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름깊던 車업계…"싸게 팔때 차 마련" 30代가 버팀목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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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30代 車구매 거의 안 줄어
그래픽=이진영
9일 자동차 시장조사 업체 카이즈유 데이터 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1~11월 전체 자가용 구매 대수가 9.3% 급감한 가운데 30대 구매는 4.4% 감소에 그쳤다. 이는 구매력이 가장 낮은 70대를 제외하고, 전 연령대에서 최저 수준의 감소폭이다. 30대는 40대와 50대 다음으로 차를 많이 구매하는 연령대인데, 40대와 50대는 같은 기간 8.5%, 12.7%씩 구매가 급감했다.
고금리·고물가 장기화로 최근 몇 년 동안 ‘첫 차’ 마련 시기를 미루며 누적된 30대 수요가 올 들어 출산·결혼·고용 등 사회 활동이 늘며 터져 나왔다는 분석이다. 올해 업계에선 내수 부진에 전기차에 대한 할인 공세를 펼쳤고, 사양을 낮추는 대신 가격을 낮게 책정한 ‘가성비 차’도 잇따라 출시했다. 차가 있는 4050은 이런 움직임에 반응하지 않고 교체 시기를 미룬 반면, 차가 없는 30대는 올해가 구매 적기라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그래픽=이진영
올 들어 30대의 출산 준비, 사회 활동 증가가 이런 변화의 배경으로 꼽힌다.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9월 30대 여성의 결혼 의향은 60%로 반년 만에 11.6%포인트 급증했다. 결혼은 했지만 자녀가 없는 이들의 출산 의향도 50.7%로 같은 기간 8.3%포인트 올랐다. 이런 30대가 수입차 업계의 전기차 할인 공세에 반응했다. 올 들어서 충전 부담과 대형 전기차 화재로 전기차에 대한 거부감이 늘어난 가운데, 30대는 변화에 상대적으로 빠르고 가격 같은 실리적인 면을 더 중요하게 여겨 전기차 구매를 늘렸다.
올해 30대가 가장 많이 구입한 수입차 1위와 2위는 테슬라 ‘모델 Y’와 ‘모델3′다. 이들 차량은 각각 작년 하반기와 지난 4월부터 미국산에서 중국산으로 바꾸는 대신, 가격을 수백만원 이상 할인해 판매되고 있다. 주행 거리 같은 성능은 기존보다 떨어지지만 가격이 더 저렴하게 출시되자 30대가 몰린 것이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올해 1~10월 30대의 수입 전기차 구매량1만 1691대은 1위인 40대와 불과 13대 차이에 불과했다. 작년 수입 전기차에서 30대는 40대에게 1500대 안팎 뒤처져 2위였지만, 올해는 지금 추세대로면 30대가 40대를 추월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특히 전기차만 파는 테슬라의 경우 30대 비율이 41.6%로, 전 연령대에서 가장 높았다.
자동차 구매 정보 플랫폼 겟차에 따르면, 수입차 업계는 올 연말 전기차를 중심으로 할인 폭을 높이고 있다. BMW의 전기차 iX3 M 스포츠 모델의 지난달 할인율은 16.1%로, 작년 동월 대비14% 대비 2%포인트 안팎 올랐다. 작년 11월 1%대에 그쳤던 아우디 전기차 Q4 e-트론의 할인율은 지난달 21%까지 올랐다.
◇4050만으론 불황 못 버텨…30대 겨냥하는 업계
자동차 업계에선 40대와 50대 구매가 전체의 절반 이상일 정도로 여전히 중요하지만, 불황 장기화 속에서 외연을 넓히기 위한 대상으로 30대에 주목하고 있다. 현대차는 올 초 코나의 연식 변경 모델을 출시하며 기본 트림의 가격을 40만원 낮췄고, 지난 10월 쏘나타 연식 변경 모델을 출시하면서 가솔린 모델의 최상위 트림 가격을 20만원 낮췄다. 기아는 지난달 K5의 새 2.0 가솔린 모델에 신규 엔트리 트림인 ‘스마트 셀렉션’을 내놨다. 기존 엔트리 트림의 일부 사양을 간소화한 대신 가격을 낮추고, 전용 디자인과 외장 색상을 적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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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관 기자 ykwa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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