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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 떠난다는데 정부 지원도 끊기나…"구조조정 검토" 병원 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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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84회 작성일 24-04-25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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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증원으로 촉발된 의정갈등이 의대 교수들의 사직과 휴진 예고로 또 다시 변곡점을 맞고 있다. 의대 교수단체들은 민법에 따라 사직서를 제출한 지 30일이 되면 사직 효력이 발생한다며 오는 25일부터 사직 가능성과 의료현장 이탈을 시사했다. 경기도 소재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이 사직원을 종합해 제출하기 전 정돈하고 있는 모습./사진=경기도=뉴스1 이재명 기자

정부가 의료대란 수습을 위한 추가 재정 투입을 중단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의대 교수들의 집단 사직과 진료 축소가 가시화된 상황에 대학수련병원들은 경영난이 한층 악화할 수 있다며 우려를 표하고 있다. 정부가 지난 두 달간 5000억원가량의 예산을 투입했지만, 현재까지 비상경영체계에서 벗어난 병원은 단 한 곳도 없다.

보건복지부는 25일 오후 2시 제9차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이하 건정심를 개최하고 고위험 산모 신생아 통합치료센터 지원 강화방안, 제2차 국민건강보험 종합계획에 따른 2024년도 시행계획, 코로나19COVID-19 위기 단계 하향에 따른 건강보험 지원방안 등을 논의했다.

이번 건정심에서 의료대란 수습을 위한 중증·응급환자 중심의 비상진료체계 유지를 위한 건강보험 재정 추가 투입은 안건으로 올라오지 않았다. 지난 6차, 7차 대면 회의8차는 서면으로 진행에서 복지부는 응급실 전문의 진찰료 100% 인상, 전문의 중환자·입원 환자 진료 시 정책지원금 신설, 상급종합병원에서 병·의원 회송 시 보상 등에 각 1882억원씩 총 3764억원의 건보 재정 투입을 결정한 바 있다.


정부의 재정 투입 중단 결정에 대한 우려에 당장 의대 교수들의 사직과 주 1회 휴진에 직면한 병원은 "정부가 의료 현장의 상황을 안일하게 보고 있다"고 아우성친다. 정부가 건보재정을 포함해 예비비1285억원까지 총 5000억원이 넘는 재정을 투입했지만, 전공의 이탈에 따른 병원의 경영난을 완벽히 해소하기엔 역부족이기 때문이다. 실제 전공의가 떠난 대학병원 중 비상 경영체계를 선포한 곳은 서울아산병원·세브란스병원 등 다수지만 이를 해제한 곳은 한 곳도 없다. 무급 휴가, 병동 통폐합, 교수 대상의 급여 반납 동의서 작성 등에 이어 최근에는 일반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 병원까지 나오는 등 경영 상황은 점점 악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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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진료체계 재정 투입 현황/그래픽=윤선정

대한병원협회가 지난 2월 16일부터 지난달까지 500병상 이상 수련병원 50곳의 경영 현황을 조사한 결과 전년 동기 대비 의료 수입은 4238억3487만원 감소해 각 병원당 평균 84억원에 달했다. 2월보다 3월 의료 수입이 훨씬 많이 줄었다. 서울지역의 한 대학병원 관계자는 "전공의가 빠진 직후인 3월보다는 사정이 조금 나아졌지만 적자 폭이 절반 정도로 줄어든 것일 뿐 여전히 하루 2~3억원 적자가 발생하고 있다. 규모가 큰 빅5 병원은 하루 10~15억원가량의 적자를 보는 상황"이라며 "의대 교수들이 병원을 떠나고 진료량을 줄일 것이라 선언하는 마당에 정부가 재정 지원하지 않으면 간호사·행정직 등 직원 대상의 구조조정을 예상보다 빨리 검토할 수도 있다"고 걱정했다.

일각에서는 복지부가 여전히 탁상행정을 벌이고 있다는 성토의 목소리도 나온다. 복지부가 집계한 비상진료체계 운영 상황에 따르면 지난 23일 기준 상급종합병원을 포함한 전체 종합병원의 평균 입원환자는 2만4145명으로 전주 대비 1.7% 증가했다. 중환자실 입원 환자 수는 0.6% 늘었다. 중증 응급환자도 전주 대비 14% 증가한 1570명22일 기준을 기록해 완만한 상승세를 보였다. 경증 환자는 동네 병원에, 중증·응급환자는 큰 병원에 오는 의료전달체계가 자리를 잡고 전공의를 대신해 진료보조PA 간호사의 역할이 확대되며 대학병원의 진료 정상화가 느리지만 이뤄지고 있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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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사들이 서울 강서구 한 종합병원 인공신장실에서 환자를 돌보고 있다./사진=[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그러나 전공의 이탈 이전 수준까지 경영 상황이 회복된 것은 아니라는 게 병원들의 공통된 이야기다. 또 다른 대학병원 관계자는 "정부가 그동안 중증·응급 환자 진료 수가를 중점 지원했는데 전체 환자 수가 낮게 유지되다 보니 병원 수입에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나마 상급종합병원 위주의 정책이라 일반 대학병원은 혜택을 거의 받지 못했다"며 "대학병원 대부분이 직원들의 월급을 주려고 의료기기 등 대금 청구를 미루며 시간을 벌고 있는 것뿐"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한두 달 내로 만기가 도래하면 그땐 문 닫는 병원이 실제 나올 수도 있다"며 "수가 인상 등 간접 지원이 아닌 전문의·간호사 인건비 지원처럼 실효성 있고 직접적인 지원이 하루빨리 이뤄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냈다.

무분별한 재정 지원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지난 9일 성명서를 내고 "불법 집단행동으로 의료현장의 혼란을 초래한 것은 의사들인데 그 불편과 재정부담까지 국민에게 전가하는 것은 부당하다"며 "자구 노력 없이 진료 공백 사태를 수수방관하는 병원에 대해서는 건보재정 지원을 재검토해 그 책임을 피해자인 국민이 아닌 의료계가 부담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보건복지부는 "올해 건강보험 재정은 약 2.6조 원 당기수지 흑자로 추계된다"며 "비상진료체계 운영 장기화와 의료 이용 형태 변화 등을 고려해 재정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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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렬 기자 parkjr@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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