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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검단 신도시 주차장 붕괴, 감리단은 뭐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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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118회 작성일 23-05-29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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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홍성완 기자]최근 인천 검단신도시 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사고와 관련해 시공사인 GS건설의 부실시공 책임이 지적되고 있다. 시공사인 GS건설의 책임은 당연한 것이나, 여기서 하나 더 살펴봐야 하는 것은감리의 역할이다.

사고 발생 이후 정부는 이달 초 한국기술사회 안전조사위원회를 통해 해당 사고에 대한 원인 파악에 나섰다.

안전조사위는 사고에 대해 무량판 구조의 기둥부 주열대에서 슬래브의 펀칭 전단punching shear, 뚫림전단 파괴가 발생했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1995년 6월에 발생했던 삼풍백화점 붕괴 당시와 유사한 현상으로, 만약 사실로 확인될 경우 국민들의 불안은 어느 때보다 높아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또한 외벽 일부구간에서 취성파괴사전 징후 없이 갑작스럽게 일어나는 파괴 현상도 발생한 것으로 확인했다.

사고의 원인으로 지목된 것은 하중작용 과다와 설계하중 범위 내 시공하중 관리 미흡 가능성이다. 설계하중 범위를 넘어서는 시공 등으로 인해 이 같은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와 함께 무량판구조Flat slab 설계 부실 가능성과 함께 부실시공 가능성에 대해서도 조사하고 있다.

◆ GS건설 책임은 명백, 감리단 책임도 만만치 않다

해당 발표 직후 GS건설은 자체적인 초음파 촬영 조사를 통해 30여 곳의 철근이 누락된 것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처럼 부실시공을 자체적으로 인정하면서 모든 비난의 화살은 GS건설로 향했다.

그러나 사고와 관련해 업계에서는 안전조사위의 원인 분석이표면적인 문제일 뿐, 근본적인 원인은 따로 있다고 지적한다. 특히 GS건설의 부실시공 책임은 당연한 것이고, 해당 공사의 감리단인 목양의 책임 또한 적지 않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감리단은 공사가 규정대로 시공되고 있는지여부를 확인하는 역할을 한다. 또한 시공관리와 공정관리, 안전 및 환경관리 등에 대해 기술지도를 하며, 발주자의 위탁에 의해 감독 권한을 대행한다.

이 같은 역할에 따라서 감리는 의견서와 서류를 작성해 발주처와 관계기관에 최종적으로 승인 제출한다.

건설현장에서는 필수적으로 타설 작업 전 감리단이 나와 검측을 시행한다. 검측은 설계도서 및 시방서설계·제조·시공 등 도면으로 나타낼 수 없는 사항을 문서로 적어서 규정한 문서대로 철근 시공 및 자재 투입이 제대로 이뤄졌는지여부를 확인하는검사다.

GS건설이 스스로 밝힌 철근 누락의 경우제대로 된 검측만 이뤄졌다면 발생하지 않았을 문제다. 무려 30여 곳의 철근이 누락됐다는 것을 단순 실수라고 볼 수 있을까. 백번 양보해 단순 실수라 한다고 쳐도 시공사와 함께 감리단 역시 중대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는 사안인 이유다.

◆ 기술 발전만큼 현장 인식개선필요, 이를 위해선감리 역할 비중 커

업계 관계자는 "아이러니하게도 설계기술 자체가 발전하면서 광주 아이파크나 검단 주차장 붕괴 같은문제가 발생한다고 볼 수 있다"며 "무량판 구조 자체를 문제 삼기도 하는데, 설계상 문제가 있는 공법은 아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오히려 2000년대 전후만 하더라도 성수대교와 삼풍백화점 붕괴 참사로 인해 철근 등의 자재 요율 자체를 상당히 높게 잡았다"면서 "그런데 구조학적인 부분과이를 반영한 설계기술이 발전하면서 최근 몇 년 사이 설계 하중을 좀 더 정밀하게 계산할 수 있게 됐고, 따라서 자재 요율을 줄일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런데 낙후된 하청업체나 후진적인 인식을 가진 현장소장들의 경우이 같은 사실을 간과하고 예전 사고방식에 따라 어느 정도철근 등 자재들을누락해도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며 "이러한 부분들 때문이라도 감시자 역할을 하는감리의 능력과 기능이 어느 때보다 매우 중요한데, 제대로 된 능력을 갖춘 감리 인력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감리단 소속 관계자는 이 같은 사실을 인정하는 의견을 내놨다.

