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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눈치 볼 처지 아니다…식품·외식업계 줄줄이 가격 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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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111회 작성일 24-06-02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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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들어 장바구니 물가 시름이 더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정부의 물가안정 동참 요청에 호응해 가격 조정을 미루거나 철회해온 식품·외식 업체들이 잇따라 인상안을 실행에 옮기면서다.

2일 식품 업계에 따르면 롯데웰푸드는 전날 가나초콜릿·빼빼로 등 17개 제품값을 평균 12% 올렸다. 가나초콜릿은 1200→1400원, 빼빼로 1700→1800원, ABC초콜릿 4780→5280원으로 가격표를 바꿔 달았다. 롯데웰푸드는 애초 초콜릿 원료인 코코아 가격 급등으로 지난달 1일 가격을 인상할 계획이었지만 정부의 가격 인상 자제 요청에 시기를 늦췄다.


2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 탄산음료가 진열되어 있다. 뉴스1

2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 탄산음료가 진열되어 있다. 뉴스1


롯데칠성음료도 이날 칠성사이다와 펩시콜라 등 6개 제품 출고가를 평균 6.9% 인상했다. 칠성사이다250mL와 펩시콜라250mL는 각각 1700원, 1600원으로 100원씩 올랐다. 회사는 원재료 비용, 인건비·물류비 상승에 유가 리스크 확대와 원화가치 하락환율 상승이 더해져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조미김 시장 1위인 동원Famp;B도 평균 15% 가격을 인상했다. 샘표식품은 이달 중순 간장 제품 가격을 평균 7.8% 올릴 예정이다.

외식 물가도 들썩이고 있다. BBQ는 지난해 10월부터 ‘100% 올리브유’를 ‘절반 올리브유’로 교체하는 등의 방법으로 가격 조정을 미뤄왔지만 지난달 21일 평균 6.3% 가격 인상을 공지했다. 하지만 인상 시기를 두 차례 연기하기도 했다. 애초 지난달 23일로 예고한 가격 인상은 이달 4일 이뤄질 예정이다. BBQ 관계자는 “두 번이나 늦췄지만 이달에는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했다. 빵집 브랜드 뚜레쥬르를 운영하는 CJ푸드빌은 계절상품인 ‘국산 팥 듬뿍 인절미 빙수’와 ‘애플망고빙수’를 선보이면서 지난해보다 각각 6.7%, 3.1% 값을 올렸다.

이 같은 식음료·외식 가격의 ‘도미노 인상’을 두고 정부와 기업, 소비자단체 간 줄다리기가 계속될 전망이다. 앞서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닭고기 시세가 지난해보다 하락했는데 기타 원·부재료 가격 상승을 이유로 치킨 가격을 올리는 것은 업체의 이익만 극대화하려는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지난달 30일부터 오는 5일까지 열리는 롯데마트의 할인 행사 롯데레드페스티벌을 찾은 소비자들이 마리당 1만~2만원대에 판매 중인 랍스터를 고르고 있다. 사진 롯데마트

지난달 30일부터 오는 5일까지 열리는 롯데마트의 할인 행사


한편 가공식품·외식 물가 상승률이 7분기째 소득 증가율을 웃돌면서 유통가는 식품비를 아끼려는 알뜰족을 겨냥한 할인 행사에 공을 들이고 있다. 창고형 할인점 트레이더스는 이달 3~30일 매주 10개 신선·가공식품을 최대 1만원 깎아주는 ‘트레이더스 푸드 페스티벌’을 연다. SSG닷컴쓱닷컴은 오는 9일까지 식품 전문관 ‘미식관’에서 쓸 수 있는 15% 할인 쿠폰을 매일 선착순 발급한다.

편의점 세븐일레븐은 이달 내내 덴마크 맥주 ‘프라가 프레시’ 4캔을 4000원에 판매한다. 롯데마트가 호주 청정우 척아이롤100g을 990원, 캐나다 직수입 랍스터중·대 한 마리를 1만2000~2만4000원대에 판매하는 행사 시작일인 지난달 30일에는 오픈 시간 전부터 소비자들이 몰려 길게 줄이 늘어서기도 했다.

최은경 기자 choi.eunk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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