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가스 없인 감당 못해…AI 發 전력난에 탄소중립 이슈도 감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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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 전력 확보 전쟁] [中]
미국의 한 석유 회사가 셰일 석유를 시추하고 있는 모습. 그래픽=백형선 그래픽=백형선 작년에 2012년 이후 미국 석유·가스 업계에서 최대 규모의 인수·합병Mamp;A이 성사된 건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다. 올해 1분기에만 510억달러약 70조원의 투자가 추가로 이뤄졌다. 지난 3월 미국 휴스턴에서 열린 에너지 콘퍼런스 세라위크에서 석유·가스 업계 임원 122명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77%는 향후 2년 안에 500억달러약 68조원 이상의 거래가 더 발생할 것이라고 답했다. ◇위축됐던 석유·가스 업계 일어서다 하지만 빅오일들은 조용히 금고를 채우며 앞날을 대비했다. 그리고 세계를 에너지 위기로 몰아넣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이들의 곳간을 확 늘렸다. 세계 6대 석유·가스 기업이 2022~2023년 거둔 수익은 770조원에 이른다. ‘실탄’을 가득 채운 석유·가스 기업들은 선진국에서도 구전난求電難·electricity shortage에 대한 우려가 나오자 위축됐던 과거에서 벗어나 ‘역대급 투자’에 나서고 있다. 미래 에너지 패권을 장악하기 위해 통 큰 베팅을 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2020~2022년에만 해도 불확실했던 시장의 모습이 사라지면서 석유 기업들이 권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떠난 줄 알았던 석유·가스 버스 다시 찾다 전력 구하기 전쟁이 벌어지면서 한때 ‘떠나간 버스’ 취급을 받았던 가스발전소도 다시 돌아오고 있다. 영국은 지난 3월 5GW기가와트 이상 신규 가스발전소를 건설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리시 수낙 영국 총리는 “에너지 안보를 두고 도박을 하지 않겠다”면서 가스발전소 건설이 지체된다면, ‘블랙아웃’이 불가피하다고 우려했다. 탈원전·탈석탄을 내세우며 재생에너지 중심의 정책을 펼쳐온 독일 정부도 지난 2월 160억유로약 23조6000억원 규모 보조금을 투입해 가스발전소 15~20기10GW를 건설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원전 가동을 모두 중단하고, 석탄발전소도 퇴출에 나선 상황에서 재생에너지만으로 당장 늘어나는 전력 수요를 맞추지 못하자 내놓은 자구책이다. 미국에서는 텍사스주가 지난 2월 1.2GW 규모 가스발전소 건설 계획을 발표한 것을 비롯해 조지아·노스캐롤라이나·버지니아 등의 전력 업체들이 앞으로 15년 동안 가스발전소 수십 개를 건설할 계획을 밝혔다. 전력 수요지 근처에 2~3년이면 건설이 가능한 데다 전기가 필요할 때마다 끄고 켤 수 있는 유연성 등이 가스발전의 ‘귀환’을 이끈 것으로 평가된다. 뉴욕타임스는 “데이터센터는 짓는 데 1년이면 되지만, 재생에너지를 전력망에 연결하기 위해선 5년 이상이 걸린다”고 했다. 골드만삭스는 2030년까지 미국에서 데이터센터 증가에 따라 늘어나는 전기 수요 중 60%를 천연가스가 충당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시 목소리 커지는 석유·가스 업계 구전난에 석유·가스 기업의 가치가 올라가면서 숨죽이고 있던 업계도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셰브론 CEO 마이크 워스는 지난 6일 미국 매체 CNBC와의 인터뷰에서 “데이터센터는 태양광발전이 안 되는 일몰 후에도 멈출 수 없다”며 “믿을 수 있는 천연가스로 돌아오게 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천연가스의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본다”고도 했다. 아람코 CEO 아민 나세르는 그동안의 불만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지난 3월 에너지 콘퍼런스 세라위크에 참석한 나세르 CEO는 “석유·가스를 퇴출해야 한다는 환상을 버려야 한다”며 “현실적으로 전력 수요를 바라보라”고 일갈했다. 대런 우즈 엑손모빌 CEO는 지난해 11월 열린 한 행사에서 “거대 석유 기업을 악당으로 만들고 화석연료 공급을 제한하는 건 개발도상국 수백만 명을 빈곤에 빠뜨릴 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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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닷컴 바로가기] [ 조선일보 구독신청하기] 석남준 기자 namjun@chosun.com 조재희 기자 joyjay@chosun.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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