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허투 등 유방암 임상시험 기회, 세계에서 가장 많이 줄 것"
페이지 정보
본문
[新의료,인]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박연희 교수
[편집자주] 머니투데이가 新의료,인을 통해 새로운新 의료 분야를 개척하는 사람人과 속in 이야기를 전합니다.
임상시험은 사람을 대상으로 신약의 효과와 안전성을 증명하는 과정이다. 주기적으로 약물을 투여하고 상태를 추적 관찰하기 위해 수백~수천억 원이 든다. 성공과 실패를 예측하기 어려워 제약사는 매번 위험부담을 감수해야 한다. 소위 위험한 약, 안되는 약에 투자할 리 만무하다. 유방암 신약인 엔허투는 현재까지 해당 암에서 11개의 임상시험이 진행4월 기준, 진행 중 포함됐다. 초기·전이성 유방암을 가리지 않고 기존 치료보다 훨씬 개선된 성적을 내며 유방암의 새로운 무기로 조명받고 있다. 지난해 6월, 미국 임상종양학회ASCO에서 엔허투의 유방암 임상 3상 결과가 발표될 때는 그 우수성에 참석자들이 기립박수를 치기도 했다. 엔허투의 뛰어난 치료 효과는 항체-약물 접합체이하 ADC라는 독특한 구조에서 기인한다. 화이자가 기술 확보를 위해 ADC 개발 전문 기업인 씨젠시애틀 제네틱스을 430억달러약 56조원에 인수했을 정도로 유망한 기술이다. 머니투데이와 만난 박연희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는 "엔허투를 사용해 암을 치료하는 의사로서 평생 보지 못할 것 같던 생존율 향상 그래프를 볼 수 있었다"라며 "환자에게 가장 좋은 치료 기회를 세계에서 가장 많이 주고 싶어 엔허투의 국내 임상에 전부 참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
젊은 유방암 많은 韓, 가정과 사회 이중 손실
━ 이른 시기 암에 걸리면 가정은 물론 사회적인 손실이 상당하다. 본인은 물론 보호자 역할을 책임질 부모와 배우자, 양육 대상인 자녀에게까지 여파가 미친다. 암 중에서 예후가 좋다곤 하지만 전체 환자가 많은 만큼 치료가 어려운 환자도 드물지 않다. 전립선암과 함께 환자가 늘고 있는 유일한 암이란 점에서 난치성 유방암 환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
블록버스터 의약품에 암세포 죽이는 폭탄 붙여
━ 하지만 이 역시 대상 환자가 비교적 제한적이고 특히, 함께 쓰는 세포 독성 항암제의 독성이 만만치 않아 기저질환이 있거나 나이가 많은 환자는 적용하기가 어렵다는 한계가 존재한다. 4기 암 환자의 경우 표준치료의 한계점은 더욱 명확하다. 박 교수가 임상시험에 매진하는 배경이다. 박 교수는 "난치성 유방암에서 정답항암제이 없을 땐 임상시험이 정답이라고 생각한다"며 "그때 이 약을 쓰지 못해서 죽었다는 생각은 나도, 환자에게도 들고 싶게 하지 않다"고 말했다.
최근 그가 최근 집중적으로 연구하는 항암제 엔허투는 표준 치료로 쓰는 허셉틴트라스투주맙과 세포 독성 항암제데룩스테칸를 붙인 신약이다. 박 교수는 "블록버스터 의약품으로 유방암 환자의 생존율을 높였던 허셉틴에 기반해 약물이라는 폭탄을 예술적으로 붙인 약"이라 설명했다. 항체와 약물이라는 두 물질을 하나로 연결하면 11 이상의 시너지 효과가 발생한다. HER2 수용체가 조금만 있어도 이를 인지해 달라붙고, 암세포 주변에서만 폭탄이 터져 부작용은 적고 효과는 크다. 사실 이전에도 ADC를 활용한 유방암 치료제 케싸일라가 있었다. 현재 TCHP 요법이 듣지 않는 환자의 수술 후 보조요법에 표준 치료로 쓰인다. 케싸일라도 허셉틴에 세포 독성물질을 붙인 형태지만, 엔허투의 치료 효과가 훨씬 준수하다. 이 둘을 직접 비교한 임상 결과 무진행 생존 기간 중앙값은 엔허투가 28.8개월로 케싸일라6.8개월보다 22개월 길었다. 케싸일라를 썼지만, 치료에 실패한 환자에게 엔허투를 쓸 때도 거의 모든 사례에서 치료 반응이 나타난다. 항체는 같지만 서로 다른 약물페이로드과 연결체링커 기술이 모든 것을 바꾼다. 유전공학의 승리다. 박 교수는 "엔허투는 임상적 가치가 커 2차 치료부터 4기 유방암의 1차 치료, 수술 전선행, 수술 후 재발, 뇌전이 환자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임상이 진행되고 있다"며 "일반화하기 어렵지만, 우리 병원에도 선행에서 수술 후 재발까지 임상 연구로 참여한 환자 사례가 있다"고 전했다.
