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봉 직접 만들어요"…집회 물품 구매 수요 몰리는 다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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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에 가 보니 촛불 대신 반짝거리는 아이돌 응원봉 같은 걸 들고 오셨더라고요. 딱히 그런게 없어서, 다이소에서 재료를 사서 직접 만들어 보려고요.”
12일 X전 트위터, 커뮤니티 등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따르면 다이소에서 산 제품을 이용해 금주 주말 예정된 윤석열 대통령 탄핵 촉구 시위에서 사용할 응원봉을 구매하거나 직접 만드려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다이소가 운영하는 온라인 플랫폼 ‘다이소몰’에서도 대다수의 야광봉이 품절된 상태다. 이날 다이소를 찾은 한 유모31·여씨는 “응원봉으로 쓸 만한 유아용 요술봉 장난감이 있다는 글을 봐서 그 제품을 찾고 있다”고 전했다.
SNS에서는 ‘나만의 탄핵봉 DIY’를 소개하는 시민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형광봉 대신 아크릴 LED조명을 구입하거나 긴 봉에 LED 전선을 감아서 응원봉처럼 만드는 방식이다. 자신의 블로그에 응원봉 제작 방법을 업로드한 김모24·여씨는 “들기도 편하고, 아이돌 응원봉 못지 않게 반짝거리는 응원봉을 저렴한 가격에 만들 수 있다”며 “이번 주 집회에는 직접 만든 응원봉을 들고 갈 것”이라고 전했다.
지난 7일 다이소 재료로 직접 응원봉을 만들어 시위 현장에 나간 구모23·여씨는 “원래는 진짜 초를 구매하려고 했는데, 바람이 많이 불어 초가 꺼진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탄핵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다이소에서 조화 꽃다발을 사고, LED 전선을 사서 위에 감아 총 4000원으로 나만의 탄핵봉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이 외에도 핫팩, 돗자리, 모자 등 시위 참여에 필요한 물건을 마련하기 위해 다이소를 이용하는 시민들도 많다. 광화문·종각역 인근 다이소 매장 관계자는 “지난 주말 전후로 핫팩이나 간식, 야광봉 같은 걸 무더기로 사 가는 손님들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직접 응원봉을 만들면서 집회 자체를 즐기는 문화가 생기기도 했다. 지모28·여씨는 “촛불을 드는 대신 내 손으로 응원봉을 만들어 참여한다고 생각하니 조금 더 즐거운 마음가짐으로 집회에 나갈 수 있을 것 같다”고 전했다.
영화 ‘서울의 봄’이나 한강 작가의 ‘소년이 온다’등을 보며 자란 젊은 세대가 시위에 참여하며 집회 문화도 달라졌다고 전문가는 설명한다. 특히 시위에 참여한 젊은 여성들이 ‘K-팝’ 팬덤 문화의 중심에 있는 만큼 그들이 응원하는 방식으로 새로운 집회 문화를 써 나간다는 해석이다.
구정우 성균관대학교 사회학과 교수는 “서울의 봄이나 소년이 온다 등 문화 콘텐츠에서 역사를 경험한 세대가 살면서 처음으로 이런계엄령 등 사태를 눈앞에서 겪으니 젊은 층의 감정선이 움직였을 것”이라며 “여기에 K-팝 팬덤의 중심축인 20대 여성들이 붙어 응원봉 같은 것들이 시위에 동원되고, 과거와는 다른 양상으로 나아가고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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