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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한 연말 소확행"…다이소 크리스마스 소품이 품절 대란템 된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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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15회 작성일 24-12-09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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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물가 시대에 탄핵 정국까지 우울한 연말
적은 돈으로 연말 분위기 내려는 소비 심리 반영
“갑작스러운 비상계엄령에 연말 분위기가 한순간에 사라졌다. 모두가 절망스러운 상황에서 그래도 동기들끼리 작게나마 크리스마스 모임을 하려고 소품을 사러 왔다. 그런데 전부 다 품절이라고 한다.”

9일 오전 11시 30분 서울 마포구의 한 다이소 매장. 대학생 최지현23씨는 “노래하는 산타 장식이 가장 탐나서 집 주변 다이소 매장 5곳을 돌아다녔는데도 결국 못 샀다”며 이같이 말했다.

최씨가 사려고 한 ‘노래하는 산타 장식’은 캐럴에 맞춰서 춤을 추는 산타 인형으로 이날 현재 오프라인 매장뿐 아니라 다이소 자사몰에서도 품절된 상태다.


9일 오후 12시 30분 서울 마포구의 한 다이소 매장에 마련된 크리스마스 기획 코너. 해당 코너에 품절된 소품들은 다이소 자사몰에서도 재입고 예정 상태로 공지돼 있다. /민영빈 기자

9일 오후 12시 30분 서울 마포구의 한 다이소 매장에 마련된 크리스마스 기획 코너. 해당 코너에 품절된 소품들은 다이소 자사몰에서도 재입고 예정 상태로 공지돼 있다. /민영빈 기자

고물가 시대와 탄핵 정국으로 혼란스러운 상황이 계속되는 가운데 ‘가성비’ 생활용품전문점 다이소의 크리스마스 소품이 인기다. 다이소 온·오프라인 매장에서는 크리스마스 기획 코너를 따로 마련해 장식용품·인테리어 소품 등을 판매하고 있다. 가격대는 1000원부터 5000원까지 다양하다. 이 중 ‘품절 대란템’은 크리스마스 어드벤트 캘린더·노래하는 산타 장식·LED발광다이오드 랜턴 등이다.

다이소 매장 직원 김정자52씨는 “오늘9일만 해도 크리스마스 집 모양 LED 랜턴이랑 어드벤트 캘린더를 찾는 사람들이 많았다. 나에게 물어본 사람만 열 명은 될 것”이라며 “지금 당장은 재입고 날짜를 전혀 알 수 없다”고 했다. 이어 “찾는 사람들이 많아서 아마 크리스마스 시즌이 지나야 재고가 남지 않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아성다이소이하 다이소에 따르면 관련 제품은 지난달부터 이날까지 매출 기준 전년 대비 모두 신장했다. 노래하는 산타 장식이 포함된 크리스마스 인테리어 소품 매출은 전년 대비 약 36% 증가했고, 크리스마스 무드등과 LED 전구 제품 등이 포함된 크리스마스용 LED 용품 매출은 전년 대비 약 39% 증가했다.

직장인 박재은35씨는 “고물가 시대에 탄핵 정국까지 겹쳐 크리스마스를 마냥 즐기기엔 왠지 눈치가 보인다. 그래도 크리스마스 분위기는 내고 싶었다”며 “단돈 5000원에 이 정도 퀄리티의 소품으로 기분 전환을 할 수 있다면 충분히 가치 있는 소비 아닌가”라고 했다. 박씨는 다이소 자사몰에서 하나 남은 크리스마스 LED 랜턴을 운 좋게 구매해 매장 픽업 서비스로 해당 제품을 찾아갔다.

이 같은 다이소의 품절 대란 현상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기초화장품 VT코스메틱의 ‘리들샷 페이셜 부스팅 퍼스트 앰플’ 매진 사태로 해당 제품은 재입고와 동시에 바로 품절되는 상황이 한동안 계속됐다. 손앤박 ‘컬러밤 3종’ 제품은 이른바 3000원짜리 ‘샤넬밤 저렴이 버전’이라는 입소문을 타면서 테스트 제품을 제외하면 한때 재고가 아예 없었던 적도 있었다.

전문가들은 고물가 시대에 탄핵 정국까지 겹친 암담한 현실에서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소확행’을 찾겠다는 심리가 반영된 소비라고 분석한다. 적은 돈으로라도 잠시나마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누릴 수 있도록 하는 가성비 높은 소비를 다수가 한 결과라는 것이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고물가로 이미 소비 심리는 한껏 위축된 상태였는데, 정국까지 불안해지면서 있는 그대로 연말을 즐기기 어려운 사회 분위기가 형성됐다”며 “적은 돈으로 확실한 크리스마스 분위기라도 내고 싶었던 심리가 소비에 반영된 결과”라고 했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비상계엄령으로 인한 탄핵 정국이 소비자 불안 심리를 증폭시키고 있다”며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 집단 피로·우울감으로 이어질 수 있다. 상황에 매몰되지 않고 일상을 찾으려는 대중들의 심리가 반영된 소비 형태인 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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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영빈 기자 0empty@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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