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모델도 "정말 섹시"…과시라도 좋아, Z세대 뜨는 텍스트 힙 [비크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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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트렌드 아무 의미 없어 보이는 일들도 반복되면 의미가 생깁니다. 일시적 유행에서 지속하는 트렌드가 되는 과정이죠. 트렌드는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욕망과 가치를 반영합니다. 예측할 수 없는 미래의 모호함을 밝히는 한줄기 단서가 되기도 하고요. 비크닉이 흘러가는 유행 속에서 의미 있는 트렌드를 건져 올립니다. 비즈니스적 관점에서는 물론, 나아가 삶의 운용에 있어서 유의미한 ‘통찰인사이트’을 전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지난주 시청역 인근 서울광장을 들렀다가 반가운 모습을 봤어요. 푸른 잔디밭 위 빈백에 앉아 책을 읽는 시민들이었죠. 지난 18일부터 열리고 있는 ‘서울야외도서관’ 행사였는데요, 서울광장 뿐 아니라 광화문광장·청계천 등 3곳에서 오는 11월 10일까지 운영된다고 해요. 서울광장에서 열린 야외도서관 행사에서 책을 읽고 있는 시민. 사진 연합뉴스 실제로 지난 18일 문화체육관광부가 발표한 ‘2023 국민독서실태조사’의 결과는 충격적이었어요. 지난해 우리나라 성인 10명 가운데 약 6명이 1년간 책을 단 한권도 읽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죠. 일반 도서를 한권이라도 읽거나 들은 성인의 비율을 뜻하는 종합독서율이 43%에 그쳤다는 건데요, 첫 조사를 시작한 지난 1994년에는 이 비율이 86.8%에 달했다고 하네요. 책 읽는 사람이 점점 희귀해진다는 의미죠. 성인 기준 최근 1년 내 1권 이상 책을 읽은 비율인 종합독서율은 점점 떨어지고 있다. 사진 2023 국민독서실태조사 ━ “독서는 섹시하다” 지난 2월 영국 가디언은 ‘Z세대가 책과 도서관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보도했어요. 1997년에서 2012년 사이에 태어난 이들이 종이책을 선호하고 있고, 지난해 영국에서의 책 판매도 역대 최고 수준6억 6900만권을 기록했다는 내용이죠. 그 근거로 Z세대를 대표하는 모델 카이아 거버kia Gerber가 최근 독서 클럽을 만들면서 “독서는 정말 섹시하다!Reading is so sexy!”고 말한 인터뷰를 인용했죠. 카이아 거버가 미국 작가 클레오 웨이드와 책 틱톡에서 걸그룹 르세라핌의 허윤진은 책 읽는 아이돌로 유명하다. 사진 전지적 참견 시점 화면 캡처 ━ 진짜 독서 VS 과시 이런 현상을 두고 ‘과시 행위로서의 독서’라는 지적도 나와요. 책을 읽는 모습이 ‘있어 보이는 취미’가 됐다는 거죠. 소셜 미디어에 책 표지를 찍어 올리거나, 책을 쌓아둔 이미지를 올리는 경우가 대표적이죠. 올해 초 문을 연 수원 스타필드 내 별마당 도서관 전경. 사진 연합뉴스 인테리어용 모형책도 실제 팔리고 있어요. 포털 사이트에 ‘모형책’을 검색하면 장식용책·모형책·가짜책 등의 상품이 수천 원대로 팔리고 있어요. 감각적인 폰트와 표지를 지닌 책 형태로 속이 비어 있어 안쪽에 리모컨 등 물건을 수납하게끔 되어 있는 경우도 있어요. ━ ‘책’으로 팝업 스토어 그렇다고 책에 대한 관심을 단순히 과시라고 치부하기에는 아쉬워요. 설사 실제 책을 읽지 않더라도, 독서와 책에 대한 호감은 분명 높아지는 추세예요. 디지털에 익숙한 젊은 세대일수록, 책을 읽는 사람이 멸종에 가까워진 시대일수록 독서가 희소하고도 귀한 콘텐트로 작용하기 때문이죠. 출판사 창비는 창비시선 500호 발간을 기념해 팝업 스토어 지난해 9월 서울 성수동에서 열린 ━ 텍스트는 귀하다, 그래서 ‘힙’하다 글자보다 이미지와 영상에 익숙한 시대가 되면서 몇 년 전부터 ‘문해력’이 화두가 되고 있어요. 글을 읽고 이해하는 능력이 현저히 떨어지고 있다는 위기감이죠. 그래서일까요, 글과 책, 독서 경험에 대해 예전보다 새삼스럽게 반응하는 건 사실이에요. 노트에 좋아하는 책의 구절을 적어내려가는 ‘필사’가 유행하고, 돈을 내고 책을 읽는 독서 모임도 흔해졌어요. 자신의 필사나 기록의 흔적을 소셜 미디어에 아카이빙 하는 경우가 많다. 사진 인스타그램 메타는 지난해 7월 텍스트 기반 소셜 네트워크인 스레드Threads를 공개했어요. 또한 최근 인스타그램에서는 ‘매거진’을 자처하는 계정이 늘고 있기도 해요. 자신의 취향을 글과 사진을 기반으로 공유하는 일종의 사적인 온라인 매거진인데, Z세대가 직접 운영하고 팔로워도 대부분 Z세대라는 점이 공통적이죠. 요즘에는 인플루언서보다 이런 매거진 계정을 팔로우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고 해요. 다시 ‘2023 국민독서실태조사’로 돌아가 보면 종이책 독서율은 지속해서 떨어지고 있지만, 전자책과 오디오 북 독서율은 높아지는 추세예요. 초·중·고 학생 기준 최근 1년 내 전자책을 1권 이상 읽은 비율은 51.9%로 나타났어요. 지난 2019년 37.2% 대비 확실히 늘어난 수치죠. 초,중,고 학생 기준 최근 1년 내 전자 책을 1권 이상 읽은 비율은 증가 추세다. 교과서나 참고서, 수험서는 제외한 수치다. 사진 2023 국민독서실태조사 유지연 기자 yoo.jiyoen@joongang.co.kr [J-Hot] ▶ "개저씨"…민희진이 저격한 방시혁 실체는 ▶ "남편이 불륜" 패소한 아옳이, SNS 올린 사진 ▶ 이승만 재혼, 김구 파혼…女와의 만남은 박복했다 ▶ 유영재, 정신병원 긴급 입원…번개탄 검색 흔적도 ▶ "6살부터 성적 흥분상태" 20대女 끔찍한 희귀병 ▶ 중앙일보 / 페이스북 친구추가 ▶ 넌 뉴스를 찾아봐? 난 뉴스가 찾아와! ⓒ중앙일보https://www.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유지연 yoo.jiyoen@joongan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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