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버텼더니 탄핵정국"…서울 음식점 2만개 문 닫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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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경기에 탄핵 정국이 겹치며 자영업자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전문가들은 내수 위기가 당분간 이어질 거라고 내다봤다. 사진은 서울 시내 한 전통시장이 한산한 모습. 뉴스1
불경기에 시름하던 자영업자들은 탄핵 정국으로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못 견디고 폐업을 검토하는 자영업자들도 늘고 있다. 행정안전부 지방행정인허가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1~11월 서울에서 폐업한 일반·휴게 음식점은 2만1537개로 전년 동기1만9126건 대비 12.6% 증가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서울 마포구에서 프랜차이즈 햄버거 가게를 운영하는 장모41씨도 폐업을 준비하고 있다. 김씨는 “지난 2022년 1억원을 들여 가게를 열었는데, 지난해부터 매출이 늘지 않더니 올해부턴 아예 매출이 줄었다”라며 “비용은 계속 오를 텐데 손님이 늘 거란 확신도 안 서고, 어수선한 정국을 보니 경기가 좋아지긴 글렀단 생각에 폐업하기로 마음 먹었다”라고 말했다.
내수 위기를 견디지 못하고 폐업하는 자영업자가 나타나고 있다. 올해 폐업 자영업자는 지난해 기록을 넘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할 거란 전망이 나온다. 사진은 서울의 한 전통시장 상가에 임대 문의 안내가 붙은 모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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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버텼더니 탄핵 정국”
자영업자 사이에선 요즘이 코로나19 팬데믹감염병대유행 당시보다 더 장사하기 힘든 때라는 말까지 나온다. 서울 광화문의 한 고깃집 직원은 “오늘 저녁 예약 6건 중에서 5건이 취소됐다”라며 “코로나 땐 인원수에 맞게 오는 소규모 손님이라도 있었는데, 지금은 저녁에 장사가 거의 안 된다”라고 말했다. 연말 회식이 사라지자 식당에 술을 납품하는 주류 도매업계에도 비상이 걸렸다. 조영조 한국종합주류도매업중앙회장은 “12월은 1년 매출의 약 30%를 차지하는 대목인데 현재 상황은 말 그대로 역대 최악”이라며 “11월 같은 기간과 비교했을 때 업계 매출이 오히려 15~20% 줄었다”라고 말했다.
탄핵 정국에 접어들자 연말 식당가에 회식이 사라지고 있다. 연말 대목을 기대했던 주류 업계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사진은 서울 시내 한 식당 예약 노트북에 예약취소 내역이 표시된 모습.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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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수 위기 당분간 지속”
전문가들은 내수 침체가 장기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진일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소비가 부진한 흐름을 이어오고 있었는데, 정국이 불안정해지며 경제 불확실성이 높아졌기 때문에 당분간 소비 침체와 내수 위축이 장기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3분기 소매판매액지수는 전년 동기 대비 1.9% 감소하며 지난 2022년 2분기 이후 10분기 연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과 교수는 “불확실성이 커지자 가계는 소비를 줄이고 있고,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은 더 높은 금융 비용을 부담하게 됐다”라며 “정국이 안정되면 불확실성은 어느 정도 해소되겠지만, 정책을 통한 처방이 내려지고 그게 효과를 보기까진 시간이 더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오삼권 기자 oh.samg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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