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백종원의 사과, 신뢰 회복 첫 단추부터 잘못 끼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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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백종원의 사과, 신뢰 회복 첫 단추부터 잘못 끼웠다](http://thumbnews.nateimg.co.kr/view610///news.nateimg.co.kr/orgImg/na/2025/03/16/6953779_high.jpg)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이사가 지난해 10월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더본코리아 기업설명회IPO에 참석해 기업설명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4.10.28/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서울=뉴스1 배지윤 기자 = 기업의 위기는 단순히 문제가 발생했다고 해서 찾아오는 것이 아니다. 위기를 키우는 것은 그 문제를 대하는 태도다. 백종원 더본코리아475560 대표가 보여주고 있는 태도는 소비자 신뢰 회복과는 거리가 멀다는 지적이 계속되고 있다.
최근 불거진 원산지 표기법 위반과 허위 광고 논란은 단순한 실수로 치부하기 어려운 사안이다. 평소 "우리 농산물을 살리겠다"며 신뢰를 쌓아온 브랜드에서 중국산 원료 사용이 드러난 것은 소비자들에게 커다란 배신감을 안겼다.
그러나 그보다 더 실망스러운 것은 사과 방식이었다. 지난달 처음 빽햄 논란이 일었을 당시 백 대표는 직접 유튜브에 등장해 장시간 조목조목 해명했다.
그런데 이번에 백 대표가 선택한 방식은 단 한 장의 사과문이었다. 더본코리아 홈페이지에 게시된 짧은 글 한 편이 사과의 전부였다. 문제의 심각성을 고려하면 소비자 입장에서는 최소한 그가 직접 나서서 고개를 숙이는 모습을 기대할 법도 했다. 하지만 그는 침묵했다.
진정성 있는 사과는 형식이 아니라 태도에서 나온다. 소비자가 분노하는 이유는 단순히 중국산 원료 사용 때문이 아니다. 문제가 불거졌을 때 적극적으로 대중을 설득하려 했던 백 대표가 막상 책임져야 할 때는 최소한의 형식만 갖추는 듯한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더본코리아는 오는 28일 기업공개IPO 이후 첫 번째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있다. 이번 입장 발표가 그 시점과 맞물렸다는 점에서 더욱 꼭 해야 하니까 했다는 인상을 지우기 어렵다.
하지만 기업의 위기는 보여주기식 사과로 해결되지 않는다. 소비자 신뢰를 되찾기 위해서는 단순한 사과가 아니라 재발 방지를 위한 구체적인 대책이 따라야 한다.
백 대표가 가진 힘은 정직한 맛이라는 신뢰에서 비롯됐다. 그러나 중요한 순간에 무성의한 태도를 보인다면 그가 쌓아온 브랜드 가치는 큰 타격을 입을 것이다. 신뢰 회복의 첫 단추부터 잘못 끼워진 지금 백종원이 정말로 소비자와 약속을 지키고 싶다면 진정성 있는 사과부터 다시 시작해야 할 것이다.
jiyounba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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