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손보험 안 들래요"…갱신 포기하고 의료비 통장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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낸 보험료보다 적은 혜택 받는 실손보험
실손보험 필요해지는 나이 되면 보험료 폭등 보험료 낭비 말고 저축…의료비 통장 관심↑ 미국은 의료비 통장에 소득공제 혜택 부여 일러스트=이은현 실손보험은 4000만명이 가입해 제2의 국민건강보험이라고도 불린다. 의료비 중 ‘급여’는 건강보험으로 부담하고, 건강보험이 보장하지 않는 ‘비급여’는 실손보험으로 해결하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A씨처럼 실손보험 대신 의료비 통장을 활용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낸 보험료보다 적은 혜택을 받을 가능성이 커 불합리하다는 인식이 퍼진 것이다. 미국에서는 의료비 통장과 유사한 ‘의료저축계좌’ 제도를 도입해 세제혜택까지 부여하고 있다. 2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1년 동안 실손보험금을 한 번도 받지 않은 가입자는 72.9%로 추정된다. 보험금을 받지 않았다고 그동안 낸 보험료를 돌려주지 않는다. 이들이 낸 보험료는 나머지 가입자 27.1%가 받은 보험금으로 사용된다. 73명이 27명의 의료비를 대신 내준 셈이다. 보험금을 한 푼도 받지 않은 가입자가 73%나 되는데도 실손보험은 매년 적자에 허덕인다. 그만큼 소수에게 혜택이 과도하게 집중된다는 뜻이다. 게다가 보험사는 적자를 이유로 매년 보험료를 인상한다. 혜택은 소수가 독식하고, 보험료 인상에 대한 부담은 가입자 모두가 고르게 짊어지는 구조다. 금융 당국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보험금을 많이 타갈수록 보험료를 인상시키는 ‘보험료 차등제’를 올해 7월부터 시행하기로 했다. 1년에 받은 보험금이 150만원 이상이면 보험료는 최소 100%, 최대 300% 할증된다. 보험금을 한 번도 받지 않으면 보험료를 5% 할인해 준다. 하지만 보험료 차등제도 나이 앞에선 장사 없다. 보험료를 할인받아도 나이가 들어 위험률질병에 걸리거나 사고를 당할 확률이 높아지면 보험료는 큰 폭으로 오를 가능성이 크다. 위험률은 보험사마다 다르고 매년 변하지만, 통상 고령층일수록 인상 폭이 확대된다. 실손보험이 무용지물이라는 지적까지 나온다. 고령층으로 갈수록 소득이 줄고 의료비용은 증가하는데, 보험료가 폭등해 보험에 가입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실손보험이 필요 없는 20~30대에 열심히 보험료를 내고, 정작 실손보험이 필요한 나이가 되니 혜택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는 것이다. 실제 연령이 높을수록 실손보험 가입률은 줄어든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2022년 기준 0~49세의 실손보험 가입률은 80~87%에 달하는 반면, 70~80세는 26.5%에 불과하다. 50~60세는 77%, 60~70세는 66% 수준이다. 그래픽=손민균 미국에서는 이와 유사한 건강저축계좌Health Saving Account 제도를 만들어 운용하고 있다. 가입자는 1년 동안 건강저축계좌에 최대 3650달러500만원를 납입할 수 있고, 필요할 때 돈을 인출해 의료비 목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납입한 금액만큼 소득공제 혜택도 받고, 중도 인출하더라도 세금이 부과되지 않는다. 특히 사용되지 않고 남은 금액은 내년으로 이월된다. 매년 복리 이자 혜택을 받고, 투자 소득에 대한 추가 세금도 없어 은퇴를 대비한 장기 저축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본인이 처한 상황에 따라 실손보험과 의료비 통장 중 유불리를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경제적인 측면만 놓고 봤을 때 의료비 통장을 사용하는 게 전체적으로 이득이라고 생각할 순 있다”라면서도 “실손보험으로 혜택을 보는 사람도 많기 때문에 소비자가 어떻게 판단하느냐에 따라 달려있다”라고 했다. [ 조선비즈 바로가기] - Copyrights ⓒ 조선비즈 amp; ChosunBiz.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이학준 기자 hakjun@chosunbiz.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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