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두산 합병 주총…엇갈리는 큰손 표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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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투데이/김민서 기자]
두산에너빌, 최대주주 지분 30% 불과…주주 설득 관건
글로벌 양대 의결권 자문사 찬반 엇갈려
“기업가치 제고 기대” vs. “지배주주 이익 위한 합병”
사진제공=두산
두산그룹 지배구조 개편의 9부 능선인 임시 주주총회가 12일 목요일 열릴 예정이다. 임시 주총을 앞두고 이른바 ‘큰손’의 의결권 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국내외 의결권 자문사들의 찬반 의견이 엇갈리면서 결과를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두산에너빌리티와 두산로보틱스는 12일 오전 9시 각각 임시 주총을 열고 분할합병 안건을 결의한다. 두산에너빌리티에서 두산밥캣을 인적분할해 두산로보틱스와 합병하는 내용이다.
분할합병안이 임시 주총에서 통과되면 두산그룹이 7월 지배구조 개편 계획을 발표한 지 약 5개월 만에, 증권신고서를 7번이나 정정한 끝에 9부 능선을 넘게 된다.
다만 결과를 예측하긴 어렵다. 분할합병은 주총 특별결의 사안으로, 전체 주주 3분의 1 이상이 참석하고 출석 주주의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일단 두산로보틱스 주총에선 합병안이 통과할 가능성이 크다. 그룹 지주사인 두산이 68.2%3분기 말 기준의 지분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두산에너빌리티의 경우 두산과 특수관계인의 지분이 30.67%에 불과해 국민연금6.85%을 비롯한 연기금과 외국인·소액주주의 표심이 관건이다.
국민연금 수탁자책임위원회는 9일 회의를 열어 두산에너빌리티 합병 관련 의결권 행사 방향을 결정할 예정이다. 다만 두산의 지배구조 개편에 대해 금융당국이 수차례 제동을 걸었고, 앞서 SK이노베이션과 SK Eamp;S 합병안에 반대표를 행사한 만큼 어떤 선택을 내릴지 주목된다.
기관투자자들의 표심을 가늠할 수 있는 국내외 의결권 자문사들도 찬반 입장이 팽팽하게 엇갈리고 있다. 글로벌 양대 의결권 자문사 중 하나인 글래스루이스는 이번 지배구조 개편으로 두산에너빌리티가 대형 원전과 소형모듈원전SMR, 가스터빈 등 핵심 에너지 사업에 더욱 집중하게 될 것이라며 찬성을 권고했다.
국내 의결권 자문사인 한국ESG기준원과 한국ESG연구소도 두산의 손을 들어줬다. 이번 분할합병이 장기적으로 기업가치를 높일 수 있고, 시장에서 제기되는 주주가치 훼손 우려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반면 또 다른 양대 의결권 자문사 ISS는 이번 분할합병이 지배주주의 이익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지적하며 반대를 권고했다. 두산에너빌리티와 두산로보틱스 간 자본거래에 지배주주와 일반주주의 이해상충 문제가 담겼다는 게 그 이유다.
국내 의결권 자문사 서스틴베스트 역시 두산에너빌리티의 두산밥캣 지분을 두산로보틱스로 이전하는 분할합병에 반대할 것을 권고했다.
서스틴베스트는 "상대적 평가 측면에서 두산밥캣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캐터필러, 존디어 등 동종업체를 크게 밑돌고 있다"며 "이사회가 회사의 핵심 자회사의 경영권 지분을 거래하면서 저평가 가능성이 높은 상태의 주가로 두산밥캣의 주당가치를 산정한바, 이러한 주당가치가 두산밥캣의 기업가치를 적절히 반영하고 있다고 합리적으로 판단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미국 최대 연기금인 캘리포니아공무원연금CalPERS을 비롯해 캐나다공적연금CPPIB, 브리티시 컬럼비아 투자공사, 모건스탠리 산하 캘버트 리서치앤드매니지먼트, 뉴욕시 5개 연금 등 해외 연기금도 반대 의견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행동주의 펀드 얼라인파트너스는 주주서한을 보내 분할합병안을 철회하고 두산밥캣을 공개경쟁입찰 방식으로 매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두산그룹은 박상현 두산에너빌리티 대표이사 명의의 주주서한을 보내는 등 주주들을 설득하고 있다. 박 대표는 “두산밥캣이 어느 계열사의 자회사가 되느냐의 차이일 뿐 수치상 변화가 없고 지배력도 동일하다”며 “오히려 ㈜두산의 두산로보틱스 의결권은 기존 68%에서 57%로 희석되며 배당 등으로 얻을 이득도 없다”고 설명했다.
두산밥캣을 떼어낸 두산에너빌리티는 캐시카우현금창출원로부터 받는 배당 수익이 사라지겠지만 두산밥캣의 차입금 7200억 원을 넘겨 1조 원가량의 투자 여력을 확보할 수 있다. 두산로보틱스는 두산밥캣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미국·유럽 등 선진 시장과의 접점을 넓히고, 두산밥캣은 두산로보틱스의 인공지능AI, 로봇 역량 등을 활용해 시너지를 창출하겠다는 계획이다.
