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테슬라보다 더 팔렸다…보조금 확정되자 바로 "이 차 살게요" > 경제기사 | natenews rank

기아 EV4 외장/사진= 기아 제공

지난해 캐즘대중화 전 일시적 수요 둔화 현상으로 골머리를 앓았던 전기차 시장이 연초부터 활기를 띠고 있다. 전기차 보조금이 일찌감치 확정되면서 구매자들의 수요도 높아진 영향이다.

12일 카이즈유 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지난달 전기차 판매량은 1만3247대로 전년 동기 대비 561.4% 증가했다. 전월인 1월과 비교해도 457.1% 늘어나며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가장 많이 팔린 전기차 모델은 기아 EV3였다. 2045대가 팔리면서 2위인 테슬라 모델Y를 5대 차이로 앞질렀다. 그 뒤를 현대자동차 아이오닉 5가 1357대로 뒤쫓는 등 현대차·기아·테슬라의 3파전 양상을 띠었다.


통상적으로 연초는 전기차 보조금이 확정되지 않은 탓에 전기차 판매량이 적다. 지난해 2월 전체 전기차 판매량도 2003대에 불과했는데, 환경부가 2월 19일에야 전기차 보조금 지침을 공표했기 때문이다. 보조금으로 인한 가격 차이가 큰 전기차 특성을 고려하면 당연한 결과다.

하지만 올해 환경부가 지난해보다 한 달 이상 빠른 1월 15일에 보조금 지침을 발표하면서 전기차 구매 시기가 빨라졌다. 캐즘이 장기화하자 환경부 내부적으로도 발표 시기를 앞당겨야 한다는 방침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전기차 보조금 확정이 앞당겨지면서 국산 전기차 판매량이 수입차보다 더 증가했다. 국산차의 경우 2월에 7107대가 팔리며 전년 동기보다 998% 늘었지만 수입 전기차 판매량은 3772대로 신장률 224%를 기록했다. 수입차 대비 국산차의 성장세가 4배 이상 높았던 셈이다.

완성차 업계는 연초부터 잇달아 전기차 신차를 출시하며 캐즘 극복에 나서는 모습이다. 현대차는 지난달 13일 대형 전동화 SUV인 아이오닉 9을 출시해 판매하고 있다. 동급 최고 수준의 실내 공간에 1회 충전 시 주행거리가 532km에 달해 전기차의 단점을 개선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기아의 경우 전기차 대중화를 타깃으로 내놓은 전기 세단 EV4의 계약을 지난 11일부터 받고 있다. 세단이면서도 SUV 같은 공간성을 확보해 실용성이 높다.

다만 올해도 전기차 국고 보조금이 지난해 최대 650만원에서 올해 580만원으로 70만원가량 줄어든 것은 부정적인 요소다. 지자체 보조금을 합한 보조금 역시 서울시 기준 전기 승용차에 최대 630만원의 보조금을 주기로 했는데, 지난해 800만원에서 21%가량 줄었다. 지원 대수도 지난해 계획보다 20%가량 감소한 9276대 수준이다.

임찬영 기자 chan02@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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