모 감리전문회사 관계자는 "현장에서 근무하는 감리 직원 중 40대는막내급일 정도로 감리업계는고령화가 심각하다"며"이는현장을 잘 모르는 업계 관계자가 은퇴 후 용돈벌이 식으로 감리 회사에 계약직으로들어오는 경우가 많고,따라서 고령화에 더해감리 역할에 대한 이해가 전혀 없는 인력비중이 너무 높아졌다"고 지적했다.

또한 "감리는 역할 특성상전문적이기 보다 시공과 관련해 여러 가지 습자지적인 지식을 갖춰야 한다"며"그런데 서류든 현장이든 제대로 볼 줄 모르는 사람이 현장에 배치되는 경우가 다반사"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현장 감리 요율 자체가 낮다 보니 감리 인원 자체가 공사 규모에 비해 적은 곳이 대부분"이라며 "젊은 인력들은 점점 늘어난서류를 처리하기에도 바쁘다. 공사, 공무, 품질, 안전 등등 모든 서류들을 검토해야 하는 감리 입장에서 업무 능력이 떨어져 자리만 차지하는 인력이 한 명만 존재해도 부담감이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이 관계자는 또"발주처의 권한을 대행한다는 점에서 보통 감리의 권한이 클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결과적으로 모든 사안에 대한 최종 결정은 발주처에 보고 후 이뤄지도록 되어 있다"며 "현장 공사기간이 지연되면 결국 그에 대한 책임은 감리와 시공사가 져야되는 구조다 보니실질적인 권한 자체는 거의 없는 거나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이어"감리 인원에 대한 임금이나 환경도 열악한 상황이다 보니 뒷돈을 주거나 자잘하게 도움을 주는현장소장이나 자재업체와 유착관계가 생겨날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실질적인 권한을 높여주고 난 뒤, 문제가 발생했을 때 그 책임문책의 강도를 올리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제언했다.

◆ 인천 검단 주차장 붕괴사고 반면교사反面敎師 삼아야

결국 모든 문제의 근본적인 원인은 돈이다. 이윤을 추구해야 하는기업들이이윤을 최대한 남기기 위해 노력하는 것에대해뭐라고 할 수는 없다. 다만, 인권윤리와 규범을 어겨가면서 추구하는 이윤은 당연히 그 책임소재를 명백히 따지고, 이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문제들을사전에 예방할 수 있어야 한다.

검단신도시 지하주차장 붕괴 사고는 다행스럽게도 인명피해가 나지 않았으나, 입주가 시작되고 공사를 진행하는 중에 사고가 발생했다면 돌이킬 수 없는 사태와 상처로 남았을 사고다. 그러므로 좀 더 근본적인원인에 초점을 맞추고 개선책을 마련해야 한다.

지금이라도 관계기관들은현장에서 필수적으로 들어가야 할 예산 항목을 면밀하게검토해 보고 이를 표준화 해야한다. 또한 감리 인력의 근무 환경을 개선하고,이를 통해 많은 젊은 인력들이 유입되도록 하여 전문인력을 양성해야 한다.

아울러대형업체에만책임을 지우지 말고, 공사기간을 볼모로 삼아 규정을 지키지 않는 낙후되고 후진적인 인식에 갇혀 있는 중소업체들에게도 강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 그런 연후에최종적으로 감리와 발주처의책임 문책이 이뤄진다면 업계에서도 이를 납득하고 받아들일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이러한 구조가 정착된다면 현장 안전 사고를 줄일 수 있을뿐만 아니라, 빠른 고령화로 인해 미래가 불투명해지고 있는 국내 건설업계의 전반적인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이번 사고를 통해 적극적인 제도 개선이 이뤄질 수 있도록 업계가 좀 더적극적으로 나서보는 건 어떨까. GS건설이 먼저 나서 책임을 인정한 것처럼 말이다.



스포츠한국 홍성완 기자 seongwan626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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