 중 6대64.3%는 중국에서 판매가 이뤄지고 있다.

또한 각종 전기차 첨단기술의 테스트 베드로서 가치가 높은 지역으로 평가된다. 화웨이를 비롯한 세계적인 수준의 소프트웨어 기업들이 포진해 있고, 중국 정부의 지원 아래 다양한 차량용 전장 부품에서도 세계적인 기술 수준을 자랑하고 있다. 현대차 등 완성차 업체들이 중국 시장을 포기할 수 없는 이유다.

이에 현대차도 중국에서의 점유율 확대를 위한 다양한 방안을 검토해 왔다. 지난 2022년에는 베이징현대에 9억4200만 달러약 1조1500억원를 증자했고, 중국에 있는 공장 5곳 중 노후공장 2곳베이징 1공장, 충칭공장을 매각하기도 했다. 장재훈 현대차 사장도 올해 5월 열린 베이징모터쇼에서 참석해, 직접 부스를 둘려보고 현지 관계자들과 미팅을 나눌 정도로 관심을 기울였다.

한편 현대차와 기아는 2016년 중국에서 연간 179만대를 판매하며 시장 점유율을 7.5%까지 확보할 정도로 현지에서 성장세를 이어갔지만,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태 이후 중국 정부의 한한령한류 수입 제한 명령 등이 이어지며 판매량이 급감한 바 있다.

현대차의 지난해 중국 판매량은 23만9000대로 전성기 시절의 5분의 1 수준에 그쳤다. 이에 일부 노후 공장을 매각하는 등 경영 효율화 작업에 나서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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