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시장 포기 않는 중소·중견기업들 "아직 기회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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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투자는 위축됐지만…
국내 침대 매트리스 기업 지누스가 지난 7월 중국 상하이에 최초로 문을 연 단독 매장 모습. 지누스는 징동닷컴·핀둬둬 등 현지 온라인 플랫폼은 물론이고, 앞으로 오프라인 단독 매장을 늘려 중국 내 영업망을 넓혀나가겠다는 전략이다. 지누스는 상하이 매장을 시작으로 연내 중국에서만 10여 개 매장을 추가로 열 계획이다. /지누스
코스맥스는 상하이와 광저우에 공장을 두고 화장품 브랜드들의 의뢰를 받아 제품을 생산한다. 고객의 90%는 중국 화장품 브랜드사들로, 이들도 업계 1위를 알아보고 찾아오고 있다. 코스맥스는 이번 투자로 중국 내 연구개발 기능을 강화해 중국 매출을 지난해 5403억원에서 5년 내에 1조원까지 늘리겠다는 목표다. 코스맥스 관계자는 “중국 15억 인구 중 화장하는 인구는 2억명 정도이고, 나머지는 스킨·로션조차 안 바르는 인구”라며 “최근 중국 정부의 경기 부양책으로 중국 3선·4선급인구 100만~400만 도시의 경제 활동이 늘어나면, 화장하는 인구도 4~5년 내에 현재의 2배로 늘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오는 2026년 준공을 목표로 중국 상하이에 짓고 있는 코스맥스의 연구개발 단지 조감도. /코스맥스
◇90년대생 부모, 한국 제품 선호
주방용품 업체인 ‘글라스락’은 최근 ‘주링허우’로 불리는 중국 90년대생 부모를 공략해 분유 셰이커, 이유식 제조기, 젖병 소독기 등 유아용 소형 가전을 출시했다. 최근 중국에선 내열 이유식 용기, 프리미엄 이유식 냄비뿐 아니라, 각종 가전제품까지 첨단 ‘육아템’육아 아이템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글라스락은 용기 외에 소형 가전까지 제품군을 늘리면서 올해 중국 매출이 전년 대비 2배 이상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글라스락 관계자는 “1990년대생 부모들 사이에서 자녀를 위해 쓰는 물건은 알리·테무의 싼 제품보다 프리미엄 제품을 써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며 “한한령이나 애국소비 트렌드가 아직 남아 있다고는 하지만, 지난 10년 이상 현지 소비자와 협력사에 신뢰를 쌓아온 덕분에 수요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침대 매트리스 기업 지누스는 지난 7월 중국 내 최초 단독 매장을 상하이에 열었다. 최근 중국 현지 이커머스 플랫폼인 징둥닷컴과 핀둬둬에도 진출해 영업망을 넓히고 있다. 가구업계 최초로 서울 동대문에 단독 면세 매장도 열었다. ‘지누스 면세 1호점’은 중국인 개별 관광객을 위해 중국 현지에 매트리스를 무료 배송해주는 서비스로 인기를 끌고 있다. 지누스 관계자는 “중국에서 2030 고객 중심으로 미국 아마존 1위 기록을 썼던 지누스 매트리스가 신문물처럼 알려지며 입소문을 타고 있다”며 “중국에서도 미국에서처럼 판매 신화를 기록하길 기대하며 연말까지 10여 개 매장을 열 계획”이라고 말했다.
요가복 브랜드 젝시믹스를 운영하는 브랜드엑스코퍼레이션은 지난 7월 상하이를 시작으로 지난달까지 중국 심양, 제남에 총 7개 매장을 열었고 연말까지 내륙 곳곳에 20개 이상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지난 2020년 중국법인을 설립한 후 대형 온라인몰인 ‘티몰’ ‘징둥닷컴’에서 ‘아시안 핏’을 강점으로 내세우며 이름을 알린 뒤 오프라인 매장을 낸 것이다. 젝시믹스 관계자는 “중국에선 애슬레저운동복 겸 일상복 시장이 2030을 중심으로 이제 막 뜨고 있다”며 “매장 방문 고객 중 80% 이상이 무조건 제품을 구매하고, 한 번 살 때 3~4벌 이상씩 사고 있을 만큼 매출 증가세가 빠르다”고 말했다.
중국이 자국 업체 중심으로 구축해 놓은 배터리 생태계의 틈새를 파고든 기업도 있다. 2021년부터 경북 칠곡군에서 이차전지 분리막 장비를 만들고 있는 에스티영원은 중국에 분리막 생산 장비를 수출 중이다. 2022년부터 중국에만 99억, 지난해 568억, 올 상반기에만 460억원을 수출했다. 중국 분리막 제조 업체들은 주로 독일과 일본의 장비를 수입해 써왔는데, 에스티영원이 14~15개월 납기를 10개월까지 줄이고 가격도 20~30% 저렴하게 공급하자 잇따라 계약을 늘리고 있다. 권순식 에스티영원 대표는 “중국의 기술 수준이 많이 올라왔다고는 하지만, 아직 우리가 수출이 가능한 분야가 남아 있다”며 “절대 포기해선 안 되는 시장”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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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정 기자 well@chosun.com 조재현 기자 jbs@chosun.com 서유근 기자 korea@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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