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비에 월세까지…이랜드복지재단 SOS 위고, 위기가정에 희망의 손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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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 허리 수술비 딸 심장병 수술비 보탠 80대 母…결국 실명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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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송화 씨가 보낸 감사편지. [이랜드복지재단 제공] |
[헤럴드경제=신현주 기자] “엄마가 평생 저를 위해 희생하셨는데 저는 엄마를 위해 할 수 있는 것이 없어요”.
이송화가명, 61세 씨의 목소리가 떨렸다. 10여년 전 해외 사업 실패로 신용불량자가 된 뒤 심장병까지 얻게 된 이 씨와 오른쪽 눈을 잃은 어머니 김영숙가명, 84세 씨는 ‘노노老老부양’ 가구다.
보건복지부 통계에 따르면 65세 이상 노인이 노인을 부양하는 ‘노노부양’ 가구는 2023년 기준 42만 가구다. 이 중 38.4%가 최저생계비 이하의 생활을 하고 있다.
사업 실패 후 경제적 어려움은 물론 과도한 스트레스로 심장병까지 얻게 된 딸을 위해 김 씨는 80대의 나이에도 식당 일을 놓을 수 없었다.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그릇을 나르고 설거지를 하며 딸의 재기를 도왔다. 이 씨의 심장병이 악화되면서 수술이 시급해지자 김 씨는 자신의 허리 수술비를 딸의 심장 수술비로 보탰다. 보증금도 월세도 없는 상황이었다.
김 씨는 정작 자신의 건강은 챙기지 못했다. 담관 결석으로 인한 담관염이 발생했지만, 경제적 형편 때문에 치료를 제대로 받지 못했다. 시기를 놓친 염증은 점차 확산됐다. 결국 내인성 안내염으로 이어졌다. 혈액을 타고 눈으로 퍼진 곰팡이균은 오른쪽 눈을 위협했다. 김 씨는 결국 실명 후 적출 수술까지 받아야 했다.
김 씨는 “눈을 잃었을 때는 정말 죽고 싶었지만, 송화가 있어서 버텼다”며 “이제는 딸이 저를 살리죠”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모녀가 함께 사는 2층의 낡은 집은 또 다른 시련의 공간이었다. 이 씨의 심장병 수술비와 김 씨의 치료비로 생활은 갈수록 어려워졌다. 병원비를 내고 나면 월세가 없고, 월세를 내면 약값이 부족한 ‘악순환’이었다. 김 씨 모녀는 월세 체납으로 퇴거 위기에 놓였다.
이때 이랜드복지재단의 ‘SOS 위고’가 희망의 손길을 내밀었다. ‘SOS 위고’ 사업은 사각지대 위기가정의 신속한 지원을 통해 일상생활의 회복과 삶의 변화를 돕는 사업이다. 복지관의 도움을 받아 지원 신청을 했고, 72시간 만에 300만원의 긴급 주거지원이 결정됐다. 체납된 월세를 내는 것은 물론 안전한 1층 집으로 이사까지 가능해졌다. 이 씨는 “새로운 집은 난간이 있는 1층 구조라 더 이상 계단 걱정은 없다”며 “무엇보다 엄마가 화장실 가기 편해졌다”고 했다.
새 보금자리에서 맞이한 첫날 모녀는 서로를 위로했다. 김 씨는 “송화야, 엄마 이제 좀 살 것 같다”며 안도했고 이 씨는 “우리 여기까지 왔으니 앞으로도 잘 해낼 것”이라며 새로운 시작에 대한 의지를 보였다. 모녀는 감사 편지에서 “그때는 정말 더 이상의 희망이 보이지 않았다”며 “지원이 없었다면 저희는 아마 극단적인 선택을 했을지도 모른다”고 적었다.
매주 찾아오는 방문간호사는 “두 사람 모두 표정이 밝아졌다”며 “특히 김 씨는 이사 오신 후 혈압이 많이 안정됐다”고 전했다.
이랜드복지재단 관계자는 “노노부양 가정은 단순한 경제적 지원을 넘어 서로의 힘이 되어주는 가족의 가치를 보여준다”며 “이런 가정들이 안정된 삶을 이어갈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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