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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명 살리고 떠난 30세 청년…"아들아, 너라면 잘했다고 응원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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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15회 작성일 24-12-13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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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명 살리고 떠난 30세 청년…quot;아들아, 너라면 잘했다고 응원했겠지quot;

기증자 한영광 씨.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아들아, 너라면 삶의 끝에서 누군가를 살렸다고 하면 잘했다고 응원하지 않을까 생각해. 이 세상 살아가는데 자식을 먼저 보내면 가슴에 묻는다고 하던데, 너무 힘들어서 그러한 마음도 안 드네. 다시 만날 그날을 생각하며 하루하루 잘 이겨낼게. 사랑한다."

지난 5월 27일 순천향대학교 부천병원에서 한영광 씨30가 뇌사장기기증으로 5명의 생명을 살리고 하늘로 떠났다.


13일 한국장기조직기증원에 따르면 한씨는 지난 5월 17일 늦은 귀갓길에 낙상사고로 쓰러져 병원 치료를 받았지만,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뇌사상태가 됐다.

한씨 가족은 뇌사로 몸이 점점 나빠져 가는 한씨의 모습에 이대로 헛되이 떠나보낼 수 없어서, 다른 생명을 살리는 좋을 일을 하고 떠나길 바라는 마음에 기증을 결심했다.

한씨는 뇌사장기기증으로 심장, 폐장, 간장, 신장좌, 우을 기증해 5명의 생명을 살렸다.

경기 부천에서 1남 1녀 중 막내로 태어난 한 씨는 외향적이고 사람들을 챙기는 것을 좋아해서 늘 주변에 사람들이 많았다고 한다.

193㎝의 큰 키에 농구와 수영을 좋아했고, 인테리어 학과를 전공해 졸업 후 디자인 회사에서 근무했다.

자신보다 늘 남을 챙기는 것을 좋아해서 월급을 받으면 본인 옷보다 어머니 옷을 사드리고, 자신의 차보다 아버지 차를 바꿔드리겠다고 돈을 모아왔다.

한씨 장례식에는 500여 명의 친구와 지인이 방문했고, 가족은 기증 후 국가에서 지원받은 장제비 등에 추가로 돈을 더 보태서 1000만 원을 어려운 이웃을 돕는 기관에 기부했다.

한씨의 누나 한아름 씨는 동생을 생각하며 쓴 편지에서 "네가 이 세상에 없다는 것이 꿈만 같지만, 여전히 우리는 마음으로 연결되어 있다고 생각해. 그리고 네가 남긴 사랑이 누군가의 몸속에서 살아 숨 쉬고 있잖아"라고 했다.

한씨의 모친 홍성희 씨는 "이 세상 살아가는데 자식을 먼저 보내면 가슴에 묻는다고 하던데, 너무 힘들어서 그러한 마음도 안 드네. 다시 만날 그날을 생각하며 하루하루 잘 이겨낼게. 사랑한다"며 눈물을 흘렸다.

ks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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