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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는 너무 섹시해" 텍스트 매력 빠진 Z세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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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13회 작성일 24-12-12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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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클럽 ‘라이브러리 사이언스’를 운영하는 패션모델 카이아 거버. /카이아 거버 인스타그램

독서 클럽 ‘라이브러리 사이언스’를 운영하는 패션모델 카이아 거버. /카이아 거버 인스타그램

‘도파민 중독 세대’로 알려졌던 Z세대1990년 중반~2010년 초반 출생가 텍스트의 매력에 빠졌다. 전 세계적으로 자극적인 숏폼 콘텐츠 대신 양질의 완성형 텍스트를 찾아 나서는 젊은 세대가 늘어나고 있다.

닐슨 북데이터 조사에 따르면, Z세대는 기성세대보다 인쇄된 책을 압도적으로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 11월부터 2022년 11월까지 1년간 책을 구매한 이들 중 Z세대 비중은 무려 80%에 달했다.

영국에서는 작년 6억6900만권의 도서가 판매되며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영국 가디언은 “시끄러운 커피숍보다 조용한 도서관에 대한 선호도가 상승하며 도서관을 방문하는 Z세대가 71% 증가했다”고 전했다.


국내에서도 Z세대의 독서 문화가 확산 중이다.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2023년 초#x2027;중#x2027;고등학생의 독서율은 95.8%로, 전년 대비 4.4%포인트 상승했다. 반면 성인 독서율은 4.5%포인트 하락한 43.0%를 기록했다. ‘서울국제도서전’ 행사도 20대 젊은 층이 주류를 이루며 전년과 비교해 참여자 수가 15% 늘어났다.

Z세대의 독서 열풍은 인플루언서의 영향력과 맞물려 확산하고 있다는 평가다. 23세의 세계적인 패션모델 카이아 거버는 “책은 항상 내 인생에서 가장 큰 사랑이며 독서는 정말 섹시하다”고 말하며 독서 클럽 ‘라이브러리 사이언스’를 직접 오픈했다. 책을 공유하고, 새로운 작가를 소개하고, 문학에 관심 있는 사람들과 교류하는 온라인 커뮤니티 플랫폼이다.

29세 패션 모델 켄달 제너가 프랑스의 한 수영장에서 소설을 읽는 모습이 포착된 후 24시간도 되지 않아 아마존에서 해당 책이 매진됐다.

국내에서도 스타의 독서 영향력이 입증됐다. 아이돌그룹 아이브 멤버 장원영이 읽은 ‘마흔에 읽는 쇼펜하우어’는 교보문고의 2024년 상반기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다. 한강 작가가 한국인 최초로 노벨 문학상을 수상하자 서점 오픈런을 하는 Z세대도 등장했다.

‘텍스트힙’이라는 신조어도 등장했다. 글자text와 세련됐다는 뜻의 영어단어 힙hip의 합성어로, 10#x2027;20세대를 중심으로 책 읽기가 하나의 ‘힙’한 문화로 자리 잡았음을 설명하는 단어다.

이에 따라 출판사의 마케팅 방법도 변했다. 팝업스토어를 열기 시작했고, 연말까지 ‘프란츠 카프카 기일 카페’와 ‘시의 집’과 같은 각양각색의 매장이 성수, 마포 등 지역에 차려졌다.

매거진형 콘텐츠를 제공하는 이랜드그룹 홈페이지. /이랜드그룹

매거진형 콘텐츠를 제공하는 이랜드그룹 홈페이지. /이랜드그룹

국내 기업에서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이랜드그룹은 홈페이지에 ‘매거진형 콘텐츠’를 내세우는 파격적인 변화를 시도했다. 회사 연혁, 사명, 대표 인사말 등 딱딱한 콘텐츠 대신 ‘따뜻한 겨울이 필요한 날’ ‘영하 2도, 열네살 소녀의 겨울은 더 추웠다’ ‘이것은 통나무인가, 케이크인가?’ 등 기업의 여러 상품을 재밌게 소개하는 글을 제공한다. MZ세대 직원 7명이 에디터가 되어 임원진의 불필요한 간섭 없이 또래들이 공감할 수 있는 매거진 콘텐츠를 발행한다.

그 결과 월 200만명 이상의 방문자가 찾는 곳으로 바뀌었다. 작년 1월부터 올해 11월까지 이랜드 공식 홈페이지 방문자 수는 1500만명을 돌파했다.

이랜드 관계자는 “앞으로도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완성형 글에 대한 수요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한다”며 “MZ세대 임직원 에디터가 주도하는 매거진형 홈페이지를 통해 문화 플랫폼의 역할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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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가영 기자 2ka0@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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