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GB 1대 주주로…OK금융의 야심 찬 행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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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금융지주 ‘큰손’ OK?
지난 3월 18일 대구은행이 주축인 DGB금융지주는 ‘최대주주 변경’을 공시했다. OK저축은행이 1대 주주가 됐다는 내용이다. OK저축은행은 DGB금융지주 지분을 7.53%에서 8.49%로 늘렸다. 종전 1대 주주였던 국민연금은 같은 시기 보통주 2235주를 매각, 지분율 8%에 7.99%로 줄며 2대 주주로 내려왔다. DGB금융 최대주주가 바뀐 것은 지난 2019년 9월 이후 약 4년 만이다. DGB금융지주 산하 대구은행은 조만간 시중은행 전환을 할 예정. 이런 시기에 OK저축은행이 최대주주로 등극하자 금융권 관계자 사이에서 “어떤 의중인가?”라며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여기에 더해 OK저축은행은 JB금융지주에서도 3대 주주인데 올해 들어 지분을 늘렸다. 이쯤 되면 지방금융지주에 유독 관심을 가진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OK금융그룹 어떤 곳? 재일동포 3세 최윤 회장이 창업 창업자는 최윤 회장. 1963년생으로 일본 나고야에서 태어난 재일동포 3세다. 일본식 불고기인 ‘야키니쿠’가 주메뉴인 ‘신라관’이라는 요식업으로 적잖은 부를 축적했다. 이후 일본에서 Mamp;A를 통해 성장했다. 일본 대부업체인 Aamp;O그룹 계열사가 매물로 나왔을 때 재일교포 상공인들과 십시일반 JNP컨소시엄을 꾸려 금융권에 진입했다. OK금융그룹 전신인 아프로APLO서비스그룹이 이렇게 탄생했다. 국내에는 애초 대부업으로 진출했다. 대표적인 브랜드는 ‘러시앤캐시’ ‘미즈사랑’ ‘원캐싱’ 등이다. 그러다 2014년 OK저축은행 전신인 예주·예나래저축은행을 인수하면서 그룹 기조에 변화가 생겼다. 저축은행 인수 당시 금융감독당국은 국내 대부업 철수를 요구했다. 이를 받아들이면서 2018년과 2019년에는 2년에 걸쳐 ‘원캐싱’과 ‘미즈사랑’의 대부업 면허를 반납했다. 지난해는 ‘러시앤캐시법인명 아프로파이낸셜대부’마저도 문을 닫았다. 대부 계열사 보유 대출채권은 OK저축은행으로, 남은 대출채권은 또 다른 계열사 오케이에프앤아이로 넘겼다. 회사 관계자는 “당초 금융당국에 약속했던 기간보다 1년 3개월여 앞당겨 대부업 철수 작업을 마무리했다”고 소개했다. 오케이금융그룹 산하에는 OK저축은행, OK캐피탈, OK에프앤아이, OK신용정보, OK홀딩스, OK인베스트먼트, OK데이터시스템 등이 있다. 참고로 OK는 ‘오리지널 코리안Original Korean’의 약자로 최윤 회장이 일본계 자금이라는 편견을 불식시키고 토종 한국계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창사 20주년 때 바꾼 사명이다. 지방금융지주 지분 왜 늘리나 “단순 투자 명목” vs “경영권 참여” “단순 투자 명목이다. ‘밸류업’ 프로그램이 확산되면서 지방금융지주 매력도가 올라갔고 배당 성향도 계속 높아지고 있어 지분율을 꾸준히 높였을 뿐이다.” 심상돈 OK홀딩스대부 대표 답변이다. 금융 업계는 이를 곧이곧대로 믿지 않는 분위기다. 최윤 OK금융그룹 회장이 대부업 완전 철수 때 한 발언이 있어서다. 