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넘게 눈물의 할인 이어가는 홈플러스…현금확보에 안간힘 > 경제기사 | economics

서울의 한 홈플러스 매장 앞으로 시민이 이동하고 있다. /사진=뉴스1

기업회생 절차를 밟고 있는 홈플러스가 오프라인 매장뿐만 아니라 온라인에서도 대규모 할인행사를 이어간다. 이를 두고 유통업계 안팎에선 홈플러스가 당초 법원에 기업회생을 신청하면서 예상했던 자금 확보 계획이 틀어지면서 현금이 부족해진데 따른 불가피한 선택이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홈플러스는 오는 3일부터 16일까지 홈플런 온라인 슈퍼세일을 진행하고 신선식품 등 주요 먹거리와 생필품을 최대 반값에 판매한다고 1일 밝혔다. 이미 지난 2월 28일부터 이달 2일까지 연중 최대 규모의 오프라인 할인행사인 홈플런을 한 달 넘게 끌어오고 있는 상황이다.

회생절차 개시 뒤 자금 융통이 어려워진 홈플러스는 현재 영업을 통해 들어오는 현금으로 상거래 채권 대금을 충당하고 있다. 홈플러스측은 "홈플런 기간인 지난 2월 8일부터 3월12일까지 온라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약 12% 증가했다"며 "마트 직송의 경우 신규 고객이 16% 늘고, 객단가도 10% 늘어났다"고 강조했다. 홈플러스는 전날3월31일 입점주 보증금 반환액인 42억원을 포함해 상거래 채권 940억원을 지급했다. 회생절차를 밟은 후 상거래 채권 누적 지급액은 6893억원이다.


유통업계에선 홈플러스의 릴레이 할인 행사와 관련해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홈플러스가 앞서 마련했던 자금 확보 계획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매출을 끌어올려 유동성 확보에 나선 것으로 보는 분위기다.

홈플러스의 이런 움직임은 경쟁사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롯데마트와 이마트도 소비자들의 발길을 붙잡기 위해 초대형 할인 행사를 진행 중이다. 롯데마트는 식품과 생필품을 중심으로 땡큐절을 선보였고, 이마트 역시 극한 할인가를 내세워 초저가 경쟁에 동참했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대형마트의 할인 행사는 연중 상시 진행되는 것이기 때문에 한 달 넘게 이어지는 행사 자체를 특별한 상황으로 해석하긴 어렵다"면서도 "다만 홈플러스의 경우 고객 이탈이 발생하거나 매출 감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어 충성 고객을 유지하기 위한 차원에서 대규모 할인 행사를 꾸준히 진행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또다른 관계자도 "홈플러스뿐만 아니라 롯데마트와 이마트 모두 초저가 경쟁에 대해 본업 경쟁력으로 인식하면서 당연한 흐름으로 보고 있다"고 전제한 뒤 "하지만 홈플러스는 임금 체불이나 협력업체의 수익 지연과 같은 문제들이 발생할 수 있단 점이 심각한 부분"이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하수민 기자 breathe_i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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