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산 30억 받는 배우자·자녀2 상속세 1억6000만원 줄어든다
페이지 정보
작성자 수집기 작성일 25-03-12 11:31 조회 12 댓글 0본문
정부가 75년 만에 상속세 개편에 나선 건 일부 초부자를 위한 상속세가 중산층의 세금이 돼 버린 문제 인식에 따른 것이다. 수십년간 물가 상승과 집값 급등 등 경제 변화를 낡은 상속세 체계가 따라가지 못하면서 중산층도 상속세를 내기 시작했다. 세대 간 수직적인 부의 대물림을 막고 평등을 강화한다는 상속세 취지를 생각하면, 중산층이 상속세 부담까지 지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게 정부 판단이다.
받은만큼 내는 상속세...재산·상속인 많을수록 세 부담↓
국세청 국세통계연보에 따르면, 2000년에 상속재산을 받은 국민은 21만2000명이었는데 2023년에는 29만3000명까지 늘었다. 이중 실제로 상속세를 낸 국민은 2000년 1400명에서 2023년 1만9900명으로 14배로 증가했다. 과거에는 상속을 받은 사람 중 0.7%만 세금을 냈다면, 지금은 6.8%가 상속세를 납부하고 있다. 6.8%는 피상속인을 기준으로 집계한 것으로 실제 납세자 비중은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현 제도를 유지하면 시간이 흐를수록 상속세를 내는 중산층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특히 부자로 보기 어려운 ‘소액 상속인’이 많아졌다. 현행법상 최고 세율50%에 해당하는 ‘과세표준 30억원 초과’에 해당하는 피상속인은 1251명으로 전체 6.2% 남짓이다. 반면 과세표준이 5억원 이하인 피상속인은 1만1270명56.5%으로 과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기본 공제 10억원배우자공제 5억원일괄공제 5억원을 받고도 수억원이 과세 대상으로 잡힌 경우다. 부동산 시장을 고려하면 서울 중산층 집 한 채만 물려받아도 세금 폭탄을 맞을 수 있다는 뜻이다. 상속세 문제를 해결하려면 과표 구간을 높여 중산층을 과세 대상에서 제외해주거나, 세율을 낮춰 부담을 덜어주는 방법이 있다. 하지만 과표 구간 조정이나 세율 인하는 더불어민주당이 반대하고 있어 국회 통과가 어렵다. 기재부가 지난해 세제개편안을 통해 최고 세율을 50%에서 40%로 낮추는 방안을 추진했지만 야당 반대로 무산됐다.
상속재산 30억 vs 50억 시뮬레이션 해보니…상속세액 1.6억↓ vs 3.6억↓
이번에는 과표나 세율을 건드리는 대신 유산취득세 방식을 도입해 상속인이 저세율을 적용받도록 한 게 골자다. 가령 배우자 1명과 자녀 2명이 30억원을 상속할 때 자녀 2명이 15억원을 받는다고 가정하면, 유산세에서는 30억원에 세금을 매긴다. 배우자공제5억원와 일괄공제5억원를 뺀 20억원에 세율 40%를 곱한 뒤 누진공제 1억6000만원을 적용하면 상속세는 6억4000만원이다. 유산취득세는 자녀 2명이 받는 15억원에 각각 세금을 물린다. 각각 5억원의 기본공제를 뺀 10억원에 세율 30%를 곱하고 누진공제 6000만원을 적용하면 산출세액은 자녀당 2억4000만원이다. 같은 돈을 상속해도 1억6000만원의 절세 효과가 발생한 셈이다.

같은 조건에서 상속재산이 50억원으로 늘어나 배우자가 20억원, 자녀가 각각 15억원을 상속할 경우, 유산세에서는 8억4000만원의 상속세를 내야 하지만, 유산취득세에서는 4억8000만원만 내면 된다. 30억원을 상속할 때와 비교해 절세율이 높아지며 감세 효과가 뚜렷하다. 김건영 기재부 조세개혁추진단장은 "상속세는 납부해야 할 세액이 커질수록 높은 세율을 적용하는 누진세 형태로, 유산취득세 전환시 세 부담이 더 낮아지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기재부는 과세 형평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조세 정의상 물려받은 유산 크기가 같으면 세금도 같아야 한다. 그런데 현재의 유산세는 상속액에 세금을 매기다 보니 상속인들이 받는 돈보다 높은 세율을 부담해야 한다. 미성년자나 장애인 등 각 상속인에게 부여한 공제도 상속액에 일괄 차감한다. 상속자가 장애인이 아닌데도 장애인 공제 혜택을 나눠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불합리한 측면이 있다. 이같은 이유로 상속세가 있는 주요국들은 유산세 대신 유산취득세를 도입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에서는 일본, 프랑스, 독일 등 20개국이 유산취득세를 채택 중이다. 유산세는 한국을 제외하면 미국, 영국, 덴마크 정도다. 국제통화기금IMF 지난해 ‘부에 과세하는 방법’이라는 보고서를 내고 “공평한 결과라는 측면에서 유산취득세가 유산세보다 바람직하다”고 권고한 바 있다.
대선 표심만 의식한 감세 전쟁...정부안 국회 문턱 넘을까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10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의원총회에서 박찬대 원내대표의 발언을 듣고 있다. 2025.3.10 김현민 기자
이번 정부안이 시행되려면 여소야대 국회의 문턱을 넘어야 한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선고로 조기 대선이 치러질 가능성에 대비해 여야가 상속세 개편을 비롯한 감세안을 내세우는 상황에서 정부의 유산취득세 도입 추진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단기적인 대선 표심 공략에만 주력하는 정치권이 근본적인 개혁이 필요한 유산취득세 도입에까지 손을 댈지 불확실하다는 시각도 많다.
정부는 유산취득세 도입과 함께 최고세율 인하 등 상속세 근본 개편 작업을 장기 과제로 추진하겠다는 복안이다. 낡은 세제를 현실에 맞게 정상화하기 위해서는 상속인별 공제액 상향뿐만 아니라 과세표준과 세율 자체를 선진국 수준으로 낮추는 개편이 필요하다. 하지만 정부가 지난해 세제개편안을 통해 발표한 과표 체계 조정과 최고세율 인하는 야당이 부자 감세 프레임을 묶어 반대하며 법개정이 무산됐다. 정부가 이번 개편안에서 과표 조정, 세율 인하, 가업상속공제 한도 등을 건드리지 않은 것도 이 때문이다. 정정훈 기재부 세제실장은 "이번 개편안에 과표 조정과 세율 인하 등을 담지 않은 것이 계획을 철회하겠다는 의미는 아니다"라며 "별도의 공론화 과정을 거쳐서 사회적 합의를 바탕으로 계속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세종=송승섭 기자 tmdtjq8506@asiae.co.kr세종=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
[관련기사]
☞ 뇌졸중 앓을 가능성…혈액형 A형과 O형 엄청난 차이
☞ "2000만원 빌려줬는데" 길거리 생방송 여성 살해범 말에 경악
☞ "국산 수급 어려워" 백종원의 더본코리아, 중국산 된장 사과문
☞ "내 아들 결혼식이지만 가는게 맞나"…尹 탄핵심판에 재판관 고민
☞ 주가하락은 시작에 불과?…"대규모 붕괴 이어질 것" 또 다시 경고한 부자아빠
▶ 2025년 사주·운세·토정비결·궁합 확인!
▶ 다들 한다는 AI, 실패 사례로 배우는 AI 기술
lt;ⓒ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gt;
관련링크
댓글목록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