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사과 먼저" vs 정부 "동결 수용"…평행선 달리는 의대증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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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1차장이 14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5.3.14/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서울=뉴스1 김규빈 기자 =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이달 말까지 의대생 전원 복귀를 전제로 2026학년도 의대 모집인원을 3058명으로 동결하겠다고 밝힌 것과 관련해 보건복지부도 이를 수용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의료계는 "정부의 말장난"이라고 반발하면서, 의대 증원 논쟁은 또다시 평행선을 달리게 됐다.
조규홍 복지부 장관은 1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지난 7일 이 부총리가 2026학년도 모집 인원에 대해 각 대학 총장과 의대 학장들의 건의를 깊은 고민 끝에 받아들이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며 "의대생 여러분께서는 캠퍼스로 돌아오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복지부는 의대 모집인원을 증원 이전으로 되돌리는 방안에 대해서 반대해 왔다. 이 때문에 이 부총리가 주재한 의대 증원 관련 브리핑에 복지부 관계자들은 한동안 모습을 드러내지 않기도 했다. 하지만 이날 중대본은 교육부가 제시한 안에 대해서 사실상 수용한 것으로 보인다.
조 장관은 의료계에서 주장하는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 전면 철회에 대해서는 부적절하다고 했다. 그는 "의료개혁 2차 실행방안을 준비 중이며 가까운 시일 내에 발표할 것"이라며 "수십 년간 누적돼 온 지역의료와 필수의료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의료개혁은 흔들림 없이 추진하겠다"고 했다.
의료계는 정부의 의대 증원 정책에 대해서 즉각 반발했다. 김성근 대한의사협회의협 대변인은 이날 서울 용산구 의협 회관에서 열린 정례 브리핑에서 "내년 정원과 모집인원을 가지고 정부가 말장난하고 있다"며 "무도하게 2000명을 증원하고 폭주 기관차처럼 의료 개혁 과제라는 이름을 붙이며 추진했던 정책의 실패를 인정하고 사과하라"고 비판했다.
의협은 정부와 의료계 간의 신뢰회복이 우선이라는 입장이다. 김성근 대변인은 "정원은 그대로 5058명이라고 하면서 모집인원은 3058명으로 줄이겠다는 말을 당사자들이 믿을 수 없다"며 "의협이 정부와 문서에 사인해서 의대생들과 전공의들이 돌아온다면 당장이라도 할 것"이라고 했다.
또 "2020년 의료계 총파업 당시에도 정부와 당시 여당, 의협회장이 사인한 문서의 잉크도 마르기 전에 지난해 의대 2000명 증원 등 의료개혁이 발표된 사례가 있다"고 설명했다. 보건복지부와 의협은 지난 2020년 9월4일 의정합의를 통해 의대정원 문제에 대해 코로나19가 안정화된 이후 의정협의체에서 논의하기로 합의했고, 정부는 일방적인 정책 추진을 강행하지 않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김성근 대한의사협회 대변인이 14일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에서 열린 제7차 정례브리핑에서 입장문을 발표하고 있다. 대한의사협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5.3.14/뉴스1
가장 큰 피해자는 의대생…"혼란 수습에 10년 넘게 걸릴 것"
의료계에서는 당장 이달 말부터 의대생들에게 피해가 돌아가는 만큼 양측 모두 한발 물러서서 대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실제로 의대생들이 이달 말까지 복귀하지 않으면 내년에 24, 25, 26학번이 모두 1학년이 되는 트리플링tripling이 벌어진다. 이 경우 1만 명이 넘는 학생들이 한 번에 수업을 듣게 된다.
김부섭 중앙대의료원 교육협력 현대병원장은 "의대생들은 2년의 세월을 버리게 생겼고, 휴학이 안 되는 신입생들은 수능시험을 다시 칠 위기에 처했다"며 "3개 학년이 한 번에 수업을 들음으로써 이후에 벌어지는 의대 교육 현장의 혼란, 의사 수급 불균형 등을 정상화하는 데는 적어도 10년 이상의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 수도권 소재 대학병원 교수는 "의료계와 정부 모두 1년 넘게 의대 증원 사태로 인해 극심한 혼란을 겪었고, 더는 이 상황이 지속되어서는 안 된다는 최소한의 공감대는 형성되어 있을 것"이라며 "양쪽 모두 한 발씩 물러서서 대화해야 할 때"라고 덧붙였다.
rn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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