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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F 수수료 인하 치킨게임···고민 깊어진 중소형 자산운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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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50회 작성일 24-05-14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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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여의도 환승센터 주변 불이 켜진 증권회사 건물 주변 도도를 차량들이 지나고 있다./홍도은 기자 hongdo@kyunghyang.com

서울 여의도 환승센터 주변 불이 켜진 증권회사 건물 주변 도도를 차량들이 지나고 있다./홍도은 기자 hongdo@kyunghyang.com



자산운용업계에서 상장지수펀드ETF 수수료 인하 경쟁이 붙붙었다. 업계 1위 삼성자산운용삼성자산이 ETF 보수를 내리자 2위 미래에셋자산운용미래에셋도 맞대응에 나서며 ‘업계 최저 보수’ 타이틀 확보를 위한 치킨게임이 이어지고 있다. 대형사의 수수료 경쟁으로 중소형 자산운용사의 부담은 커졌고, 이를 타개하기 위한 셈법도 복잡해지고 있다.


‘142조원’ ETF 시장 장악 경쟁···최저 보수 타이틀 놓고 치킨게임


ETF 수수료 인하는 자산운용업계의 단골 이슈이지만, 최근 다시 화두가 된 것은 업계 양강인 삼성과 미래에셋이 보수 인하 경쟁을 주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자산은 지난달 19일 ‘KODEX미국Samp;P500H’ 등 미국 주요 주가지수를 추종하는 환헤지와 토털리턴배당 재투자 ETF 4개의 총보수를 0.05%에서 0.0099%로 내린다고 밝혔다. 이는 당시 국내 ETF 중 업계 최저 보수로, 1억원을 투자하면 연간 수수료가 9900원에 불과한 것이다.

업계 2위 미래에셋도 맞불을 놨다. 미래에셋은 지난 10일부터 양도성예금증서CD 1년물 금리를 추종하는 ‘TIGER 1년은행양도성예금증서액티브합성 ETF’의 총보수를 연 0.05%에서 0.0098%로 인하했다. 삼성자산과 달리 채권형 상품이지만 삼성보다 총보수를 0.0001%포인트 낮추면서 ‘국내 ETF 최저 보수’ 타이틀을 가져갔다.

코스피가 2754.86으로 마감한 21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에 새로 공개된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지수가 표시돼 있다. 김창길기자

코스피가 2754.86으로 마감한 21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에 새로 공개된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지수가 표시돼 있다. 김창길기자



순자산 기준으로 각각 39%, 37%의 점유율 차지하는 두 회사가 보수 경쟁에 나선 것은 이미지 각인을 통해 142조원 규모의 ETF시장 파이를 더 확보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투자자들은 금액이 적든 많든 수수료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측면이 있어서 해외주식 수수료 제로, ETF 보수 인하 등 경쟁에 나서는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수수료를 낮춘 ETF는 ‘KODEX200’ 등 핵심 ETF와 비교하면 순자산 규모가 작다. 수수료 인하에 따른 수입 감소는 불가피하지만 실적에 영향을 미칠 정도는 아닌데다, 오히려 업계 최저 수수료라는 이미지 각인 효과로 시장 지배력을 높일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마케팅 차원에서 몇 가지 ETF를 골라 내리면 타격이 크지 않으면서도 수수료가 싸다는 이미지를 줄 수 있다”고 말했다.

대형사 경쟁에 불똥 떨어진 중소형 운용사


두 업체의 치킨게임을 바라보는 중소형 자산운용사의 고민은 깊다. 자산 규모가 작은 중소형사 입장에선 보수 인하에 따른 매출 타격이 큰데다, 브랜드 파워가 상대적으로 약해 효과도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지금도 삼성과 미래 빼고는 수익 내는 곳이 없을 정도”라며 “대형사는 인하에 따른 매출 감소 비중이 크지 않겠지만 중소형사는 매출의 5%가 날라갈 수 있다”고 했다.

시장은 이번 보수 인하가 일회성에 그칠지, 업계 전반의 인하 경쟁으로 이어질지 관망하고 있다. 중소형사들은 보수 인하와 차별화된 상품 출시 등 타개 방법을 놓고 저울질을 거듭하고 있다. 한화자산운용은 지난달 27일 자사 핵심 ETF 중 하나인 ‘ARIRANG200’의 보수를 0.4%에서 0.017%로 낮췄다.

신한자산운용은 ‘SOL미국AI반도체칩메이커’ 등 반도체 섹터 관련 세분화 ETF를,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월중에 분배금을 지급하는 ‘ACE 미국반도체 15%프리미엄분배합성’등 커버드콜 ETF를 출시했다. 업계 관계자는 “타사 대비 비싸다고 생각하는 보수를 경쟁사 수준으로 내리거나, 상품 차별성을 확보하기 위해 수익이 날 수 있는 섹터들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경민 기자 kim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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