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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맹국 美 투자해달라는데, 한국 기업들은 더 불안하다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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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1회 작성일 24-09-26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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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미국 테네시주 클락스빌에서 LG화학 양극재 공장 착공식이 진행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12월 미국 테네시주 클락스빌에서 LG화학 양극재 공장 착공식이 진행되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 대선 후보들이 ‘미국 우선주의’를 외치는 가운데 한국 산업계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국 정부의 보조금 약속을 믿고 대규모로 미국 현지에 투자한 보조금 혜택에 차질이 생기거나 중국 타깃 규제로 애꿎은 피해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 지난해 사상 처음 대미 투자국 1위에 오를 만큼 대미 투자 규모가 커졌고 주州 정부들의 투자 러브콜도 이어지고 있지만, 그에 걸맞는 경제안보 동맹으로 대우 받고 있는지 의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25일 재계에 따르면 빌 리 테네시 주지사는 다음 달 초 방한해 이석희 SK온 대표와 LG화학·효성·한국앤컴퍼니 등 주요 대기업 경영진을 만나 협력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테네시주에는 2019년 이후 지금까지 한국 기업 16곳이 71억 달러약 9조5000억원 이상을 투자해 5000여 개의 신규 일자리를 창출했다. LG에너지솔루션과 제너럴모터스GM의 합작법인인 얼티엄셀즈의 제2 공장이 가동 중이고 LG화학은 양극재 공장을, SK온은 포드와 배터리 공장을 짓고 있다.
장재훈 현대자동차 사장왼쪽 세 번째과 브라이언 켐프 미국 조지아 주지사 부부가 지난 6월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열린 조지아의 밤 행사에서 건배한 후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오른쪽은 호세 무뇨스 현대차 글로벌 최고운영책임자. 뉴스1

장재훈 현대자동차 사장왼쪽 세 번째과 브라이언 켐프 미국 조지아 주지사 부부가 지난 6월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열린


올해 들어 미국 주 정부와 주 의회의 방한이 줄줄이 이어졌고, 지금도 주요 기업과 경제단체에 미팅 문의가 끊이지 않는다고 한다. 올여름 조지아·텍사스·켄터키 주지사들이 잇따라 방한해 대기업들을 만났다. 기존 투자 기업과 면담뿐 아니라 새로운 투자를 유치하러 오는 경우가 부쩍 늘었다. 다음 달 초엔 케빈 스티트 오클라호마 주지사가 방한해 한국무역협회 등과 만나고, 오리건·콜로라도 등에서도 줄줄이 연내 방한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7월 방한한 캐티 틸튼 알래스카주 하원의장은 “우리도 보조금 요건을 충족하니 한국 기업의 많은 관심을 바란다”며 투자를 요청했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엔 미국 주지사들이 일본·중국을 방문하는 길에 한국에 들렀으나, 이제 한국 기업들을 만나는 게 목적”이라며 “한국 기업의 위상이 완전히 달라졌다”고 말했다.
박경민 기자

박경민 기자


미국 주 정부들의 이같은 행보는 일자리 때문이다. 한국 기업들은 미국에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파이낸셜타임스FT가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한국의 대미 투자 규모는 215억 달러약 28조7000억원로 1위를 차지했다. 전년 대비 11%가량 줄었지만, 2022년 1위였던 대만의 투자가 급감하면서 한국이 최대 투자국이 됐다. 지난해 상반기 대미 직접투자 국가 중 일자리 창출 비중 역시 한국이 17%로 1위였다.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조지아주 유세에서 “내게 투표하면 중국·한국·독일에서 미국으로 일자리를 빨아들일 것”이라고도 말했다.
미국 조지아주에서 공사 중인 현대차 미국 전기차 전용 공장. 사진 조지아 주지사실

미국 조지아주에서 공사 중인 현대차 미국 전기차 전용 공장. 사진 조지아 주지사실


한국 기업들은 2022년 반도체과학법칩스법·인플레이션감축법IRA 시행 이후 보조금과 세액공제 혜택을 받기 위해 미국에 천문학적 금액을 투자해 공장을 지었다. 미·중 간 긴장 고조가 이어지는 글로벌 정세 변화도 한국의 대미 투자가 늘어난 요인이다. 한국수출입은행에 따르면 2차전지의 미국 직접투자는 2020년 4억4900만 달러에서 지난해 37억9900만 달러로 약 8.5배 증가했다. 메모리 반도체는 같은 기간 3000만 달러에서 23억4000만 달러로 78배 급증했다.
박경민 기자

박경민 기자


이렇게 많은 투자를 하고도 재계에선 미 대선 이후의 상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크다. 미 투자를 확대한 만큼 대선 결과에 따른 변수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데, 미국의 정책 수립 과정에 한국의 이익이 반영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현재 바이든·해리스 정부는 중국산 전기차 관세를 100%로 인상하고, 반덤핑·상계관세 등 수입 규제 조치를 강화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모든 수입품에 10~20% 관세를 부과하는 보편 관세를 공약으로 걸었다. 재계 관계자는 “한국이 중국의 우회 수출 경유지로 지목되면 한국산 제품까지 피해를 볼 수 있다”며 “보편 관세의 경우 한국은 미국의 몇 안 되는 자유무역협정FTA 체결국이니 예외로 하는 등 대안을 관철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배터리 산업은 트럼프 전 대통령 당선 시 IRA 혜택 축소를 우려한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상황에서 아직 성장 잠재력이 큰 미국 시장 진출이 중요한데, 세액공제 혜택이 줄면 기존 투자 계획을 조정할 수밖에 없어서다.
지난 6월 미국 테네시주에 위치한 얼티엄셀즈 제2공장에서 현지 직원들이 배터리 생산 현황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 LG에너지솔루션

지난 6월 미국 테네시주에 위치한 얼티엄셀즈 제2공장에서 현지 직원들이 배터리 생산 현황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 LG에너지솔루션


전문가들은 중장기적 네트워킹 형성과 상황 변동 시 촘촘한 대응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서정건 경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한국 기업들은 미 내부 상황 파악과 누구를 만나야 문제가 해결되는지 등의 정보 파악 역량이 아직 높지 않다”며 “미 정부는 현지 생산으로 경제안보를 강화하고 있는데, 그 중요한 파트너가 한국 기업이 된 점을 활용할 방안을 돌아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투자와 함께 정치적·정책적 상황 변화시 으름장을 놓을 전략도 짜놔야 한다”고 말했다. 허윤 서강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선거 전후 단기적인 접촉이나 이벤트보다는 미국 내 오피니언 리더들을 중심으로 중장기 네트워킹이 중요하다”며 “일본 기업들은 미국 주요 싱크탱크에 상당히 많은 금액을 꾸준히 기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이 미국 내 로비 활동에서는 ‘아마추어’이기 때문에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김태황 명지대 국제통상학과 교수는 “한국 정부와 기업은 미국 로비 문화가 체화돼 있지 않아 단순히 ‘돈 보따리’로만 접근해선 안 될 것”이라며 “다차원적인 시나리오를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박지형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우리가 가진 재원이 한정적이니 한국 기업이 많이 투자한 조지아주가 경합주인 점을 활용하는 등 여론전에도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선을 기자 choi.sune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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