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車도 개취시대···지프·푸조가 틀 깨는 선택지 될 것"[C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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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
강남구 도산대로에 있는 지프 청담 전시장 2층. 거대한 창으로 들어오는 햇살을 정면으로 받는 벽에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지프의 역사가 연대기별로 새겨져 있다. 2차 세계대전의 화염 속을 누빈 지프는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SUV 브랜드다. 벽에 설명된 지프의 역사 중에 군용차량으로 활약한 M38 모델이 눈에 들어왔다. 1950년 미국 해병대를 위해 제작된 M38은 깊은 물속에서도 달릴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최초의 사륜구동 지프다. 당시 자유주의 진영이던 미군은 이 M38을 타고 한국전쟁에 참가해 38선에서 싸웠다.
지프 청담 전시장에서 서울경제신문과 만난 방실 스텔란티스코리아 대표이사 사장은 전시된 하얀색 지프 랭글러 모델 보닛 위에 손을 얹으며 “지프는 자유를 대변하는 브랜드”라고 말했다. 방 대표는 “딱 보면 풍기는 느낌이 있지 않느냐”라고 되물었다. 그는 “나는 조금 모험을 하고 싶다. 일상에서의 모험을 해야 할 듯한 느낌적인 느낌. 그런 캐릭터가 확 느껴지는 차가 지프”라고 설명했다.
방 대표는 미국과 이탈리아 합작사인 피아트크라이슬러그룹과 프랑스 푸조시트로엥그룹이 2021년 손잡고 탄생한 세계 5위 자동차 기업 스텔란티스의 한국 법인을 이끌고 있다. 방 대표는 폭스바겐과 완성차 업체 르노자동차코리아를 거치며 20년간 마케팅 분야에서 베테랑으로 활약했다.
방 대표는 한국 자동차 시장의 성격부터 규정했다. 방 대표는 “눈에 많이 보이는 차, 주변에서 인정해주고 쉽게 설명할 수 있는 브랜드에 손이 가는 선택을 하는 것이 한국 자동차 시장”이라며 “‘그 차 샀구나. 잘했다’는 이야기를 듣기를 원하는 시장”이라고 설명했다.
방 대표는 현재 메르세데스벤츠와 BMW ‘양강 구도’로 시장이 형성된 수입차 시장도 국내 소비자들의 이 같은 소비 패턴이 반영된 것이라고 판단했다. 방 대표는 “특정 수입차 브랜드들이 장악한 현재 시장구조를 만든 것은 2015년 폭스바겐 브랜드들에서 터진 ‘디젤 게이트’가 가장 컸다”며 “당시 폭스바겐은 수입차 시장에서 2위였지만 디젤 파워트레인에 의존했고 디젤 게이트가 터지면서 활동이 저조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BMW와 벤츠가 한국소비자들의 취향을 좀 더 맞출 수 있었기 때문에 지금의 시장 구조가 만들어졌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네임밸류가 있는 벤츠와 BMW를 사면 그 차를 왜 샀는지 설명할 필요도 줄일 수 있는 셈이다.
방 대표는 개인의 취향이 다양해지고 이를 존중하는 문화가 확산되면서 시장에서 공고한 위치를 자랑하던 독일차들의 지위도 흔들리고 있다고 판단했다. 현재 한국 수입차 시장은 테슬라와 같은 새로운 브랜드가 진입해 독일차들을 위협하고 있다. 약 10년 전 디젤 게이트가 촉발한 시장의 판도 변화가 현재 수입차 시장에도 진행되고 있다고 방 대표는 분석했다.
방 대표는 “앞으로의 고객층은 자기 목소리를 내는 사람들이 많아질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MZ세대를 중심으로 변하는 문화를 주목했다. 방 대표는 “과거에는 부서원들이 다 같이 점심을 먹으러 가는 등 대부분의 직원들은 함께 행동했다”며 “지금 세대는 점심을 먹으러 가도 내 취향에 맞춰서, 내 시간에 맞춰서 행동하는 것에 거리낌이 없어졌다”고 말했다. 개인의 성향과 취향을 존중하는 쪽으로 문화가 바뀌면서 한국 자동차 시장의 획일성도 완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방 대표는 “이제 자동차에 대한 선택도 굳이 내 친구, 우리 부모님이 인정하는 차를 산다기보다는 내가 원하고 좋아하는 차를 사는 시대가 펼쳐질 것”이라고 관측했다.
