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수수하지만 웅장…벤츠 대형 SUV GLS > 경제기사 | economics

메르세데스-벤츠의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Sports Utility Vehicle GLS는 고급스러움과 강인함을 추구하면서 탁월한 주행 성능과 넉넉한 실내 공간으로 실용성을 강조한 모델로 꼽힌다.

지난 1일 벤츠 GLS를 시승했다. 이 차는 2023년 11월 국내에서 출시된 GLS 3세대 부분변경 모델이다. 현재 GLS는 GLS 450 4MATIC, GLS 450 d 4MATIC, GLS 580 4MATIC 등 총 3종의 라인업으로 구성돼 있는데, 시승한 차는 가솔린 모델인 GLS 580 4MATIC이었다.

GLS의 첫 느낌은 생각보다 수수한 편이었다. GLS는 차체의 크기를 빗대 ‘SUV의 S클래스’로 불리기도 하지만, 외관은 고급 대형 세단인 S클래스의 화려함과는 다소 거리가 있어 보였다.


그러나 웅장한 느낌은 한껏 강조됐다. 이 차는 기존 3세대 GLS에 비해 라디에이터 그릴이 커졌고, 중앙부에 큼직한 벤츠의 삼각별 엠블럼이 배치됐다. 반대로 후면부의 리어 램프는 날렵한 이미지가 부각됐다.

고급차의 대명사인 벤츠의 SUV답게 가속력과 주행 성능에는 별다른 의문부호가 붙지 않았다. GLS 580 4MATIC은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결합된 V형 8기통 가솔린 엔진M177이 탑재돼 최고 출력 557마력, 최대 토크 78.5 kgf·m의 성능을 갖췄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에 이르는데 걸리는 시간은 4.9초에 불과하다.

도심을 벗어나 고속도로에 진입해 가속페달에 힘을 주자, GLS는 자연스럽게 속도를 붙이며 치고 나갔다. 곡선주로에서 여러 차례 방향을 바꾸며 속도를 높여도 아무런 긴장감 없이 차체의 움직임을 제어하며 안정감을 유지했다.

GLS에는 2세대 인포테인먼트infotainment·정보를 뜻하는 ‘information’과 오락을 의미하는 ‘entertainment’의 합성어 시스템 ‘MBUX‘가 적용됐다. 뒷 좌석에도 2개의 11.6인치 고화질 터치스크린과 7인치 탈착식 MBUX 태블릿이 붙어 있어 동승자들이 이용할 수 있다.

뒷 좌석의 2열 시트는 무선으로 휴대전화를 충전할 수 있는 넓은 팔걸이와 센터 콘솔 등이 배치됐다. 보통 SUV는 운전석을 비롯한 앞 좌석에 편의 사양이 집중돼 있고, 고급 세단은 뒷 좌석의 편의성에 신경을 쓰는 경우가 많다. GLS는 1, 2열에 고르게 각종 편의 사양을 배치했다.

공간 활용성도 높았다. 마이바흐 GLS의 경우 적재 공간이 상대적으로 작고, 뒷 좌석을 접는 기능도 제공되지 않는다. 반면 GLS는 3열은 물론 2열 시트까지 접을 수 있어 적재량을 크게 늘릴 수 있다.

다만 세부적인 면에서는 다소 아쉬운 모습도 보였다. 주행을 하면서 내비게이션에 여러 장소를 입력하니 시스템이 먹통이 됐다. 내비게이션이 갑작스럽게 오류가 나면서 장소 검색 창에 손을 대지 않았는데, 제멋대로 문자가 입력이 됐다. 오류는 정차 후 다시 시동을 켠 후에야 해결이 됐다.

GLS 580 4MATIC의 기본 가격은 1억8010만원이다. 세부 옵션을 추가할 경우 가격은 2억원을 넘어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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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상훈 기자 caesar8199@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