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침체·공사비 급등에…내년 민간아파트 분양 역대 최저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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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몇 년간 전국적으로 주택 경기 침체가 이어진 데다 공사비 상승, 혼란한 정국에 따른 정책 이행력 문제 등 복합적인 이유로 건설사들의 주택 사업이 위축된 결과로 분석된다.
25일 부동산 정보업체 부동산R114가 국내 주요 25곳 건설사의 내년 분양 물량을 전수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전국 158개 사업장에서는 총 14만6130가구민간아파트 분양 기준·임대 포함가 분양될 예정이다.
이는 통계를 확인할 수 있는 지난 2000년 이후 가장 적은 분양 물량이다. 2000년대 들어 연간 분양 물량이 최소치를 기록했던 지난 2010년17만2670가구보다도 내년 분양 수가 2만6000가구나 적은 것이다.
더욱이 건설사들이 연초 계획한 분양 물량은 실제로는 이보다 적게 공급되는 점을 감안하면, 내년 분양 물량은 더 큰 폭으로 줄어들 가능성도 적지 않다.
이번 조사에서는 분양 계획을 아직 최종적으로 확정하지 않은 GS건설·롯데건설·HDC현대산업개발의 물량 1만1000여가구는 포함되지 않았다. 이를 더해도 내년 분양 계획 물량은 총 15만7000여가구에 불과한 실정이다.
내년 예정된 분양은 지역별로는 서울 등 수도권은 8만5840가구, 지방은 6만290가구로 집계됐다. 수도권 분양은 세부적으로 △경기 5만550가구△서울 2만1719가구 △인천 1만3571가구 등이다. 내년 경기지역에서는 올해7만8625가구 분양 대비 2만8075가구가 줄어든다. 서울올해 2만6484가구, 인천올해 2만1699가구도 각각 4765가구, 8128가구씩 분양 물량이 감소할 전망이다.
지방에서는 △부산1만80007가구 △충남1만3496가구 △경남6611가구 등의 순으로 분양 물량이 많다. 반면 △강원508가구 △경북999가구 △광주1294가구 △전남1434가구 등 일부 지역은 분양 예정 물량이 1000가구 내외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월별로는 내년 1월1만6066가구 분양 물량이 가장 많다. 이는 올해 분양 계획이 잡혔다가 연기된 물량이 연초에 몰린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어 분양 성수기로 손꼽히는 4월·5월 각각 1만1163가구·1만1261가구 공급이 예정되어 있다.
업체별로는 시공능력평가 삼성물산 건설부문·현대건설 등 상위 10대 건설사 중 6곳의 분양물량이 올해보다 줄 것으로 전망됐다. 나머지 3곳은 올해 수준으로 유지할 것으로 예측되며, 1곳은 늘릴 것으로 예상됐다.
이를 종합하면 10대 건설사의 내년 전체 분양 물량도 올해의 69% 수준으로 급감할 전망이다.
내년 분양 물량 급감이 예측되며 부동산 시장 침체에 대한 업계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특히 연립·다세대 등 다른 유형의 주택을 포함한 전체 입주 물량이 2026년부터는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는 점에서 주택 시장 침체가 장기화될 것이란 분석이 적지 않다. 통상적으로 아파트의 경우 분양 후 2∼3년이 지나 입주로 이어지는 것을 감안하면 2026년 공급 부족 대란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나아가 대통령 탄핵을 둘러싼 혼란한 정국 상황으로 인한 정책 공백 장기화까지 겹칠 경우 주택 공급 확대를 위한 정책 동력마저 사라질 가능성도 낮지 않다.
부동산R114 관계자는 "이번 조사 대상인 25개 건설사 분양 물량은 전체 민간 아파트 분양의 80% 이상을 차지한다"며 "분양 물량은 2∼3년 이후 입주 물량이 되는데 분양 급감에 따라 입주 물량이 줄면서 주택 공급 시장에 쇼크를 줄 수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내년 아파트 분양시장은 단순한 경기 변동을 넘어 정책적·경제적·구조적 이유가 복합적으로 얽혀 역대 최저 물량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안정적인 주택 공급을 위해 정부와 건설업계는 실질적이고 현실적인 공사비 조정 방안을 논의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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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다빈 dabinnett@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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