방 대표는 스텔란티스의 브랜드 지프와 푸조가 개성 있는 소비자들의 대안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자유를 대변하는 브랜드 지프는 10월 강원도에서 ‘지프 캠프’를 2년 만에 개최했다”며 “정통 오프로드 드라이빙 축제에 참여하는 분들이 계속해서 시장에 있고 지프는 모험과 자유, 틀을 벗어난 것을 원하는 소비자들을 위한 선택지”라고 강조했다. 이어 “개성 넘치는 스텔란티스의 브랜드들이 다양해지는 소비자들의 취향을 해소해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방 대표는 국내에 출시된 스텔란티스 브랜드를 사는 고객의 절반이 국내 완성차 브랜드 이용 고객이었다는 점을 주목했다. 특히 지프는 국내 브랜드를 랭글러와 같은 험로 주행 겸용 오프로드 SUV뿐만 아니라 그랜드체로키와 같은 프리미엄 라인업도 강화할 것이라고 했다. 방 대표는 “지프는 랭글러와 같은 오프로더와 럭셔리한 이미지의 그랜드체로키 두 개의 방향으로 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랜드체로키를 구매한 고객의 17%가량이 제네시스 SUV 구매를 고민하다가 결국 지프의 브랜드를 택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방 대표는 “제네시스는 벤틀리의 느낌을 담았고 조금 여성스럽다”며 “하지만 그랜드체로키는 조금 더 남성적이고 더 젊은 인테리어, 어드벤처에 더욱 적합한 모델”이라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제네시스에 비해 압도적인 SUV로서의 강점을 부각했다. 방 대표는 “그랜드체로키는 프리미엄 모델이지만 어디든 막 굴러가도 될 것 같은 지프의 이미지가 있다”며 “제네시스가 SUV로서 너무 우아하기만 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그랜드체로키는 더 좋은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20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프랑스 브랜드 푸조에 대해서도 “국내에서 가장 저평가된 선택지”라고 설명했다. 푸조는 1895년 ‘타입7’ 모델로 프랑스에서 열린 ‘타임레이스’ 우승을 시작으로 1912~1913년 프랑스 그랑프리, 1919년 미국 인디애나폴리스 500마일 레이스, 1937년 르망 24시간 내구레이스 등 모터스포츠에서 정상에 오른 수많은 역사를 갖고 있다. 현대자동차가 2019년 월드랠리챔피언십WRC에서 제조사 부문 첫 우승을 차지했는데 푸조는 이 일을 34년 전인 1985년에 이미 해냈다.
방 대표는 푸조가 가진 빼어난 모터스포츠 헤리티지를 담는 데 주력하고 있다. 방 대표는 “인제스피디움에서 영업 사원들이 푸조 모델을 운전하면서 트레이닝을 같이 진행했다”며 “사실 영업 사원들도 푸조의 밸런스, 핸들링, 레이싱 헤리티지를 느끼지 못했는데 인제스피디움에서 몸소 체험해보고 장점을 더욱 잘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방 대표는 내년 국내시장에 푸조의 준준형 해치백 모델 308을 출시할 계획도 밝혔다. 방 대표는 “내년 푸조 308 모델을 시작으로 푸조는 ‘프리미엄 전동화’를 추구할 것”이라며 “308을 시작으로 하이브리드 모델들을 먼저 시장에 선보이고 내후년부터는 전기차 모델도 들여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전기차 라인업이 들어오면 향상된 주행거리라든지, 푸조만의 실내 디자인, 인터페이스 같은 것을 어떻게 구현할 수 있는지 한국 시장에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방 대표는 “푸조는 자동차로서 뛰어난 성능에 더해 외관으로 보이는 디자인이 날카로운 눈매에 웅크리고 있는, 뛰어나갈 것 같은 사자의 모습을 하고 있다”며 “아직 푸조가 가진 핵심을 전부 보여주진 못했다”고 역설했다. 푸조는 2002년 한불모터스가 수입해 국내시장에서 판매됐고 2022년 스텔란티스코리아가 출범하면서 산하 브랜드로 편입됐다. 이 과정에서 푸조가 가진 매력을 국내 소비자들에게 제대로 알리지 못했다는 게 방 대표의 판단이다.
스텔란티스코리아는 11월 한국 고객 전용 멤버십 프로그램인 ‘푸조 라이온 하트’를 출시하며 푸조만의 감성을 담은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는 작업에 돌입했다. 방 대표는 “푸조를 타는 고객이 느낄 수 있는 감성과 헤리티지를 선사할 것”이라며 “푸조 고객만을 위한 프랑스 미식 디너와 같은 행사들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방 대표는 푸조 라이온 하트 프로그램을 앞세워 내년에는 푸조 고객들에게 프랑스 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프렌치 고메French Gourmet’를 선보일 예정이다. 프랑스 미식 문화를 테마로 푸조의 가치를 공유하고 고객과의 유대감을 더욱 강화하는 전략이다.
방 대표는 15개의 브랜드를 가진 스텔란티스가 한국 시장에서 확장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는 포부도 밝혔다. 내수시장 부진에 레저를 대표하는 모델 지프의 판매량이 회복하지 못하고 있지만 스텔란티스코리아는 올해 서비스센터 2곳을 재단장했고 내년부터 서비스센터를 본격적으로 확대하며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푸조와 지프의 신차도 내년과 내후년까지 줄줄이 예고돼 있다.
방 대표는 “과거 수입차 시장은 국내 자동차 시장점유율이 1%였는데 어느새 20% 가까이 올라갔다”며 “지난 10년 세계에서 유일하게 수입차 시장에서 특정 브랜드가 과점하고 있었는데 이제 소비자들이 시각을 돌리는 타이밍이 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에서 스텔란티스는 지프와 푸조 두 개 브랜드로 운영하지만 앞으로는 15개 브랜드를 가진 스텔란티스가 다양해지는 소비자 취향에 맞춰 구미에 맞는 상품을 제공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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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e is···
△1973년 서울 △1995년 이화여대 섬유예술학 학사 및 석사 △2000년 고려대 MBA △1997년 KBS 홍보실 국제협력 코디네이터 △1999년 코콤포터노벨리 AE △2005년 폭스바겐코리아 PR 매니저 △2007년 폭스바겐코리아 마케팅 PR 총괄 △2013년 폭스바겐코리아 마케팅 PR amp; 세일즈 총괄 △2015년 르노삼성자동차 마케팅 오퍼레이션장 △2021년 르노삼성자동차 고객경험 오퍼레이션장 △2022년 르노코리아자동차 직영본부 본부장 △2023년 르노코리아자동차 네트워크 트레이닝amp;지원 오퍼레이션장 △2024년 스텔란티스코리아 대표이사 사장
구경우 기자 bluesquare@sedaily.com이건율 기자 yul@sedaily.com[서울경제 관련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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