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속세 75년만에 대수술…각자 받은 만큼만 유산취득세 낸다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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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1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10차 인구비상대책회의를 주재 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5.3.11/뉴스1
세종=뉴스1 전민 임용우 김유승 기자 = 정부가 1950년 상속세 도입 이후 75년 만에 과세 체계를 유산세에서 유산취득세 방식으로 바꾸는 대대적인 손질에 나섰다.
낡은 상속세 체계를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게 개편하고, 받는 재산에 따라 세금을 결정해 과세 형평성을 높인다는 취지다.
개편이 완료될 경우, 사망인이 물려주는 상속재산이 아닌 개별 상속인들이 각각 물려받는 재산을 기준으로 과세가 된다. 이는 증여세와 같은 방식이다.
정부는 새로운 상속세 개편안을 올해 법 개정을 통해 2028년부터 시행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12일 유산취득세 도입 방안을 발표했다.
상속세 과세 방식은 유산세와 유산취득세 방식으로 나뉜다. 유산세는 사망자피상속인의 전체 유산을 기준으로 과세하는 반면, 유산취득세는 상속인들이 각자 상속받는 재산을 기준으로 과세한다.
정부는 상속인들이 받은 만큼만 세금을 내도록 개편해 세 부담의 형평성을 높이고, 공제도 상속인 각자가 혜택을 받는 것이 타당하다는 판단하에 유산취득세 개편에 나섰다.
정부가 지난 2월 26일부터 이달 5일까지 일반국민 1만 명과 전문가 34명을 대상으로 온라인·대면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일반국민의 82.3%, 전문가의 85.3%가 상속세 제도의 개편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유산취득세 전환에 대해서는 일반국민 71.5%, 전문가 79.4%가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 News1 양혜림 디자이너
자녀당 5억원 공제…배우자 법정상속분 상관없이 10억원 이하 전액 공제
유산취득세 개편에 따라 전체 유산이 아닌 개인이 받는 유산에 대해서만 과세가 이뤄진다.
자녀가 상속받을 경우 최대 5억 원까지 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어 도입될 경우 세 부담이 크게 낮아질 전망이다.
현행 상속세는 사망자의 전체 유산을 기준으로 상속인과 수유자유언 등에 따라 상속받는 자가 연대해 세금을 납부하는 방식이다.
현재는 기초 공제2억 원와 자녀 1인당 5000만 원을 합산한 금액과 일괄 공제 5억 원 중 큰 금액을 공제하는 방식이지만, 자녀 공제액이 적어 대부분 일괄 공제를 적용해 왔다.
정부는 이를 상속인이 실제 취득한 재산에 대해서만 과세하고, 자녀 1인당 최대 5억 원을 공제하는 방식으로 개편을 추진하기로 했다. 기타 상속인형제·자매도 2억 원이 기본 공제된다.
수유자의 경우 직계존비속은 5000만 원, 기타 친족은 1000만 원을 한도로 공제된다.
전체 유산이 아닌 자신이 취득하는 금액에 대해서만 세금이 부과되는 것으로 공제 금액도 자녀 수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예를 들어 자녀 3명에게 15억 원을 상속할 경우 현행 상속세 제도에서는 일괄 공제 최대액인 5억 원을 공제한 후 10억 원에 대한 세금이 부과된다. 이때 결정세액은 2억4000만 원으로, 자녀 1인당 8000만 원씩 부담해야 한다.
그러나 유산취득세가 도입되면 자녀 1인당 5억 원씩 공제받을 수 있어 세금 부담이 사라지게 된다.
배우자, 법정상속분 무관 10억 원 이하 공제…국회서 배우자 상속세 폐지하면 반영
배우자 공제도 합리적으로 개선된다. 기존에는 배우자가 실제 상속받은 금액과 관계없이 피상속인의 전체 상속재산에서 5억 원을 전액 공제받았지만, 개정안에서는 배우자가 받은 상속재산이 10억 원 이하일 경우 법정상속분배우자:자녀=1.5:1과 관계없이 전액 공제하도록 변경된다.
