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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엄 후폭풍…안갯속 두산밥캣 분할합병, 무산 관측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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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12회 작성일 24-12-09 1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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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그룹 사업구조 재편안/그래픽=김다나
두산그룹 사업구조 개편이 악재를 만났다. 계엄령 후폭풍으로 두산에너빌리티 등의 주가가 주식매수 예정가액을 한참 밑돌고 있기 때문이다. 그룹 차원에서 공을 들여온 두산밥캣 분할합병의 무산 가능성까지 거론된다.

국민연금기금 수탁자책임 전문위원회는 9일 제15차 위원회를 개최해 두산에너빌리티, 두산로보틱스 총 2개 사의 주주총회 안건에 관한 국민연금의 의결권 행사 방향을 심의했다. 오는 12일 예정된 두산그룹 사업구조 개편 관련 주총 안건을 심의하는 자리였다. 두산의 사업구조 개편은 △두산에너빌리티를 사업 회사와 두산밥캣을 자회사로 둔 신설법인으로 인적분할 △신설법인과 두산로보틱스의 합병을 골자로 한다.

국민연금은 오는 10일 기준 두산에너빌리티의 주가가 주식매수 예정가액2만890원보다 높은 경우를 조건으로 찬성하기로 결정했다. 두산로보틱스에 대해서도 주식매수 예정가액8만472원 보다 높은 경우에만 찬성 표결을 하기로 했다. 시장은 사실상 국민연금이 기권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두산에너빌리티의 종가는 1만7380원, 두산로보틱스의 종가는 5만7400원에 불과했다.


10일 하루만에 두 회사의 주가가 제시된 주식매수 예정가액을 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다. 두산에너빌리티의 주가는 지난 3일까지만해도 2만1150원으로 예정가액을 넘어서고 있었지만,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언 이후 정국이 불안해진 후 2만원대를 하회하기 시작했다. 두산로보틱스의 주가도 계엄 사태를 기점으로 상승세가 꺾였었다.

현재 상황이라면 주총에서 분할합병안이 승인을 받는다고 해도 국민연금을 비롯한 대다수 주주들이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하는 게 이득인 구조다. 두산에너빌리티와 두산로보틱스의 주가가 예정가액을 한참 밑돌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두산에너빌리티는 주식 매수 한도로 6000억원시가총액 약 5% 내외을 설정했는데, 국민연금 보유 지분만 6.85%에 달한다. 두산에너빌리티의 소액주주 비중은 63% 수준이다. 이들이 일제히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할 경우, 그룹 입장에선 막대한 자금을 쓰게 되고, 이는 재무 부담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업계와 시장에선 두산그룹의 사업구조 재편이 사실상 어려워진 게 아니냐는 말이 나온다. 오는 12월 예정된 임시주총 역시 두산그룹이 스스로 물릴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되기 시작했다. 이달 초만해도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 글래스루이스를 비롯해 국내의 한국ESG기준원·한국ESG연구소가 합병안에 찬성을 권고하는 등 분위기가 나쁘지 않았지만, 뜻밖의 계엄 후폭풍에 휘말린 형국이다.

재계 관계자는 "현재 상황이라면 두산 입장에서 사업구조 개편을 연기하는 게 나을 수 있다"며 "여러가지 옵션을 아마 검토하고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두산 관계자는 "아직까지 임시주총 연기 등과 관련해 정해진 건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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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민 기자 brow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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