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구 넘어 직판영역 허문 알리…"韓유통마진 다 챙겨갈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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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소비자를 대상으로 하는 이커머스인 타오바오와 티몰이 한국에 진출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국내 유통업계에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한국 기업들이 중국 시장 판로를 확장하는 긍정적인 측면이 있지만 한편으로는 한국 상품을 현지에 수출하는 과정에서 발생할 유통마진까지 중국 업체가 모두 가져갈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알리바바그룹이 설립한 타오바오티몰코리아는 모두 중국 알리바바그룹 산하 이커머스지만 알리익스프레스와는 완전히 성격이 다르다. 알리익스프레스가 한국 시장 등 해외 소비자를 대상으로 중국산 제품을 판매하는 직구직접구매몰을 운영한다면 타오바오와 티몰은 한국산 제품을 중국소비자에게 파는 온라인 쇼핑몰이다. 중국 소비자 사이에서 타오바오는 알리바바그룹 안에서도 가장 낮은 가격으로 상품을 살 수 있는 플랫폼으로 알려져 있다. 타오바오는 셀러판매자와 소비자를 연결하는 중개 역할을 수행하는 온픈마켓인데, 누구든지 마음만 먹으면 셀러로 등록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조악한 상품을 구매할 가능성도 높지만 리뷰를 꼼꼼히 살피면 가격 대비 성능이 좋은 제품을 살 수 있어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인기가 높다. 중국 현지 유통가와 시장조사기관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거래액GMV은 990조원으로 중국 내 1위다. 이와 대조적으로 티몰은 중대형 브랜드가 주로 입점해서 상대적으로 업체 신뢰도가 높은 편이다. 현지 업체 상품을 살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중국 소비자가 해외 상품을 직구할 수 있는 티몰 글로벌 사업도 전개하고 있다. 티몰의 지난해 거래액은 934조원으로 중국 내에서 타오바오에 이어 2위다. 알리바바가 중국 내수시장에서 가격에 민감한 소비자를 위해 타오바오를, 품질을 우선시하는 소비자를 대상으로 티몰을 운영하는 셈이다. 유통업계에서는 알리바바그룹이 전방위로 한국 진출하는 것에 대해 기대와 우려를 함께 제기한다. 긍정적 역할에 주목하는 쪽에서는 점차 악화하는 중국 직판·직구 수지를 근거로 든다. 올해 1분기 기준 중국 직판직접판매은 2433억원으로 중국 직구 대비 4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중국 내 영향력이 큰 타오바오티몰이 한국 셀러 판매를 도움으로써 수출에 해당하는 직판을 늘릴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게 긍정론의 요지다. 반면 국내 유통업계가 중국 이커머스 공룡에 종속되는 현상이 한층 빨라질 것이라는 부정적 관측도 나온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알리바바그룹이 향후 중국을 낀 직구·직판 시장을 넘어 글로벌 직구·직판 시장을 주도하겠다고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한국 기업이 중국이 아닌 미국·유럽 등으로 판매할 때 나오는 유통마진까지 알리바바그룹 등 중국 이커머스가 모두 가져가게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중국 이커머스 업체들이 한국 시장에서 급속히 세력을 확대하면서 제품 안전 등에 대한 소비자 불만이 제기되자 우리 정부도 본격적인 대책 마련에 나섰다. 이날 오후 공정거래위원회는 국내 시장에서 몸집을 불리고 있는 알리·테무와 자율 제품안전협약을 맺었다. 한기정 공정거래위원장은 "소비자 안전 확보는 기업이 지속가능한 경영을 실현하는 데 있어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하는 중요한 가치"라며 "해외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도 소비자에게서 보다 높은 신뢰를 얻을 수 있도록 소비자 안전을 확보하는 데 책임감을 가지고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한다"고 밝혔다. 레이 장 알리익스프레스코리아 대표는 "알리익스프레스는 궁극적으로 책임감 있고, 신뢰할 수 있는, 그리고 무엇보다도 장기적으로 지속가능한 플랫폼이 되고자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효과적인 소비자 보호 강화 솔루션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협업이 요구된다는 점을 이해하고 앞으로 규제당국과 긴밀히 협력해 국내 표준을 충족하도록 전념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자율협약으로 알리와 테무는 정부 등이 제공하는 위해 제품 정보를 기반으로 한 자체 모니터링을 실시한다. 또 정부 등 외부 모니터링 결과를 바탕으로 위해 제품의 유통·판매를 차단하는 시스템을 구축할 예정이다. 정부는 이번 협약을 시작으로 국내 시장에 진출한 C커머스에서 소비자를 보호하기 위한 정책 마련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조만간 관계부처 합동으로 해외직구 소비자 보호 대책을 발표할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공정위는 현재 알리·테무의 표시광고법 위반 혐의와 개인정보 유출 우려가 있는 약관에 대한 조사를 진행 중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강제성이 없는 자율협약인 만큼 정부가 보다 철저한 모니터링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승찬 용인대 중국학과 교수는 "알리·테무에 들어온 셀러가 너무 많아 업체 입장에서도 일일이 모니터링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위해 물품 등을 판매하는 셀러는 해당 이커머스가 보유한 데이터를 통해 철저히 단속할 수 있게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연승 단국대 교수는 "중국 이커머스가 앞으로도 한국 시장에서 영역을 확장할 것으로 관측되는 가운데 형식적인 협약에 그쳐서는 안 된다"며 "한국 정부가 지켜보고 있다는 경고의 메시지를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박창영 기자 / 류영욱 기자] ▶ “집 한채 사려는데 취득세 1억”…매물만 쌓이는 부동산 시장, 왜? ▶ “호텔뷔페 갔는데 옆자리에 강아지가”…1000만 펫가구 시대, 달라진 식당 ▶ “내가 부자라고? 헛웃음만”…연봉 8400만원 넘는데 “난 하층민” 왜? ▶ “올 4800만원 손실났는데 이달 5천만원 세금”... 금투세땐 1억2천만원 낼판 ▶ 2차전지 들고 있는 개미들 어쩌나…‘이 종목’ 물량폭탄 주의보 [ⓒ 매일경제 amp;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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