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증권 토스증권 WTS 표절 이의신청 포기…본안소송서 뒤집기도 어려... > 경제기사 | economics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김영문 기자]KB증권이 토스증권을 두고 제기한 웹트레이딩서비스WTS 화면 디자인 표절 소송에서법원이 토스증권의 손을 들어줬다. KB증권의 WTS UI가 독자 성과라고 보기 어렵고, 토스증권이 KB증권 출시 전부터 준비해 왔음을 인정했다.

이에 KB증권이 이의 신청을 할지 여부를 두고 관심이 쏠렸으나 결국 포기한 것으로 확인됐다.전문가들은부정경쟁방지법상 토스증권이 고의로 표절했다는 것을 KB증권이 밝혀야 하는데 쉽지 않아 본안 소송에 가서도 승리하기는 다소 어려울 것으로 판단했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제60민사부는 지난 3일 KB증권이 토스증권을 상대로 낸 부정경쟁행위금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KB증권은 지난해 7월 토스증권이 WTS UI가 유사하다며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결정문에서 "KB증권의 홈 화면 구성이 토스증권 홈 화면에 구비된 점은 소명된다"라며 유사성은 인정했다.

그러나 "토스증권은 KB증권 출시 전부터 WTS를 개발하면서 홈 화면 구성을 구체적으로 착상했고, 개발되지 않은 부분도 사용하기 용이하게 착상해 개발 중이던 홈 화면과 결합·조합될 수 있다"라며 토스증권이 KB증권의 WTS 출시 이전부터 개발하고 있었다고 판단했다.

토스증권은 지난해 10월 2차 심문에서 WTS 개발과 관련해 2023년 7월에 오간 사내 메신저 대화 내용, 블로그 자료 등을 자료로 제출했다. KB증권의 WTS는 2023년 11월 출시했다.

또 재판부는 트레이딩 시스템과 나의 자산 구성과 관련해서도 "유사한 구성이 KB증권 출시 이전에 자산 거래 웹사이트 동영상에서 개시돼 KB증권의 상당한 투자나 노력으로 만들어진 성과라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토스증권 측은 심문에서 "주식 거래 화면에서 투자자에게 제공하는 정보는 정형화돼 있어 KB증권만의 독자적인 디자인이라고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구체적으로 "미국의 투자 플랫폼 위불을 보면 일부 요소들이 똑같이 있다"며 "KB증권이 성과라고 주장하는 것은 위불에 다 있는데, 이를 보면 KB증권이 위불을 참고하지 않았나 싶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재판부는 "토스증권이 홈 화면 구성을 공정한 상거래 관행이나 경쟁 질서에 반하는 방법으로 무단으로 사용했다고 단정짓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결국 WTS의 디자인은 유사하나 KB증권이 출시하기 전부터 토스증권이 유사한 디자인으로 개발해 왔다는 점이 인정됐으며 고의로 디자인을 유사하게 만들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당초 KB증권 측은 "화면의 배치, 구성 등 모두 시행착오를 겪어 지금의 WTS에 이르렀고 이러한 과정들이 모두 자료가 있는데, 토스증권은 이러한 타임라인이 없다"고 하는 등 여러 주장을 펼쳤으나 대부분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이다.

이에 대해 KB증권 관계자는 "법원의 판단을 존중한다"라며 "결정문을 충분히 검토해 보고, 대응 방안을 결정할 예정이다"라고 말을 아꼈다.

단, 이번 가처분 신청에 대한 이의신청 기간은 지난 10일까지로, 추가 행동에 나서지 않아가처분 이의 신청은 사실상 포기했다.

결국, 관련 판결을 뒤집기 위해서는 본안소송에 나서야 하는데, 이또한 쉽지 않아 보인다. 이를 뒤집기 위해서는 고의성을입증할 수 있는 구체적인 증거를 발견해야 하기 때문이다.

특허사무소 온음의 이광재 변리사는 "이번 사안은 디자인권이 아닌 부정경쟁방지법에 관한 것으로, 이 경우 부당한 방법으로 침해됐는지 고의성을 중요하게 본다"라며 "판결문에 관련 내용이 언급된 것도 이를 뒷받침해 주는 격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는 해외와 달리 부당한 방법이 인정되려면 디자인이 유출됐다는 증거나 토스증권 측이 제출한 증거의 날짜가 조작됐다는 등 높은 수준의 증거가 있어야 한다"라며 "이러한 맥락에서 볼 때 관련 증거를 제출하지 못한다면 KB증권 측이번복을 얻어낼 확률은 낮다고 볼 수 있다"고 판단했다.

또 디자인과 관련해서도 "기존의 WTS UI들과 비교해 특이점이 있고 이것이 부각될수록 침해를 판단하기 쉬운데, 이러한 특이점이 부족하다고 재판부가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며 "다소 입증하기 어려운 특이점이나성과에 대한 주장을본안소송에서도할지 고민해야 봐야 할 부분이다"라고 분석했다.

다만 "애초에 KB증권 측에서는 이기기 위한 소송이 아니라 업계 경고성 측면에서 진행했을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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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문 기자 kym117@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