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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연시 대목인데···탄핵 정국 장기화에 유통업계 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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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6회 작성일 24-12-08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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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표결이 진행된 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집회가 열리고 있다. 이준헌 기자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표결이 진행된 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집회가 열리고 있다. 이준헌 기자



비상계엄 사태가 부른 대통령 탄핵 정국이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면서 유통업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이미 고물가와 경기침체로 업계 전체가 위기인데, 설상가상으로 정치적 불안정성이 연말연시 들뜬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으면서 예년과 같은 ‘연말 특수’조차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


앞서 8년 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때도 소비심리가 꺾이면서 백화점과 홈쇼핑 등이 타격을 입었는데, 이번에도 연말을 앞두고 정국 불안이 소비를 위축시킬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백화점과 대형마트 등 주요 유통업체들은 평소처럼 영업을 하면서도 정치권 상황이 소비에 미칠 파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업계에서는 정국 불안이 길어질수록 소비가 줄어들어 악영향이 미칠 것으로 본다.

8년 전인 2016년에는 10월 말 시작된 탄핵 정국이 12월까지 이어지면서 유통업계가 적극적 마케팅을 펼치기 어려웠고 소비심리도 크게 위축됐다. 한국은행이 매달 발표하는 소비자심리지수는 2016년 10월 102였으나 ‘비선 실세’ 최순실씨의 태블릿PC 관련 보도가 나오고 탄핵 촛불집회가 시작된 11월에는 95.7, 박 전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뒤인 12월에는 94.1까지 떨어졌다.

소비자심리지수는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경제상황과 구매의사 등을 반영하는 지표로 100 이상이면 소비자들이 경제상황을 낙관적으로 보고 있다는 뜻이고, 100 이하면 그 반대다. 이 지수는 헌법재판소가 탄핵을 확정한 뒤인 2017년 4월에야 다시 100을 넘겼다.

당시 백화점과 홈쇼핑 등은 실제로 매출 피해를 봤다. 주요 백화점들의 2016년 연말 정기세일 매출은 5~6년 만에 역성장했다. 홈쇼핑이 TV 뉴스에 시청자들을 빼앗기면서 2016년 11월 홈쇼핑 카드 승인금액이 전년 같은 달보다 63.3% 급감하기도 했다.

올해도 한 해 매출을 책임지는 대목인 연말연시에 탄핵 정국이 시작되며 매출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특히 문제가 클 것으로 보이는 업종은 고환율의 직격탄을 맞을 수밖에 없는 면세점업계다. 달러로 가격을 표시하는 면세점은 고환율이 장기화되면 가격경쟁력을 잃을 수밖에 없다. 비상계엄 사태 후 주요국들이 한국 여행 주의보를 발령한 상황이라 외국인 관광객이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는 점도 잠재적 위협이다.

홈쇼핑들도 8년 전처럼 TV 시청자들이 뉴스로 쏠릴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코로나19 종식 이후 회복 국면이던 여행업계의 고심도 깊어지고 있다. 서울의 한 특급호텔에서는 비상계엄 사태 직후 예약 10여건이 한꺼번에 취소됐고, 여행사 등에는 한국 여행을 가도 되는지 묻는 문의가 폭주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백화점들은 혹시 모를 사태에 대비해 도심 매장 안전관리에 만전을 기울이고 있다. 서울 광화문·시청 일대와 지리적으로 인접한 롯데백화점 본점과 신세계백화점 본점은 탄핵 관련 대규모 시위에 대비해 안전관리를 강화할 계획이다. 이번에는 탄핵 촉구 시위대가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 운집하면서 여의도역에 인접해 있는 백화점 더현대 서울도 긴장하고 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더현대 서울은 여의도 대규모 집회 장소와 거리가 떨어져 있으나 고객 안전을 위해 보안 인원을 늘리고 순찰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남지원 기자 somni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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