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암 못 하는 건 정부 탓"…촛불 든 의사들, 의료 사망 선고 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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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정심교 기자]
30일 오후 9시 서울 중구 세종대로에 위치한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임현택 의협 회장이 이같이 언급하며 정부를 비난했다. 이날 대한의사협회의협가 대한민국 정부 한국의료 사망 선고 촛불 집회란 행사명과 함께 전국 곳곳에서 연 집회에선 의협 추산 기준, 서울·경기·인천 2000명을 비롯한 전국 7개 권역 총 1만여 명이 정부의 의대증원책에 반발해 거리로 나왔다. 이날 2025학년도 대입 시행계획이 확정·발표되면서 정부가 추진해온 의대 증원책이 현실화하게 됐다. 이날 임현택 의협 회장은 개회사에서 "출석 점호부터 하겠다"며 "의료제도가 망가져 환자 살리는 자긍심과 미래에 대한 희망을 잃고, 100일 넘게 분노하며, 힘든 세월을 보낸 전공의 여러분들 오셨는가?"라고 외쳤다. 그는 의대생들을 향해서는 잘못된 의대 교육을 받아 돌팔이가 될 수는 없다고 힘든 휴학의 길을 선택했다고, 의대 교수들을 향해서는 전공의들 사직한 자리, 죽을 고생을 하며 오늘도 환자를 살리기 위해 노력한다고 치하했다.
그는 정부를 향해서는 나치시대 게슈타포나 했던 짓을 한다고 주장했다. 그 이유로 임 회장은 "정부는 14만 의료 전문가 단체의 대표인 나를 잡범 취급하며 고발했고, 경찰은 온갖 창피를 주며 없는 죄도 만들어 내고 있다"며 "사직한 전공의들을 파렴치한 범죄자 취급하며 처벌 위협을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집단 사직한 전공의, 집단 휴학한 의대생을 이어 이제는 선배들이 나서야 할 때라고 그는 강조했다. 임 회장은 폐회사를 통해 "6월부터 본격적으로 의료 농단에 대한 큰 싸움을 시작한다. 교수님들께서도 기꺼이 동의해 주셨다"며 "전공의·학생·교수님들뿐만 아니라 개원의·봉직의 선생님들까지 본격적으로 이 큰 싸움에 나서 주시기를 바란다"고 호소했다. 다음 달 대정부 강경 투쟁을 예고한 것이다. 이날 서울 촛불 집회에 참석한 서울특별시의사회 황규석 회장은 "대한민국 의료에 대한 사망 선고하기 위해 이 자리에 모였다"면서도 "하지만 사망 선고를 내리고 싶지는 않다. 다시 살릴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언급했다.
이날 서울 집회 참석자들은 덕수궁 대한문 입구부터 시청역 3번 출구까지 약 150m 거리를 꽉 채웠다. 이들은 촛불과 종이컵, 모형 LED 촛불, 스마트폰 조명 등 저마다의 방식으로 불을 밝히며 정부의 의대증원책에 저항했다. 이날 초등학생 아들과 손잡고 촛불을 든 40대 여성 A씨는 기자에게 "내과 의사의 삶을 걸어왔지만, 정부의 의대증원책에 희망을 잃었다"며 "내과 의사를 그만두고 다른 일을 하려고 알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2월 사직서를 내고 병원을 떠났다는 전공의1년 차 남성 B씨는 기자에게 "병원을 떠난 후 별도의 아르바이트나 구직 활동은 하지 않고 있다"면서도 "정부가 의대 증원책을 의사들과 원점에서 재논의하지 않는 이상, 병원에 돌아갈 생각이 전혀 없다"고 못 박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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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심교 기자 simky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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