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구조개편 취소한 두산그룹…원전사업 어디로? > 경제기사 | economics

[서울=뉴시스] 류인선 기자 = 두산그룹 구조 개편이 무산된 가운데 두산에너빌리티의 원전 사업 향배가 주목된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원전 대표 기업인 두산에너빌리티를 둘러싼 경영 환경이 급변하면서 원전 사업에 신중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진단이다.

우선 비상계엄 사태로 인한 정국 혼란이 체코 원전 수주에 영향을 주지 않도록 하는 것이 급선무다. 체코 원전 사업은 지난 7월 한국수력원자력이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후 내년 3월 본 계약 체결을 앞두고 있다.


한수원이 본 계약을 체결하면 두산에너빌리티가 주기기 부문을 수주하는 방식이다. 만약 한수원 계약에 차질이 발생하면 수주 계획이 무산될 수 있다.

정부는 체코 원전 사업을 흔들림 없이 안정적으로 관리한다는 방침이다. 체코전력공사 대변인도 최근 "한국 상황이 장기적으로 프로젝트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하지 않는다"며 본 계약 진행 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업계 안팎에서는 체코뿐 아니라 원전 수주가 예상되던 폴란드, 아랍에미리트UAE, 사우디아라비아, 영국, 스웨덴, 네덜란드, 튀르키예 사업에도 차질을 빚을 수 있다고 우려한다.

전문가들은 "대형 원전 건설은 국가 지원 영역이 크기 때문에 정부가 원전 정책을 일관되게 유지할 것이라는 입장을 확실히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현재의 불확실성은 이런 측면에서 원전 사업에 악재다"고 밝혔다.

한국 투자 업계도 한때 탈원전 정책을 편 정부의 입장이 자칫 업계의 불안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특히 정권 교체 여부에 따라 원전 정책도 또 한번 흔들릴 수 있는 것이 또 다른 변수다.

이에 따라 대형 두산에너빌리티의 향후 투자 계획도 조정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두산에너빌리티는 당장 이번 그룹 구조 개편으로 1조2000억원을 마련해 원전과 SMR 사업의 생산능력 확대한다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이 같은 구조 개편도 주가 하락으로 결국 무산됐다. 이에 따라 두산에너빌리티가 향후 신중한 행보를 이어가야 한다는 진단이다.

하지만 두산에너빌리티를 주축으로 한 원전 생태계 지원 방안은 계속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들린다. 인공지능AI 시대를 맞아 막대한 전력 수요를 충족하려면 소형모듈원전SMR 같은 원자력 에너지가 절대적으로 필요하기 때문이다.

두산애너빌리티 박상현 대표는 지난 10일 주주서한을 통해 미래 시장 선점 의지를 재차 밝혔다. 박 대표는 "추가 투자자금 확보 방안과 이를 통한 성장 가속화를 어떻게 달성할 지 신중한 검토를 통해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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