배우자가 9억 원, 자녀 3명이 각각 3억 원을 상속받아 총 18억 원이 상속될 경우, 현행 제도에서는 배우자의 법정상속분 한도인 6억 원과 일괄 공제 5억 원을 뺀 7억 원이 과세 대상이었다. 하지만 개정안이 적용되면 배우자와 자녀 3명 모두 전액 공제를 받을 수 있다.
다만 배우자 최대 공제 한도는 법정상속분과 최대 30억 원 기준 둘 중 적은 금액으로 기존과 동일하게 유지된다. 법정상속분이 30억 원 이하라면 전액을 공제받을 수 있으나 이를 초과하면 30억 원에 대해 공제받을 수 있는 셈이다.
현재 배우자·자녀가 있는 경우 10억 원까지 인적 공제가 적용돼 상속세가 부과되지 않는 일종의 면세점 기능을 하고 있다. 이를 유지하기 위해 정부는 최저한 공제 10억 원을 도입해 모든 상속인·수유자의 공제 합계가 10억 원 미만일 경우 부족한 금액을 추가 공제하도록 설계했다.
정정훈 기획재정부 세제실장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대부분이 유산취득세를 도입하고 있다"며 "OECD와 국제통화기금IMF에서도 유산취득세가 과세 공평성과 부의 분배 측면에서 바람직하다고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상속인 각자가 본인에게 해당하는 공제를 그대로 적용받을 수 있어 세금 감소 효과를 직접 체감할 것"이라며 "받은 만큼 세금을 부담하는 방식으로 과세 형평성이 제고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국회에서 논의 중인 배우자 상속세 폐지의 경우 여야가 합의를 이루면 이번 개편에도 그대로 반영될 예정이다. 배우자 상속세 폐지는 법정상속분에 따른 최대 한도인 30억 원을 없애거나, 이에 상관없이 전액 비과세하는 방식이 거론된다.
정 실장은 "배우자공제, 자녀공제 등 국회 논의를 통해 바뀌는 부분은 바뀌는 그대로 흡수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 News1 김지영 디자이너
가업·영농 등 물적공제 유지…조세회피 대비책 마련
정부의 유산취득세 도입 방안이 실현되더라도, 가업·영농상속 공제 등 피상속인의 재산 특성에 기반한 물적 공제는 현행 방식이 유지될 예정이다.
현재 10년 이상 계속 경영한 중소·중견기업을 상속하면 가업상속 재산가액에 해당하는 금액을 공제받을 수 있다. 공제 한도는 경영 기간 10~20년은 300억 원, 20~30년은 400억 원, 30년 이상은 600억 원이다.
유산취득세가 도입되더라도 이러한 체계는 유지돼 가업을 승계하는 상속인에게 그대로 적용된다.
예를 들어 자녀 2인이 총 1200억 원의 상속재산30년 경영 가업재산 600억 원가업 외 재산 600억 원을 상속받을 때 가업을 상속받는 1명은 총 600억 원의 혜택을 그대로 받을 수 있다.
한편 유산취득세 전환 이후의 납세 절차는 현재 기본 틀을 유지하는 가운데, 상속재산의 분할과 관련한 별도의 분할 기한을 설정하기로 했다.
각 상속인과 수유자가 각자 신고하거나 공동 신고도 가능하다. 피상속인을 기준으로 과세 관할을 결정하는 현행 제도도 유지되며, 신고 기한도 상속 개시 후 6개월 이내로 기존 방식과 같다.
단 신고 기한 후 9개월 내의 분할 기한이 새로 생긴다. 정부는 신고 기한 내 상속재산 분할을 완료하지 못하더라도 우선 법정 상속분에 따라 분할된 것으로 보며, 신고 후 재산분할 확정 시 수정을 허용할 방침이다.
정부는 유산취득세 전환 시 발생할 수 있는 조세 회피를 방지하기 위해 위장분할, 우회 상속 등에 대한 대응 방안도 마련했다.
현재 상속세 위장분할에 대한 부과 제척기간국세를 부과할 수 있는 기간은 10년, 허위·누락 신고 등 부정행위의 경우 15년이다. 정부는 조세 회피 방지를 위해 위장분할 부과 제척기간도 15년으로 연장하기로 했다.
min785@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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