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부외과 전공의 속마음 쏟아냈다…92.3%는 "병원 안 돌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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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정심교 기자]
기피과 중의 기피과로 불리는 흉부외과. 이곳에 몸 담았던 전공의들이 소속 대학 교수들에게 바라는 점과 아쉬운 점이 뭔지 엿볼 수 있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흉부외과 전문의들의 학술단체인 대한심장혈관흉부외과학회가 최근 흉부외과 전공의 52명을 대상으로 온라인에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에서다. 3일 학회에 따르면 이번 설문조사에서 주관적 의견을 적는 기입란에 사직 전공의 A씨는 "흉부외과는 교수들 돈도 많이 벌면서 전공의 지원은 한 푼도 없다"며 아쉬워했다. 또 다른 사직 전공의 B씨는 "흉부외과 문제의 시작은 정부의 지원 부재, 저수가에서 기인했는데도 학회가 그런 정부에 맞서 싸우지 않고 PA로 작은 구멍만 막기에 급급했던 게 실책"이라고 비판했다. 이는 흉부외과계가 지난 수십년간 PA라는 불법 간호사와의 업무 협력을 암암리에 당연시해온 데 대해 불만을 표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정부와의 협상과 별개로, 학회 차원의 반성과 개혁이 필요하다"면서 "PA보다 Hospitalist입원전담전문의를 고용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직 전공의 C씨는 흉부외과는 항상 저점이었기에 오를 일만 남았다고 종종 말했다는 한 교수의 말을 언급하면서 "지금의 의료정책을 강행하고, 의사를 모조리 악마화한 사회에서는 흉부외과가 반등할 미래가 보이지 않는다"고 씁쓸해했다. 그러면서 그는 교수들을 향해 "전공의들을 지지해주고, 교수들의 힘을 모으는 결단을 내려주기를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흉부외과 환경을 개선하고, 소속 전공의를 돕기 위해 교수들이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서줘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학회에 따르면 흉부외과 사직 전공의 일부는 병원에서 사직 처리가 되지 않자 의사면허를 사용할 수 없게 되면서 현재 단기 아르바이트나 배달 일을 전전긍긍하고 있다. 3개월 넘게 월급이 끊기면서 대출받은 전공의들도 더러 있다는 것. 김형렬서울아산병원 총무이사는 "전공의들에게 교수들이 연락하면 회유하려는 것처럼 여겨, 우리 전화를 받지 않는다"면서도 "하지만 전공의들과 정기적으로 만나서 이야기하거나 전공의 대표를 통해 소식을 듣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동창들에게 돈을 걷어서 일부 어려운 친구들에게 나눠 주라고 전공의 대표에게 건네준 적도 있다"며 "일시적으론 그나마 가능하겠지만 이 사태가 더 길어지면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의대 증원책과 관련해서는 교수들의 입장 역시 매우 부정적이었다. 김형렬 총무이사는 "지금도 흉부외과 전공의 지원자는 전체 의대 정원 3058명 중 30명도 채 되지 않아, 정원의 50%를 못 채우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매년 졸업하는 의대생 약 3000명 가운데 흉부외과 전공의 지원자가 1%도 안 되는 셈이다. 그는 "이런 판국에 의대 정원을 2000명 더 늘린다고 20명이 흉부외과에 더 올까? 절대 안 온다. 2000명 더 늘린다고 증원분이 흉부외과 같은 필수의료에 더 올 것이란 가정 자체가 잘못됐다"며 "흉부외과 진료 환경이 바뀌지 않는 이상 정원을 늘리는 건 의미 없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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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심교 기자 simky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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