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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 만들었을 뿐인데…무심코 한 서명에 20% 이자 폭탄 뒤통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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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5회 작성일 24-12-07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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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이 카드사에 공격적인 리볼빙 영업을 자제하라고 지도한 지 1년이 지났으나 현장에서는 여전히 불완전판매가 횡행한다.사진은 기사내용과 무관/사진=뉴시스

#. 예비신랑인 30대 A씨는 최근 백화점에서 카드모집인을 통해 신용카드를 개설했다가 자신도 모르는 새 리볼빙일부결제금액 이월약정 서비스에 가입한 걸 뒤늦게 발견했다. 가입 당시 모집인은 리볼빙 설명 없이 "동그라미 친 곳에 서명하면 된다"고 안내했다. 아무런 의심 없이 모집인이 가리킨 곳에 서명한 A씨는 며칠 뒤 모집인에게 전화를 걸어 리볼빙 가입을 취소해달라고 요청했지만 돌아온 건 "돈이 나가는 게 아니니 안심하라"는 대답이었다.

금융당국이 카드사에 공격적인 리볼빙 영업을 자제하라고 지도한 지 1년이 지났으나 현장에서는 여전히 불완전판매가 횡행한다. 리볼빙은 평균 연금리가 17%를 넘는 고위험 상품인데도 이를 알리지 않고 가입을 권유하는 식이다.



"리볼빙 가입하고 그냥 쓰세요"…금융당국 가이드라인 위반 빈번


7일 머니투데이 취재를 종합하면 카드영업 현장에서 리볼빙 불완전판매가 드물지 않게 발생하고 있다. 지난달 신용카드를 개설한 B씨도 카드사로부터 리볼빙 권유 전화를 받았다. 카드사 상담원은 B씨에게 "최소결제비율약정결제비율을 20%로 등록해놓고 카드를 그냥 사용하면 된다"며 "특별히 신경 써야 할 게 없는 서비스"라고 했다.


상담원의 설명과 달리 리볼빙의 최소결제비율을 20%로 설정하는 건 위험성이 높은 행위다. 리볼빙은 카드대금을 일정 비율만 내고 나머지 금액을 다음달로 이월할 수 있는 서비스다. 일정 비율을 얼마로 할지는 10%부터 100%까지 고객이 정할 수 있는데 이 비율이 낮을수록 다음달로 이월되는 금액이 커지고 나중에 갚아야 할 금액도 불어난다. 최소결제비율을 20%로 정해놓으면 카드값의 20%만 결제되고 80%는 다음달로 넘어가는 식이다.

다음달로 미룬 결제금액엔 이자가 붙는다. 특히 법정 최고금리20%에 육박할 정도로 금리가 높아 잘못 사용했다간 빚이 눈덩이처럼 커질 우려도 있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9개 카드사가 고객에게 적용한 리볼빙 금리는 평균 15.7~18.39%다. 리볼빙 주 이용군인 신용점수 700점 이하 고객에게는 17.25~19.43%로 더 높은 금리가 적용됐다.

고위험 상품인 만큼 리볼빙을 권유할 땐 설명의무를 다해야 한다. 금융소비자보호에관한법률 감독규정에는 신용카드를 가입할 때 카드사가 리볼빙의 위험성을 예시와 함께 설명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앞서 2022년에도 금융당국은 불완전판매 민원이 이어지자 가이드라인을 통해 리볼빙 설명의무를 한차례 더 강화했다. 강화된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카드모집인은 리볼빙을 권유할 때 고객에게 주요 내용이 담긴 설명서를 제공한 후 주요 내용을 직접 설명해야 한다.

설명서에는 △리볼빙이 신용카드 신규 발급에 필요한 필수조건이 아니라는 점 △리볼빙을 이용하면 신용점수가 하락할 수 있다는 점 △리볼빙을 이용하면 갚아야 하는 결제대금이 계속 늘어날 수 있다는 점이 포함된다. TM텔레마케팅을 통한 권유 시에도 주요 내용을 설명하고 고객이 이해했는지 확인하는 절차를 거치게 돼 있다.

금융당국은 불과 1년 전에도 카드사에 공격적인 리볼빙 영업을 자제하라고 지도했다. 카드사가 앱애플리케이션에서 결제금액이 부담될 때 최소결제를 이용해보세요 미납 없이 결제 등 고객이 혼동할 수 있는 문구를 사용해 리볼빙을 광고했기 때문이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월 2회 카드모집인 교육, 방문교육, 미스터리 쇼핑 등을 통해 정도영업과 완전판매에 힘쓰고 있다"며 "앞으로 불완전판매 방지를 위해 더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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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예림 기자 yellowyeri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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