━
항암 신약 코리안 패싱 마음 아파, 정부 역할 중요
━
하지만 임상시험을 진행하는 건 여전히 쉽지 않은 일이다. 글로벌 빅파마에게 한국은 작은 시장이다. 임상시험을 한국에서 진행해 맞춤 신약을 출시해도, 가격이 비싸 정부 주도의 의료급여를 받지 못하면 그나마 작은 시장성마저 담보할 수 없다. 한국에서 꼭 임상시험을 할 필요도, 신약을 무조건 출시할 이유도 없는 셈이다. 한국 의료진은 신약을 쥔 글로벌 제약사에게 경제적인 이점과 높은 의료 수준 등을 앞세워 임상시험 수주에 나선다. 박 교수도 마찬가지다. 글로벌 제약사와 갑과 을을 넘나드는 신경전을 벌이면서도 그는 환자를 우선 생각한다고 했다. 글로벌 제약사에게 치료 기회를 더 많이 받아내기 위해, 그 임상이 한국 환자에게 도움이 되도록 설계하려 머리를 싸맨다. 박 교수는 "짧지만, 의미 있는 삶의 연장을 위해 수많은 환자가 나를 찾는데 이들이 손해를 보는 건 참을 수 없다. 그건 한국 의사로서 나의 자존심"이라며 "어렵게 만든 신약 도입의 기회를 경제적인 이유로 글로벌 제약사가 포기하는 코리안 패싱이 가능한 한 일어나지 않게, 한국 정부라는 보험사가 제대로 된 역할을 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박정렬 기자 parkjr@mt.co.kr
☞ "신랑 내 남자다" 홍석천, 테이 결혼식서 망언 ☞ "싸울일 없을 거라 생각했는데"…결혼지옥에 백종원 등장 ☞ 심경변화? 새출발?…이다인♥ 이승기, SNS 게시물 삭제 ☞ 이다해, 10년전 산 46억 빌라 신혼집으로…"혼수는 ♥세븐이" ☞ "난 에로배우 출신" 이병헌 동생 이지안, 과거 셀프 폭로 ☞ "내년에 50살" 하리수, 금발 변신 근황…더 물오른 미모 ☞ 인터넷·전화 끊긴 함안 낙화놀이…"최악의 축제" ☞ 강남 사로잡은 이유 알겠네…제네시스 G90 타보니 "집보다 안락"[차알못시승기] ☞ 대체복무 송민호, 여동생 美 결혼식에 장발로 등장해 눈길 ☞ 美·中 패권 전쟁 속 떠오르는 日… 속 끓는 K-반도체 ☞ 아이유·이종석 방문한 日 초호화 리조트…하루 숙박비만 500만원 ☞ 외인은 이미 올라 탔다…반도체주 기세로 코스피 2600 뚫을까 ☞ 동물예능 출연에 기자회견 검토…지지율 상승 尹, 소통 강화 행보 ☞ 은퇴후 편의점 옛말…20대 사장님 늘었다 ☞ 1000타석 넘게 기회 줬다 27세 KIA 우타거포 퓨처스행, 끝내 반전은 없는가 ⓒ 머니투데이 amp;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관련링크
- 이전글여름 코앞에, 치맥 가격 줄줄이 오른다…정부, 물가 촉각 23.05.30
- 다음글스마트폰 직접 고치면 공임비 절감…자가수리 국내 도입 23.05.3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