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매출 25억" 하버드 출신 한인 여성 아이스크림 가게가 대박난 이유 > 경제기사 | economics

하버드 출신의 30대 한인 여성이 어머니와 함께 문을 연 아이스크림 가게에서 186만달러약 25억원의 연매출을 올려 주목받고 있다.

미 경제매체 CNBC는 최근 ‘밀레니얼 머니’ 연재물로 미국에서 아이스크림 가게를 운영하는 애니 박32의 이야기를 소개했다. ‘밀레니얼 머니’는 성공한 MZ세대들의 이야기를 연재하고 있다.

한국 서울에서 태어나 9살 때인 2000년 어머니와 함께 미국으로 이민을 간 박씨는 고등학교 졸업 후 보스턴 칼리지에 진학했다.

2013년 음악 및 커뮤니케이션 학사 학위를 받고 졸업한 그는 학생들을 가르치다 존스홉킨스 대학에서 교육학 석사 학위를 취득하게 됐다. 이후 박씨는 하버드대에서 정책 및 경영학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하버드대까지 졸업한 박씨는 자신이 전공한 정책업무에 흥미를 느끼지 못했다.

그러던 차에 작은 식당을 운영하던 박씨의 어머니에게 ‘아이스크림 가게’ 운영을 제안받았다. 박씨 어머니가 평소 취미로 만들던 아이스크림을 가게에서 팔자는 것이었다. 박씨 어머니는 종종 살구와 피스타치오, 장미 우린 물을 활용한 체리 아이스크림을 만들곤 했다. 처음엔 어머니의 제안에 크게 흥미를 느끼지 못했다는 박씨는 결국 어머니의 뜻을 따르기로 했다.

박씨 모녀가 시범적으로 만든 아이스크림은 성공적이었다. 식용 색소나 향을 이용해 만드는 아이스크림이 대부분인 미국 시장에서 딸기 시럽이 아닌 진짜 딸기를 쓰고, 천연 재료를 사용한 박씨 모녀의 아이스크림은 미국인들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수개월의 준비 끝에 박씨는 2019년 3월 정식으로 워싱턴DC에 ‘사라의 수제 아이스크림’ 가게를 오픈했다. 가게 이름은 박씨 어머니인 사라의 이름을 따 지었다.

박씨의 아이스크림 가게는 오픈하자마자 대성공을 거뒀다. 오픈 당시 아이스크림 가게는 오후 9시 문을 닫을 때까지 긴 줄이 이어졌다.

박씨는 1호점을 오픈한지 1년이 채 되지 않아 워싱턴DC에 2호점을 열었다. 올해 말에는 메릴랜드에 추가로 3호점을 오픈할 계획이다.

현재 박씨는 35명의 직원을 거느린 사장이 됐다. 지난해 연 매출은 186만달러에 달했고, 박씨는 23만달러약 3억원의 순이익을 챙겼다.

박씨의 가게는 오픈부터 문전성시를 이룬 ‘대박집’이었지만, 박씨는 가게가 자리잡는 6개월 동안은 힘든시간을 보냈다고 한다.

특히 어머니와 한 공간에서 일을 해야 했던 박씨는 사업초기 어머니와 여러 의견 차이에 부딪혔지만 곧 갈등 해결 방법을 터득했다. 지금은 어머니가 메뉴 개발과 품질 관리를 담당하고, 박씨가 직원 관리와 가게 운영 전반에 관한 일을 도맡는 등 철저하게 역할을 분담하고 있다.

박씨의 아이스크림 가게에는 특별한 점이 있다. 마케팅에 별도의 비용을 들이지 않은 것이다. 대신 박씨 모녀는 지역 비영리 단체 등에 아이스크림을 기부하는 방식으로 지역 고객을 자연스럽게 끌어들였다. 또 박씨는 직원들을 위한 리더십 프로그램을 만들기도 했다. 이를 통해 직원들의 성장을 장려하고, 우수 직원은 관리자고 승진할 수 있도록 해 충성도를 높였다.

박씨는 “진부한 말이지만 모든 경험을 다 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아이스크림 가게를 운영할 계획이 전혀 없었던 박씨에게 자신의 전공과 기업 프로젝트 참여, 심지어 스타벅스에서 바리스타로 아르바이트를 했던 과거의 모든 경험이 지금 이 자리에 있는데 밑거름이 됐다고 강조했다.

박씨는 “돌이켜보면 나의 어떤 경험도 시간 낭비가 아니었다”며 “모든 경험들이 합쳐져 지금 아이스크림 가게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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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자아 기자 kimself@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