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 폭탄 맞은 외국인, 사흘새 한국주식 1兆 팔아치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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밸류업 동력약화 우려 금융주 외면
외국인 투자자가 비상계엄 사태 이후 사흘간 국내 주식을 1조원어치 넘게 팔고 떠났다. 금융주를 집중적으로 팔았는데, 윤석열정부가 그간 추진해온 밸류업 정책의 동력 약화와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배당 매력이 낮아질 수 있다는 우려 등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탄핵안 부결로 정치적 불확실성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자금 이탈은 당분간 계속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비상계엄 사태 이후 외국인은 3거래일 연속 국내 주식을 팔아 치웠다. 순매도 규모는 약 1조100억원이다. 외국인 자금 이탈에 6일 기준 코스피 시가총액은 약 1988조원으로 집계됐다. 삼성전자와 현대차 등 코스피 상장기업 847개 지분을 전부 팔아도 미국 애플5227조원 지분 37.6%밖에 사지 못한다. 지난해 말 역전당한 대만 증시와 격차도 더 벌어졌다. 블룸버그통신은 7일현지시간 대만 증시가 코스피·코스닥 시장과 시총 격차를 약 9500억 달러약 1352조원 넘게 벌렸다고 보도했다.
외국인은 특히 3거래일간 금융주를 7098억원 순매도했다. 이 기간 KB금융-15.7% 신한지주-9.0% 하나금융지주-7.9% 우리금융지주-5.9% 4대 금융지주의 낙폭이 컸다. 외국인은 밸류업 정책 수혜 기대로 금융주 투자 비중을 늘렸지만 비상계엄 사태 이후 비중을 줄이고 있다.
김도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비상계엄 발동과 해제 이후 정치적 불확실성이 확대된 것과 밸류업 정책 이행에 대한 불안감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차-813억원 기아-492억원 등 제조업 분야에서 밸류업 수혜를 볼 것으로 전망된 기업들도 순매도 상위에 이름을 올렸다.
원·달러 환율 상승원화 가치 하락으로 금융주의 연말 배당 매력이 떨어진 것도 또 다른 이유다. 한국 금융 시스템에 대한 불안감이 작용했다는 진단도 나온다. 한 금융회사 임원은 “3일 밤부터 외국인 클라이언트의 문의가 계속되고 있다”며 “불안감을 느끼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주장해온 ‘횡재세초과이익세’ 도입 우려가 선반영됐다는 분석도 있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부결로 변동성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외국인 투자금이 들어온다 해도 단기 유입에 그칠 것이란 진단이다. 한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은 “투자자들이 투매로 대응할 상황은 아니지만 상당한 시장 불확실성이 생긴 것”이라며 “증시가 계속 하락하지도 않겠지만 회복하더라도 추세로 보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광수 기자 g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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