최 회장은 “그룹 모태가 된 대부업 철수를 계기로 OK금융은 임직원 모두가 꿈꾸고 바랐던 새로운 흐름에 올라섰다”며 “창립 뒤 24년 동안 늘 그래왔던 것처럼 도전의 발길을 멈추지 않고 진정한 종합금융그룹으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최 회장의 발언 후 6개월여 지난 시점인 올해 초, 마침 DGB금융지주 산하 대구은행이 윤석열정부 공약에 맞춰 ‘지방은행의 시중은행 전환’을 목전에 두게 됐다. 시중은행 전환이 실현되면 회사 가치가 올라가니 OK금융그룹이 밝히는 ‘단순 투자’ 목적도 달성 가능해 보인다. 실제 주요 지분 투자 회사인 OK저축은행은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314억원의 배당수익을 올렸다. 지난해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704억원 정도 된다. 즉 저축은행에서 벌어들이는 순익 대비 외부 회사에 지분 투자해 얻은 순익이 본진 순익의 절반 가까이 된다. 결코 나쁜 투자가 아니라는 말이다. 다만 정말 ‘단순 투자 목적일까?’라는 의문은 ‘현재 진행형’이다. 특히 DGB 1대 주주 등극 과정에서 눈여겨볼 점은 비슷한 시기 국민연금이 지분율을 낮췄다는 점이다. 뭔가 정부가 OK금융그룹의 대부업 라이선스 반납에 대한 보상으로 DGB금융지주 경영권을 내심 인정해주겠다는 것처럼 읽힌다. 물론 아직까지는 경영진에 OK금융그룹 인사가 참여하진 않았다. 하지만 언제든 추가로 지분을 획득해 경영진에 진입할 수 있다는 점에서 최근 지분 매입 행보가 마냥 의도가 없어 보이지는 않는다. JB금융지주 지분 확대도 여러 시나리오를 그리게 한다. 올해 OK금융그룹은 JB 주식 62만3402주지분율 0.42%를 추가로 매입해 3대 주주 위상을 강화했다. 삼양사와 얼라인이 각각 14%대, OK금융그룹은 10.63%로 1, 2위와 격차를 많이 줄였다. 게다가 JB금융 3대 주주기는 하지만 DGB 대비 지분율에서는 JB 쪽이 더 높다. 올해 3월 말 기준 사실상 삼양사를 대변하는 현 JB 경영진과 주주 가치 제고를 바라는 얼라인 측은 사사건건 대립하고 있다. 그 사이에서 OK금융그룹은 캐스팅보트를 쥔 모양새다. 물론 현재까지는 현 경영진 손을 계속 들어주고 있다. 하지만 매년 이사회가 열리는 만큼 경영 상황에 따라 혹은 이해관계에 따라 입장은 언제든 바꿀 수 있다는 점에서 OK금융그룹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다. OK가 그리는 그림은? 감독당국 기류 보며 움직일 듯 “지방금융지주 지분 보유를 통해 벌어들인 배당수익을 기반으로 당장은 양질의 금융사 인수를 통해 새로운 업태에 도전해보겠다.” OK금융그룹 공식 입장이다. 물론 이전에도 이런 시도는 있었다. 지금은 LS증권으로 불리지만 예전 이베스트투자증권 시절인 2017년 OK금융그룹이 인수하려다 무산된 적이 있다. 이때도 금융당국은 OK금융그룹에 대해 대부업 중심의 사업 구조를 개편하라는 ‘요건충족명령’을 내걸었다. 지금은 다르다. 이제 다양한 금융사 인수를 못할 이유가 없다. 게다가 주력인 OK저축은행은 PF프로젝트파이낸싱 위험에 노출돼 있기는 해도 여전히 1000억원 내외 순이익을 올리고 있어 Mamp;A 자금 여력은 충분하다는 것이 대내외 관측이다. 업계 관계자는 “우선은 계속 증권사, 보험사 등을 계열사로 두고 있는 지방 금융지주 지분율을 유지하면서 지주 경영, 외형 확장 전략 등을 두루 학습하려는 행보”라며 “정책당국 기류를 보다가 타이밍이 맞으면 종합금융그룹 비전에 걸맞게 Mamp;A 시동을 걸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254호 2024.04.10~2024.04.16일자 기사입니다] [ⓒ 매일경제 amp;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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