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행 금리 인상 기대 깨졌다…시장 예측 안갯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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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참여자들 이달 금리 인상 예상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우려해와
인상 가능성 66%→40% 아래로 하락
‘엔화 강세발 급락장 없을 듯’ 분석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우려해와
인상 가능성 66%→40% 아래로 하락
‘엔화 강세발 급락장 없을 듯’ 분석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BOJ이 이번 달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기대감에 균열이 생기며 금리 방향 예측이 더 어려워졌다. 지난달 말 66%로 집계된 일본은행의 금리 인상 가능성은 이달 초 40% 아래로 내려왔다.
그간 시장 참여자들은 일본은행이 이달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보고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을 우려해왔다. 엔 캐리 트레이드는 금리가 낮은 엔화를 빌려 미국 달러 등 고금리 자산에 투자하는 전략이다. 반대로 엔화 가치가 높아지면 각국에 흩어진 자금이 일본으로 돌아올 수 있다. 일본은행 금리 인상에 글로벌 시장의 눈이 쏠린 건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파급 효과 때문이다.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에 대한 우려는 지난 8월 5일 전 세계 증시가 출렁인 ‘블랙먼데이’의 주요 배경이다.
금리 올리면 2008년 이후 최고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10일 오후 3시 30분 현재 엔화는 달러당 151엔대에서 거래됐다. 엔 달러 환율은 일본은행의 12월 금리 인상 가능성을 반영해 지난달 말부터 150엔 아래로 내려왔지만엔화 가치 상승, 소폭 반등엔화 가치 하락했다. 일본은행은 이달 18~19일 금융정책결정회의를 열어 기준 금리 인상 여부를 결정한다. 일본은행이 이달 기준금리인 단기 정책금리를 0.25% 포인트 올리면 2008년 이후 최고 수준인 0.5%가 된다.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는 지난달 30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과 인터뷰에서 금리 인상을 시사했다. 우에다 총재는 “데이터가 가정한 대로 변해 간다고 하는 의미에서는 가까워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며 “물가 상승률이 2%를 향해 착실하게 올라간다는 확실성이 커지면 적당한 타이밍에 금융 완화 정도를 조정하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4월 취임한 그는 금융완화 정책을 변경하는 금융 정상화 정책을 추진해왔다. 일본은행은 올해 3월 17년 만에 기준금리인 단기 정책금리를 인상하며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종료했다. 지난 7월에는 금리를 0~0.1%에서 0.25%로 인상했다. 시장에서는 우에다 총재의 발언으로 이달 일본은행이 금리를 0.5%로 올릴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금리 인상 가능성을 낮추는 일본은행 내부 발언이 나오면서 예측이 힘들어졌다. 나카무라 도요아키 일본은행 정책위원은 지난 5일 히로시마현 금융경제 간담회에 참석해 “금리 인상에 반대하지 않는다”면서도 “금리 인상 시점은 데이터에 따라 달라야 한다”고 말했다. 금융정책결정회의에 앞서 결정을 뒷받침할 수 있는 여러 경제 지표가 나올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그는 일본은행 이사회에서 가장 비둘기파적인 인물로 꼽힌다. 지난 7월 금리 인상 결정에도 반대표를 던졌다.
블룸버그통신은 지난달 말 66%였던 이달 금리 인상 가능성이 나카무라 위원 발언 이후 37%로 낮아졌다고 분석했다. 소비자가 수입 물가 등에 부담을 느끼는 상황이 아니라면 일본은행 내부에서 성급한 금리 인상은 피해야 한다는 의견이 커지고 있다는 지난 4일 지지통신 보도도 영향을 미쳤다.
추가 금리 인상이 엔화에 미칠 영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이 내년 1월인 것을 고려하면 금리 인상 시점을 1월로 미룰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유스케 마츠오 미즈호증권 수석 시장 경제학자는 지지통신 보도를 언급하며 “일본은행이 의도적으로 정보를 공개한 것이라면 12월 회의에서 이미 금리를 인상하기로 했다는 오해를 막기 위한 것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나카무라 위원 발언 이후 발표된 일본 3분기 경제성장률이 예상치를 웃돈 것은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에 힘을 싣는다. 닛케이에 따르면 일본 내각부가 9일 발표한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수정치는 전 분기보다 0.3% 증가했다. 연간으로 환산한 성장률은 1.2%였다. 지난달 15일 공개한 속보치연율 0.9%, 전 분기 대비 0.2%보다 상향 조정됐다.
“시장 급락 재연되지 않을 것”
시장에서는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으로 인한 피해는 크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주를 이룬다. 금리를 인상해도 8월과 같은 급락은 재연되지 않을 것이란 설명이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지난 8월 초 엔화 초강세와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은 일본은행의 금리 인상이 예상보다 빠르게 이뤄진 것과 동시에 7월 금리 인상 이후에도 추가 금리 인상이 단행될 것이라는 전망이 강했기 때문”이라며 “이달 일본은행이 추가 금리 인상에 나설 경우 추가 긴축 우려는 크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한국은행은 엔 캐리 트레이드 잔액을 506조6000억 엔으로 추산했다. 이중 청산 가능성이 큰 금액은 32조7000억 엔으로 집계했다. 김성환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폭락 대비 규모가 많이 축소돼 엔화 강세발 급격한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우려가 줄었다”고 설명했다.
지난 8월 증시 급락은 미국 경제 침체 우려에 따른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금리 인하 가능성도 작용했다는 면에서 지금과 다르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금은 8월 초와 달리 미국 경제가 견조한 추세로, 금리 인하 속도 조절론까지 나오고 있어 엔 캐리 트레이드로 인한 급락장이 펼쳐지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반대로 엔 캐리 트레이드가 활성화된다는 분석도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지난달 엔화 하락 베팅 규모가 135억 달러로 10월97억4000만 달러보다 늘었다고 보도했다. 일본은행이 금리를 인상해도 여전히 달러 등과 비교할 때 수익률 격차를 메우기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이광수 기자 g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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