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계엄 반대 뒤 자리 박차고 나간 최상목, 사의 만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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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4일 오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간밤의 비상계엄 선포 및 해제 관련 긴급 거시경제 금융현안 간담회를 마치고 기자들의 질의를 받고 있다. 이날 간담회에는 최상목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김병환 금융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 원장이 참석했다. 뉴스1
연합뉴스는 복수의 의원들을 인용해 이 총재가 이날 오전 한은을 방문한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야당 의원들과 만나 이 같은 취지로 당부했다고 보도했다.
이 총재는 "정치 상황과 별개로 경제 문제에 있어서는 정부와 여야가 협력해 상황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해외 투자자들에게 국내 경제 프로세스가 정상적으로 작동할 수 있다는 시그널을 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원달러 환율에 대해서는 "예전 수준으로 돌아가기는 어렵다"며 "지금 환율이 안정세에 접어들었다고 보기 어렵다. 시장이 관망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정치적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환율은 1400원대를 훌쩍 넘어섰다. 이날 낮 12시 15분 현재 환율은 1428원대를 기록하고 있다.
이 총재는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당일 심야에 열린 거시경제·금융현안 간담회F4 회의 뒷얘기도 소개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계엄 선포 전 소집된 국무회의에서 반대 의견을 강하게 제시한 뒤 자리를 박차고 나왔고, 사의를 표시하려 한 것을 이 총재가 만류했다는 것이다.
이 총재는 "당시 최 부총리에게 경제 사령탑이 있어야 대외적으로 심리가 안정이 된다고 사의를 만류했다"고 밝혔다는 게 참석자들의 전언이다.
이밖에 야당 의원들은 "정치적 불확실성이 길어지면 우리 경제에 심대한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의견을 거듭 피력했고, 이 총재도 큰 틀에서 공감을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전날 계엄과 탄핵을 둘러싼 대치 정국으로 코스피와 코스닥이 급락한 상황을 직접 언급했다. 이 대표는 "어제 코스닥이 코로나 팬데믹 이후 4년 만에 최저로 추락하고, 코스피도 연중 최저치를 기록했다"며 "무모한 계엄과 여당의 탄핵 반대 탓에 온 국민이 대가를 치른다"고 지적했다.
이해준 기자 lee.hayjun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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