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 터지면 그대로 끝 초유의 상황…줄줄이 파산 공포 [돈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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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수집기 작성일 25-03-14 06:31 조회 8 댓글 0본문
또 번진 4월 위기설
올해 벌써 건설사 7곳 법정관리…634곳 폐업
대형사도 유동성 마련 발버둥…알짜 자산 매각
"직원끼리 회식도 못 해…문제 터지면 그대로 끝"
올해 벌써 건설사 7곳 법정관리…634곳 폐업
대형사도 유동성 마련 발버둥…알짜 자산 매각
"직원끼리 회식도 못 해…문제 터지면 그대로 끝"
![문제 터지면 그대로 끝 초유의 상황…줄줄이 파산 공포 [돈앤톡]](http://thumbnews.nateimg.co.kr/view610///news.nateimg.co.kr/orgImg/hk/2025/03/14/AA.39403469.1.jpg)
기업회생 절차에 들어간 건설사의 수도권 주상복합 아파트 건설 현장이 멈춰 있다. 사진=김범준 기자
중견 건설사들이 줄줄이 무너지면서 건설업계에서 4월 위기설이 다시 번지고 있습니다. 4월은 12월 결산법인 사업보고서·감사보고서가 공개되는 시기인 만큼 무너지는 건설사가 속출할 것이라는 게 4월 위기설의 골자입니다.이 같은 위기설은 2년 전에도, 지난해에도 4월마다 제기됐습니다. 해마다 반복되는 위기설은 양치기 소년의 거짓말로 치부되곤 합니다. 관가에서는 "매년 시즌마다 위기설이다"라는 평가가 나오지만, 건설업계에서는 "더는 여력이 없다"는 속앓이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1·2월 634곳 무너졌는데…"파산할 곳은 파산해야"
문제는 올해 1분기가 끝나기도 전에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한 건설사가 7곳에 달한다는 점입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시공 능력 58위 신동아건설과 삼부토건71위, 대우조선해양건설83위, 대저건설103위, 삼정기업114위, 안강건설138위, 벽산엔지니어링180위 등이 법원에 기업회생을 신청했습니다.
워크아웃은 기업과 채권단이 자율적으로 사태를 해결하지만, 기업회생은 법원 판단에 기업 운명이 결정됩니다. 그렇기에 기업은 통상적으로 채권을 갚을 방법이 없어 파산이 우려될 때만 기업회생을 신청합니다.

서울 용산구 이촌동 신동아건설 본사 모습. 사진=연합뉴스
국토교통부 건설산업지식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2월 폐업한 종합건설업체는 109곳에 달합니다. 지난해 같은 기간 79곳에 비해 30곳 늘었고, 2011년 112곳 이후 14년 만에 최고치입니다. 전문건설업체까지 포함하면 폐업 신고한 곳은 634곳으로 늘어납니다.미분양이 늘어나며 쌓이는 미수금도 건설 업계의 목을 조이고 있습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전국 미분양 주택은 1월 말 기준 7만2624가구로 집계됐습니다. 악성으로 꼽히는 준공 후 미분양도 2만2872가구에 달합니다. 이는 2013년 10월 말 3만3306가구 이후 11년 3개월 만에 최대 규모입니다. 미분양이 늘어나면 건설사는 미수금받지 못한 공사비으로 인해 자금난에 빠지게 됩니다.
대형 건설사도 알짜 자산 매각…"버틸 체력 없다"
상대적으로 체력이 좋은 대형 건설사도 예외는 아닙니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10대 건설사의 공사 미수금은 20조원에 달했습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유동성 확보를 위해 마지막 보루나 다름없는 알짜 자산과 자회사도 팔아 치우고 있습니다.
롯데건설은 서울 서초구 잠원동 본사 부지 매각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1조원 규모 자금을 확보해 부채비율을 낮추겠다는 구상입니다. SK에코플랜트와 GS건설은 캐시카우로 톡톡한 역할을 해온 폐기물리뉴어스, 수처리GS이니마 자회사 매각에 나섰습니다.
한 중견 건설사 관계자는 "저금리 시기 공격적으로 수주했던 사업들이 이제는 독이 되어 돌아왔다"며 "공사비가 오르면서 공사 미수금이 쌓이고 미분양도 늘어나다 보니 사업을 수주하지 않는 게 돈을 버는 방법이라는 말까지 나온다"고 푸념했습니다.
다른 건설사 관계자도 "사업을 수주하려면 사람을 만나며 공을 들여야 하지 않느냐"며 "그 비용마저 부담된다. 가능한 모든 곳에서 비용을 절감하니 직원끼리 회식 못해본 지도 오래됐다"고 털어놨습니다.

서울의 한 건설 현장에서 작업자들이 자재를 옮기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많은 건설사가 이자 낼 돈도 없어 허덕이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습니다. 대한건설정책연구원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외부감사를 받는 건설사 2292곳 중에서 1089곳은 이자보상배율이 1 미만인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건설사 2292곳 가운데 47.5%는 영업이익으로 대출 이자도 내지 못한다는 의미입니다.지난해 4월 위기설은 태영건설의 워크아웃이 기점이었습니다. 태영건설은 알짜 사업장이 많아 자구책을 이행하면 경영 정상화가 가능하다는 평가가 나왔지만, 태영건설을 통해 부동산 PF의 부실이 드러나면서 건설사 유동성에 대한 우려가 커졌습니다.
"지난해와는 다르다…위태로운 상황"
올해는 한층 상황이 심각하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목소리입니다. 중견 건설사 사이에서는 "당장 올해 4월에 건설사가 줄도산하진 않겠지만, 위기에 대응할 여력은 바닥났다"는 말이 나옵니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당장은 어찌어찌 버티고 있지만, 사업장 한 곳에서라도 문제가 발생하면 나중을 장담할 수 없는 위태로운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일례로 안강건설은 이전까지 부채비율 157%로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자랑했지만, 지난해 경기 안산시에 지은 물류센터의 책임 준공 기한을 하루 어기면서 830억원에 달하는 PF 채무를 떠안아 기업회생으로 내몰렸습니다.
이 관계자는 "일각에서는 위기설을 양치기 소년의 거짓말 취급하지만, 양치기 소년의 세 번째 외침은 거짓이 아니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정부는 적절한 구조조정을 통해 건설경기 부진이 경제 전반 위기로 번질 가능성을 막을 수 있다는 입장입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달 기자간담회에서 "파산할 건설사는 파산해야 한다"며 "구조조정 없이 건설사를 모두 살리자는 생각은 잘못을 반복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한 기획재정부 관계자도 "취약해진 건설사가 퇴출당하는 것이 시장의 자연스러운 흐름"이라고 했습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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