두산에너빌리티는 6일 증권사 애널리스트 대상 콘퍼런스콜을 열고 박 대표의 주주서한에 대한 설명과 질의응답을 진행하는 등 막판 주주 설득에 돌입했다.
[이투데이/김민서 기자 viajeporlune@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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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두산에너빌리티와 두산로보틱스는 12일 오전 9시 각각 임시 주총을 열고 분할합병 안건을 결의한다. 두산에너빌리티에서 두산밥캣을 인적분할해 두산로보틱스와 합병하는 내용이다.
분할합병안이 임시 주총에서 통과되면 두산그룹이 7월 지배구조 개편 계획을 발표한 지 약 5개월 만에, 증권신고서를 7번이나 정정한 끝에 9부 능선을 넘게 된다.
다만 결과를 예측하긴 어렵다. 분할합병은 주총 특별결의 사안으로, 전체 주주 3분의 1 이상이 참석하고 출석 주주의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일단 두산로보틱스 주총에선 합병안이 통과할 가능성이 크다. 그룹 지주사인 두산이 68.2%3분기 말 기준의 지분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두산에너빌리티의 경우 두산과 특수관계인의 지분이 30.67%에 불과해 국민연금6.85%을 비롯한 연기금과 외국인·소액주주의 표심이 관건이다.
국민연금 수탁자책임위원회는 9일 회의를 열어 두산에너빌리티 합병 관련 의결권 행사 방향을 결정할 예정이다. 다만 두산의 지배구조 개편에 대해 금융당국이 수차례 제동을 걸었고, 앞서 SK이노베이션과 SK Eamp;S 합병안에 반대표를 행사한 만큼 어떤 선택을 내릴지 주목된다.
기관투자자들의 표심을 가늠할 수 있는 국내외 의결권 자문사들도 찬반 입장이 팽팽하게 엇갈리고 있다. 글로벌 양대 의결권 자문사 중 하나인 글래스루이스는 이번 지배구조 개편으로 두산에너빌리티가 대형 원전과 소형모듈원전SMR, 가스터빈 등 핵심 에너지 사업에 더욱 집중하게 될 것이라며 찬성을 권고했다.
국내 의결권 자문사인 한국ESG기준원과 한국ESG연구소도 두산의 손을 들어줬다. 이번 분할합병이 장기적으로 기업가치를 높일 수 있고, 시장에서 제기되는 주주가치 훼손 우려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반면 또 다른 양대 의결권 자문사 ISS는 이번 분할합병이 지배주주의 이익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지적하며 반대를 권고했다. 두산에너빌리티와 두산로보틱스 간 자본거래에 지배주주와 일반주주의 이해상충 문제가 담겼다는 게 그 이유다.
국내 의결권 자문사 서스틴베스트 역시 두산에너빌리티의 두산밥캣 지분을 두산로보틱스로 이전하는 분할합병에 반대할 것을 권고했다.
서스틴베스트는 "상대적 평가 측면에서 두산밥캣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캐터필러, 존디어 등 동종업체를 크게 밑돌고 있다"며 "이사회가 회사의 핵심 자회사의 경영권 지분을 거래하면서 저평가 가능성이 높은 상태의 주가로 두산밥캣의 주당가치를 산정한바, 이러한 주당가치가 두산밥캣의 기업가치를 적절히 반영하고 있다고 합리적으로 판단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미국 최대 연기금인 캘리포니아공무원연금CalPERS을 비롯해 캐나다공적연금CPPIB, 브리티시 컬럼비아 투자공사, 모건스탠리 산하 캘버트 리서치앤드매니지먼트, 뉴욕시 5개 연금 등 해외 연기금도 반대 의견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행동주의 펀드 얼라인파트너스는 주주서한을 보내 분할합병안을 철회하고 두산밥캣을 공개경쟁입찰 방식으로 매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두산그룹은 박상현 두산에너빌리티 대표이사 명의의 주주서한을 보내는 등 주주들을 설득하고 있다. 박 대표는 “두산밥캣이 어느 계열사의 자회사가 되느냐의 차이일 뿐 수치상 변화가 없고 지배력도 동일하다”며 “오히려 ㈜두산의 두산로보틱스 의결권은 기존 68%에서 57%로 희석되며 배당 등으로 얻을 이득도 없다”고 설명했다.
두산밥캣을 떼어낸 두산에너빌리티는 캐시카우현금창출원로부터 받는 배당 수익이 사라지겠지만 두산밥캣의 차입금 7200억 원을 넘겨 1조 원가량의 투자 여력을 확보할 수 있다. 두산로보틱스는 두산밥캣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미국·유럽 등 선진 시장과의 접점을 넓히고, 두산밥캣은 두산로보틱스의 인공지능AI, 로봇 역량 등을 활용해 시너지를 창출하겠다는 계획이다.
두산에너빌리티는 6일 증권사 애널리스트 대상 콘퍼런스콜을 열고 박 대표의 주주서한에 대한 설명과 질의응답을 진행하는 등 막판 주주 설득에 돌입했다.
[이투데이/김민서 기자 viajeporlune@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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