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정국에 투자자 이탈"…코리아 밸류업 암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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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적 불확실성↑…금투세 폐지·자본시장법 개정 과제 산적
프라임경제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후폭풍이 거세다. 여야간 정치 대립은 격화하고 있고 정치적 불확실성에 투자자들의 이탈이 가속화되고 있다. 투자자들의 이탈이 계속되자 공들여 추진해온 밸류업 프로그램도 무용지물이 됐다.
윤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이 폐기된 이후 첫 거래일인 9일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35.79p-1.47% 내린 2392.37에 장을 출발했다. 코스닥 지수 역시 1.81% 하락한 649.35에 장을 열었다.
지난 3일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발표 후 국내 증시는 직격탄을 맞았다. 코스피는 장중 2400선이 붕괴되기도 했으며, 코스닥 지수는 연중 최저가658.35를 갱신하기도 했다.
특히 외국인의 매도세가 두드러졌다. 외국인 투자자는 비상계엄 사태 직후인 지난 4일부터 6일까지 사흘간 총 1조85억 원을 순매도했다. 개인 투자자 역시 6일 5776억원을 팔아치웠다. 이에 코스피는 시가총액 2000조원이 붕되됐다.
자본시장법 개정,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폐지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인 국내증시는 비상계엄 사태까지 덮치면서 높은 변동성과 마주했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의결정족수 부족으로 자동 폐기되면서 정치적 불확실성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특히 금투세 폐지에 관한 우려가 크다. 앞서 2일 국회 본회의에서 여야는 금투세 폐지를 담은 소득세법 개정안을 처리할 예정이었지만 예산안 상정이 무산되면서 처리가 미뤄졌다.
상법과 자본시장법 개정 역시 마찬가지다. 최근 고려아연010130,이수페타시스007660,현대차증권001500 등의 기업들이 유상증자를 통해 주주가치를 훼손하고, 적자 기업인 두산로보틱스와 알짜 기업인 두산밥캣의 불공정한 합병 비율안이 승인되면서 소액주주를 보호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이에 정부와 여당은 주주 권리 강화와 기업 거버넌스 개선을 목표로 자본시장법 개정을 추진했다. 자본시장법에는 합병 등 자본거래 시 주주의 정당한 이익을 보호하도록 하고 계열사 간 합병에서도 가액 산정기준을 폐지하는 등의 내용이 담겼다. 야당은 이사의 주주 충실의무 확대를 골자로 한 상법 개정 필요성을 역설했다.
하지만 지난 7일 윤 대통령의 탄핵안이 부결되면서 금투세 폐지와 자본시장법 개정 관련 법안 논의가 계류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혼란이 지속되자 외국인은 셀 코리아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한 기대로 연초부터 외국인 자금이 유입된 금융주가 큰 폭으로 하락했다. 외국인 투자자의 금융 업종 순매도는 지난 4일 2551억원, 5일 2786억원, 6일 1759억원 등으로 총 7096억원에 달한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KRX은행지수가 8.31% △KRX보험지수는 7.73% △KRX증권지수는 6.01% 하락했다.
금융주뿐만 아니라 윤 정부관련 정책주에 대한 투심도 급격히 얼어붙었다. 대왕고래 테마의 대장주 한국가스공사의 주가는 비상계엄 선포 직후 부터 6일까지 총 20.7% 내려앉았다. 포스코인터내셔널-8.1%, 넥스틸-16.6%, 화성벨브-24.9% 등도 줄줄이 하락했다.
이 외에도 원전, 방산업종 종목도 약세를 나타냈다.
이에 증권가에서는 비상계엄 여파로 윤 정부가 추진해 온 밸류업 정책이 추진 동력을 상실할 가능성을 제기했다.
김윤정 LS증권 연구원은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은 올해 정부의 주요 정책 과제로서 적극 추진해온 자본시장 활성화 정책인데, 정책 추진 동력이 돼야 할 법안 개정 필요 안건들이 빠르게 통과되지 못하고 계류 중이던 상황에서 이번 사태로 현 정권의 리더십과 정권 유지 여부에 대해 빨간불이 켜지면서 정책 추진 주체이자 동력을 상실할 위험이 존재한다"고 평가했다.
탄핵정국 장기화에 따른 정치적 불확실성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정치 불확실성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단기적으로 주식시장, 외환시장 등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모건스탠리 등 많은 투자회사들이 정치적 불안정이 장기화될 경우 금융시장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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