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떨어졌다고 소송 당할 판"…상법개정안 통과에 재계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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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는 13일 오후 본회의를 열어 상법 개정안을 재석 280인 중 찬성 186명, 반대 91명, 기권 3명으로 통과시켰다. 야당 주도로 추진된 상법 개정안은 이사의 충실 의무 대상을 기존 ‘회사’에서 ‘주주’까지 확대하고, 전자 주주총회를 의무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주주에 대한 이사의 충실 의무를 도입하는 상법 개정안이 13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재석 279명 중 찬성 184명, 반대 91명, 기권 4명으로 가결되고 있다. 임현동 기자/20250313
하지만 재계는 일제히 반발했다. 한국경제인협회는 “이사 충실 의무 대상이 주주로 확대되면 경영 판단 과정에서 불이익을 주장하는 주주들의 소송 남발로 인수합병, 대규모 투자 등이 차질을 빚어 기업의 장기적 발전이 저해될 수밖에 없다”며 “행동주의 펀드들의 과도한 배당 요구, 경영 개입, 단기적 이익 추구 행위 등이 빈번하게 돼 기업들이 온전히 경영에 전념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상법 개정은 우리 기업들을 투기 자본의 먹잇감으로 내몰아 기업의 경쟁력을 저하함으로써 국가 경제의 밸류다운기업가치 하락을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덧붙였다.
법안의 완성도가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준선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는 “법안 내용을 보면 ‘주주’, ‘총주주’, ‘전체 주주’ 등 주주를 표현하는 용어가 혼재돼 있다. 엄밀성이 요구되는 법률 용어가 중구난방인 것”이라며 “이렇다 보니 주주가 정확히 누구를 지칭하는지, 회사와 주주 간에 의견이 엇갈릴 때 이사는 누구를 따라야 하는지, 책임의 범위가 어디까지인지 등 불명확하다”고 지적했다.
결국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 식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이날 “제조업이 주력인 우리 기업의 경우 중장기적인 설비 투자를 위한 정상적인 의사결정까지 소송의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익명을 원한 재계 관계자도 “쉽게 말해 ‘주가가 떨어졌다’는 이유만으로도 주주들이 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된 것”이라고 꼬집었다.
무엇보다 중소·중견기업들에 큰 위협이 될 수 있다. 대기업보다 지분 구조가 취약한 기업들이 많은 만큼 소액주주들이 각자의 득실에 따라 경영에 개입할 수 있는 여지가 커지기 때문이다. 소송에 따른 부담도 훨씬 클 수밖에 없다. “법무 전담 조직과 인력이 부족한 중소기업은 글로벌 기관투자자과 펀드의 경영 간섭에 무방비로 노출될 위험이 크다”중소기업중앙회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또 해외에서 이사의 경영상 판단에 대한 면책 규정을 두는 것과 달리, 한국 상법 개정안은 이같은 방어권이 없다는 점도 문제로 꼽힌다. 최 교수는 “미국 등에선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거치며 충분히 정보를 제공했으며, 이사의 개인적인 이해관계 없이 경영상 판단을 했다면 면책된다는 명확한 규정이 있다”며 “개정된 상법엔 경영판단 원칙에 대한 논의가 없다는 게 문제”라고 말했다.
재계에선 상법 개정안의 대안으로 ‘자본시장법’을 개정해 부작용을 최소화하면서 소액 주주를 보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이 대표발의한 자본시장법 개정안은 상장회사에게 합병·분할 시 주주 이익 보호 의무를 부여하는 것이 골자다. 구체적으로 이사회가 합병 등의 목적과 기대효과, 가액의 적정성 등에 대한 의견서를 작성해 공시해야 하고, 기업의 실질가치를 반영한 공정한 가액을 외부 평가기관을 통해 받아야 한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상법 개정이 아닌 자본시장법을 통해 보다 합리적이고 실효적인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13일 서울 여의도 한국경제인협회에서 열린
하지만 정부·여당 내에서도 엇갈린 목소리가 나오면서 혼선을 키우고 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이날 ‘기업·주주 상생의 거버넌스 구축을 위한 열린 토론’ 직후 기자들과 만나 “주주가치 제고와 관련한 논의를 원점으로 돌리는 형태의 의사결정은 저로서는 도저히 수용할 수 없다”며 “거부권을 행사해야 한다고 건의하기보다 오히려 직을 걸고 반대해야 하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이를 두고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적절하지 않고 옳지 않다”며 이 원장을 공개 비판하기도 했다.
나상현 기자 na.sangh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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