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나가던 발을 씻자에 무슨 일이…리스크 된 젠더갈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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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생건 인플루언서 광고에 제동
남녀 혐오 이슈 사과에도 뭇매
타격 우려 콘텐츠 제작 살얼음판
남녀 혐오 이슈 사과에도 뭇매
타격 우려 콘텐츠 제작 살얼음판

젠더 갈등에 기업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마케팅 과정에서 예상치 못했던 ‘남성·여성 혐오’ 논란이 터지는 사례가 잦아지면서다. 불매운동 타깃이 되기 십상인 데다 소셜미디어를 타고 논란이 빠르게 확산되며 기업 대표가 자리에서 물러나는 사태도 벌어진다. 2030세대를 중심으로 격화된 젠더 갈등이 산업계의 리스크로 떠오르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에는 LG생활건강의 인기 풋샴푸 브랜드 ‘발을 씻자’가 젠더 이슈에 휩싸였다. LG생건이 X구 트위터 팔로워 27만명을 보유한 인플루언서 A씨와 ‘발을씻자’ 광고 계약을 체결한 게 문제가 됐다. 과거 A씨의 발언이 남초 커뮤니티에서 빠르게 퍼지며 ‘남혐 논란’이 터져 나왔다. 소셜미디어에서는 “키 160대 남자들은 인간적으로 여소여자 소개 받지 맙시다”라는 A씨의 과거 발언을 문제 삼는 이들이 급속도로 늘었다. 금세 불매운동으로 이어졌다. LG생건은 A씨와 계약 해지 및 해당 광고를 즉각 삭제하고 사과문을 게시했다.
LG생건의 조치에 대해 이번에는 여초 커뮤니티가 반발했다. 일부 남성들의 의견만을 반영해 광고를 삭제했다는 걸 문제 삼았다. 지난해 네이버 웹툰의 여성혐오 논란 당시, “LG생건의 대표 식기 세제 브랜드인 ‘퐁퐁’이 웹툰에서 여성을 혐오하는 내용으로 허락 없이 악용됐다”는 문의가 빗발쳤으나 LG생건은 답변하지 않았다. 일부 여성들 사이에서 “이중적인 민원 처리”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LG생건은 남녀 양측의 겹불매에 휘말리며 진퇴양난에 빠졌다. 약 7만명이던 ‘발을 씻자’ X 계정의 팔로워 수는 이날 기준 4만5000명대로 급격히 줄었다. ‘LG생활건강 불매운동’이라는 키워드가 실시간 트렌드에 오르기도 했다.
지난해엔 네이버 웹툰 ‘이세계 퐁퐁남’이 젠더 이슈의 중심에 섰다. 제목부터 여성혐오적 표현을 담고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 하지만 네이버 측에서 미온적으로 대응하면서 네이버웹툰 불매운동이 벌어졌다. ‘퐁퐁남’은 연애 경험이 많은 여성과 결혼한 남성이 더러운 설거지하는 처지라는 뜻이 담긴 혐오 표현이다.

젠더갈등이 기업에 본격적으로 영향을 미친 것은 2021년부터다. 엄지와 검지로 집게 모양을 한 이미지가 페미니즘 성향 커뮤니티 메갈리아의 로고와 비슷하다는 주장이 등장하면서다. 이후 손가락 모양은 ‘남성 혐오’의 대명사가 됐다. GS25와 넥슨 게임 메이플스토리가 불매운동에 시달렸다. 2021년 무신사 창업자인 조만호 대표는 여성에게만 쿠폰을 제공했다는 이유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기도 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촉발된 젠더 갈등이 기업을 압박하는 형태로 확산되는 현상에 대한 비판도 만만찮다. 예측하기 힘든 리스크가 소모적인 논쟁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기업 활동을 위축시킨다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젠더 갈등이 지속적으로 확대되면서 매일 살얼음판을 걷는 것처럼 콘텐츠를 검토하고 있다”며 “한 번의 부주의로 기업 이미지에 엄청난 타격을 입을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다연 기자 id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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