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주식 괜찮나요?"…증권사 전화통 불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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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국내 주식 상황 괜찮은 건가요? 지금이라도 포트폴리오 조정을 해야 하는 게 아닌 가 싶은데 향후 전망은 어떻게 보고 계신가요?"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령 사태가 탄핵 정국으로 번지며 국내 증시 상황에 불안감을 느낀 고객들의 문의로 증권사 영업점 전화통에 불이 나고 있다.
국내 증시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예상치 못한 정치적 리스크까지 더해지며 투자자들의 국내 증시 이탈 수요는 한층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비상계엄령이 해제된 4일에 이어 5일까지 증권사 영업점에는 국내 주식을 투자하는 고객들의 문의전화가 이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4일과 5일 코스피는 각각 -1.44%, -0.9% 하락하며 우려만큼 큰 급락은 없었으나 이틀간 외국인 투자자들은 국내 증시에서 7600억원을 순매도했다.
실제 투자자들의 문의 역시 당장 주식을 매도하기 보다는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초점이 맞춰졌다.
그간 손실이 있어도 저평가 구간이라는 인식 하에 국내 주식 비중을 유지하고 있던 투자자들도 추가적인 리스크 발생에 불안감을 보이며 이탈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게 현업 PB들의 공통적인 전언이다.
경기도에 위치한 한 증권사 프라이빗뱅커PB는 "오전부터 하루 종일 고객들의 전화를 받았다"며 "정말 국내 증시 괜찮을까 하는 문의부터 시작해 일부라도 포트폴리오를 옮겨야 하지 않겠냐는 문의까지 정말 많은 전화를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그 동안 국내 주식으로 인한 손실로 해외 주식으로의 포트폴리오 변경을 고민하던 고객들이 이번 일로 정말 옮겨야겠다고 하시는 분들이 많다"며 "저희도 기회비용을 따져 봤을 때 일부 변경을 추천드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증권가에서는 정치적 이슈가 국내 기업과 주가에 미치는 직접적인 영향이 크다고 볼 수는 없으나 불안정한 국내 정세로 인해 환율이 올라 외국인 수급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지적한다.
실제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은 이날 오전 11시 16분 기준 전날보다 7.2원 오른 1422.3원에 거래되고 있다.
서울의 한 증권사 PB는 "어제 오늘 정치 이슈로 환율이 오르며 오히려 해외주식을 투자한 고객들은 환차익 효과까지 얻고 있지만 이렇게 되면 국내에 외국인 수급은 당연히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외국인 수급이 들어오기 위해서는 환율 안정이 가장 우선 되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일단 정치 리스크가 일단락되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이번 사태에도 투자자들의민감도는 다소 엇갈렸다. 고령의 투자자 보다는 젊은 층이, 고액 투자자 보다는 중산층이 한층 민감하게 반응했다.
한 증권사 PB는 "문의를 많이 주신 분들은 주로 젊은 고객 분들로 고액자산가 보다는 중산층 분들이 좀 더 민감하게 반응하고 계신다"며 "사실 고령의 고객 분들은 앞서 IMF나 금융위기도 겪으셨던 분들이라 이번 사태도 무덤덤하게 보고 계시지만 젊은 고객 분들은 많이 놀라신 분위기"라고 전했다.
이어 "고액 자산가 분들은 일단 크게 변동성 있는 주식에 투자하고 있지 않고 어떤 이슈가 발생했을 때 일희일비하는 편은 아니다"라고 귀띔했다.
강남에 위치한 증권사 PB는 "이 지역 투자자 분들은 해외주식 보유량이 많다보니 사실상 국내 이슈에 크게 반응하지 않는 편이기도 하지만 이번 일로 국내 보유비중을 더 줄이려는 분위기를 보이고 있긴 하다"며 "사실 이번일이 있기 전부터 해외 비중을 확대하는 문의는 꾸준히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계엄령 사태로 인해 연초 랠리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전망도 나온다. 결국 연초 랠리를 기대하려면 의미 있는 외국인 수급이 들어와야 하는데 정치적 리스크를 안고 있는 상황에서 이를 기대하긴 어렵다는 게 현업 PB들의 중론이다.
한 PB는 "우스갯소리로 계엄령 선포 이후 동남아에서 우리나라 환전을 안 받는다는 소리까지 나오는 것은 그만큼 외국인들이 우리나라의 환율 변동성을 위험하게 생각한다는 소리"라며 "외국인들의 국내 수급이 정상화 되려면 탄핵 정국이 마무리되고 새로운 정권이 들어서든가 일련의 모든 것들이 마무리 되어야 되는 만큼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결국 기회비용을 따져서 고객에게 투자를 권해야 하는 입장에서 국내 주식이 저평가된 것은 맞지만 외국인 수급이 정상화되기 전까지는 전망이 좋은 미국 주식 등으로 일부라도 포트폴리오를 이동하는 게 맞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해 말 기준 개인투자자의 국내 주식 보유액은 755조원으로 아직까지 국내주식 투자액은 해외 투자액 대비 월등히 높은 상황이지만 올해 지속적으로 주식거래액은 감소세를 보이고 있는 반면 해외 투자 보유액은 빠르게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들어 국내 투자자들의 해외주식 보유량은 지난 4일 기준 총 1189억5813만 달러168조6588억원로 지난해 연말 보유액 768억5011만 달러109조4115억원 대비 54.8%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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